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민 KIST 박사팀 "기존보다 수천 배 빠른 초고속 스핀 메모리 소자 응용 기대"

최경민 박사가 빛의 각운동량으로 자성체의 자화방향을 초고속 (피코초, ps)으로 조절하는 원리를 실험하고 있다.<사진=KIST 제공>
최경민 박사가 빛의 각운동량으로 자성체의 자화방향을 초고속 (피코초, ps)으로 조절하는 원리를 실험하고 있다.<사진=KIST 제공>
국내 연구진이 '빛'으로 기존보다 수천 배 빠른 스핀 메모리 개발가능성을 규명했다. 스핀 메모리는 반도체의 패러다임을 바꿀 차세대 반도체로 각광받는 분야로 초고속 메모리 구동 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원장 이병권)는 최경민 스핀융합연구단 박사가 편광(偏光)된 빛의 각운동량(회전 운동하는 물체의 운동량) 방향에 따라 금속 자성체의 자화(磁化) 방향이 움직이는 현상을 발견하고, 물리적 원리를 규명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외에도 최 박사팀은 빛을 통해 자성체의 자화 방향을 피코초(ps, 1조분의 1초)수준의 초고속으로 조절 가능한 것을 실험을 통해 제시했다. 자화는 물체가 자성을 지니는 성질을 말한다.

빛의 각운동량과 자성체 자화 사이의 상호 작용은 1845년 영국의 과학자 패러데이(Michael Faraday)가 발견한 현상이다. 빛이 자성체를 통과하면 각운동량이 변하는 것을 발견했고, 이 현상을 '패러데이 효과'라고 명명했다. 페러데이 효과는 자화의 방향을 빛으로 알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자기광학의 기초이자 현대 전자파 기술의 막을 열었다고 할 수 있다.
 
최경민 박사는 자화의 방향을 빛으로 읽는 페러데이 효과의 반대개념인 '역(逆)패러데이 효과'로 빛의 각운동량의 방향에 따라 금속 자성체의 자화 방향이 반대로 움직이는 것을 최초로 밝혔다.

연구팀은 "이러한 빛과 자성체 사이의 상호작용은 스핀 메모리의 새로운 동작원리를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스핀 메모리의 작동을 위한 자화 방향 조절에는 자기장 또는 전류의 공급이 필요했으며, 속도는 나노 초(ns, 10억분의 1초) 수준이었다. 이에 비해 연구진이 규명한 스핀 메모리의 동작원리는 빛을 사용하기 때문에 훨씬 빠른 피코 초(ps, 1조분의 1초) 수준의 속도로 조절 가능해 초고속 메모리 구동에 대한 응용 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경민 박사는 "자기장이나 전류가 아닌 새로운 방법에 의한 스핀 메모리 동작에 관한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하며 "이번 연구결과가 제시하는 빛과 자성체의 상호작용은 초고속 스핀메모리에 응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학 안드레 슐리프(Andre Schleife) 교수, 데이비드 케이힐(David Cahill) 교수 연구팀과 3년간의 공동연구를 통해 얻은 성과다. 연구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 18일자 온라인 게재되었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