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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가 밀어 낸 CO₂···"온실가스 주범 오명 벗는다"

기체분리 멤브레인 전문기업 '에어레인'···CO₂고투과 분리막 개발
KCRC와 파일럿 플랜트 설치·실증 진행···0.5MW급 포집 플랜트 실증 예정 
하 대표 뒤로 보이는 것이 이산화탄소 포집용 하이플럭스 고분자 중공사. 멤브레인 구성에 중요한 소재로 빨대처럼 속이 빈 섬유다. 에어레인은 이 중공사를 활용해 멤브레인을 제작, 연소 배가스로부터 특정 기체만 분리해 낸다. <사진=박은희 기자>하 대표 뒤로 보이는 것이 이산화탄소 포집용 하이플럭스 고분자 중공사. 멤브레인 구성에 중요한 소재로 빨대처럼 속이 빈 섬유다. 에어레인은 이 중공사를 활용해 멤브레인을 제작, 연소 배가스로부터 특정 기체만 분리해 낸다. <사진=박은희 기자>

밀집처럼 속이 빈 섬유로 만들어진 분리막에 온실가스를 투입하면 확산 속도가 빠른 기체는 분리막을 통과하고 느린 기체는 빠져나오지 못한다. 분리막에서 나온 기체만을 모아 분리한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불리는 이산화탄소(CO₂)를 분리막(멤브레인)을 이용해 포집하는 방법이다. 가스의 막 투과속도 차이를 이용해 혼합가스에서 CO₂만을 분리해 농축하는 것이다.  

충북 오창에 위치한 기체분리 멤브레인 전문기업인 에어레인(대표 하성용)의 독자적인 기술이다. 한양대 국가지정 분리막 연구실에서 창업해 기체분리 멤브레인 전문기업으로 성장한 에어레인은 세계적으로 아직 정착되지 않은 기체분리막을 제조해 세계 시장을 노리는 강소기업이다.  

"과거에는 멤브레인 안에 악마가 있어서 맘에 드는 기체만 건너편으로 넘겨준다고 설명을 했습니다.(웃음) 사실은 용해 확산에 의한 분리법을 이용한 것인데요. 토끼처럼 확산 속도가 빠른 CO₂는 멤브레인을 빠져나가고 거북이처럼 느린 질소는 빠져 나가지 못합니다. 멤브레인을  나온 CO₂는 혼합가스 때 보다 농도가 진해져 압축하기가 쉬워지는 거죠."

◆ 고투과 선택성 멤브레인 독자 개발···"파일럿 플랜트 CO₂ 포집 실증 성공" 

지구의 온도를 높이는 6대 온실가스 중 하나인 이산화탄소(CO₂). 주요 온실가스 중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정도는 가장 낮다. 그럼에도 전 세계가 CO₂에 주목하는 이유는 뭘까?

CO₂는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양이 배출되고 있지만 다행한 방법으로 포집 및 활용이 가능하다. CO₂를 잘 모으면 지구가 뜨거워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에어레인에서 제작 중인 멤브레인 모습. <사진=에어레인 제공>에어레인에서 제작 중인 멤브레인 모습. <사진=에어레인 제공>

에어레인이 CO₂를 포집하는 방법은 필름 형태의 얇은 막을 사용하는 '멤브레인' 방식이다. 화력발전소와 같은 CO₂ 대량발생원에서 배출되는 CO₂를 모으는 방법은 '연소 후 포집', '연소 전 포집', '순산소 연소 포집' 등으로 나뉜다. 

이 중 연소 후 포집은 화력발전소 등 발생원에서 적용하기 가장 쉬운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포집 방법은 액체 흡수제를 사용하면 '습식', 고체 흡수제를 사용하면 '건식', 필림 형태의 막을 사용하면 '멤브레인' 방식으로 구분된다. 

특히 멤브레인은 다른 포집 방법에 비해 공정 규모가 작아 시설 부지 마련 등 경제성이 좋다. 또 화학물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기에 누출 우려가 없고 친환경적이어서 도심지, 산업단지 등에도 설치가 용이하다.    

에어레인은 폴리이미드(polyimide) 소재를 활용해 고투과의 멤브레인을 만들었다. 특정 기체만 분리하는 이 멤브레인은 화력발전소 연소 배가스로 부터 저렴한 비용(40 달러/톤CO₂)으로 CO₂를 포집할 수 있다. 더욱이 분리막에서 나온 CO₂ 투과도가 1000GPU로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며, CO₂ 순도가 8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한상훈 연구개발팀 차장은 "연소 배가스에는 비활성의 질소와 연료와 미반응 한 산소 그리고 이산화탄소가 나온다. 이산화탄소는 확산 속도가 빠른 반면 질소는 이산화탄소보다 40배 정도 느리다"며 "속도가 빠른 이산화탄소가 분리막을 빠져나온다. 온실가스만 잡고 나머지는 굴뚝으로 다시 내보낸다"고 말했다. 

에어레인은 독자 개발한 멤브레인의 성능을 최근 공식적으로 입증했다. 한국이산화탄소포집및처리연구개발센터(KCRC)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여정구 박사팀)과 함께 분리막 파일럿 플랜트(150N㎥/hr 급)를 설치하고 배가스의 포집 성능을 확인했다.  

하성용 대표는 "파일럿 플랜트 이산화탄소 포집 실증에서 순도 85%의 이산화탄소를 회수율 93%로 포집했다. 선진국에서 만든 멤브레인과 동등한 수준의 결과"라며 "2020년까지 KCRC의 지원을 받아 2000N㎥/hr(0.5MW급) 포집 플랜트로 규모를 키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 소재개발부터 실증까지 자체 기술 보유···"열리지 않은 시장 향해 간다" 

하 대표가 테스트용 멤브레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하 대표는 멤브레인 제작을 위한 소재개발부터 실증까지 독자 기술로 개발한 만큼 기술을 활용해 사업 영역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사진=박은희 기자>하 대표가 테스트용 멤브레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하 대표는 멤브레인 제작을 위한 소재개발부터 실증까지 독자 기술로 개발한 만큼 기술을 활용해 사업 영역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사진=박은희 기자>

"파리협정으로 온실가스를 줄여야 하는 목표치는 있는데 갈 길에 비해 속도가 너무 더딥니다. 유럽 등 선진국들은 각자의 계획에 따라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있습니다.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국제사회 망신이죠. 우리도 준비를 서둘러야 합니다."

하 대표가 이산화탄소 포집을 주장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지구온난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만료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신 기후체제인 '파리협정'에서 195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은 온실가스 감축에 동참키로 합의했다. 정부 역시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배출 전망치 대비 37%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이산화탄소를 분리하고 포집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발생한다. 포집에 필요한 발전비용이 늘어나면 전기료도 오를 수 있기에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그럼에도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포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하 대표는 이산화탄소 포집처럼 특정 기체만을 분리하는 기체분리막 시장에 대한 기대도 크다. 아직은 형성되지 않았지만 시장이 열리면 5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 대표는 "기체분리막은 현재 다른 용도로 이미 사업화되고 있다. 공기를 분리해서 농축된 질소나 산소를 공급하고 바이오가스의 정제를 통해 메탄을 회수해 LNG에 공합한다. 기체분리막 기술의 경제성, 상업성, 기술의 안정성은 이미 검증됐다"며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열린 시장을 그저 봐라만 봐야 하는 신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레인은 기체분리막 관련 특허, 논문은 물론 기술력 개발에 큰 힘을 쏟고 있다. '기체분리막 제조방법 및 이로부터 제조된 기체분리막', '기체분리용 이중층 중공사막 및 그 제조방법' 등 특허만 21개에 달한다. 소재부터 플랜트까지 자체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 

또 현재 파일럿 규모 시작품 제작 및 성능 평가 수준에 있는 기술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며, 대형 단위 모듈 양산을 위한 기술도 개발할 예정이다.  

한 차장은 "기술개발 단계를 총 9단계로 구분한다. 지금은 파일럿규모 시작품을 만들고 성능을 평가할 수 있는 6단계 정도다. 7~8단계로 올라가기 위한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며 "이산화탄소 포집을 많이 하기 위해서는 모듈의 크기도 키워야 한다. 상당히 어려운 기술이지만 빠른 시일 내 달성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사업 분야도 확대할 방침이다. CO₂가 많이 발생하는 시멘트 산업에도 멤브레인을 도입할 계획이다. 시멘트에서 나오는 CO₂ 배출량은 국내 배출량의 7%로 연간 4500만톤 이상을 차지한다. 여기에 시멘트에서 나오는 CO₂의 농도가 높아 경제성 높은 이산화탄소 포집도 가능하다.  

하 대표는 "시멘트 1톤을 만들면 이산화탄소 0.9톤이 나온다고 한다"며 "앞으로 시멘트를 증산하기 위해서는 카본 텍스를 내고 생산해야 하기에 이산화탄소 포집에 대한 관심이 높다. 멤브레인을 산업계에 활용해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확보에도 도움을 주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변화시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만드는 제품화도 도전해 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 대표와 한 차장이 대형 단위모듈 양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보다 많은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더 큰 사이즈의 모듈 개발이 필수적인 이유에서다. <사진=박은희 기자>하 대표와 한 차장이 대형 단위모듈 양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보다 많은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더 큰 사이즈의 모듈 개발이 필수적인 이유에서다. <사진=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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