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과학정책대화에서 '3대 과학기술 혁신정책' 발표
현장 연구자들 "원칙과 신의로 지속가능한 정책 실현해 달라"

안철수 대선 후보가 18일 오전 10시 KAIST KI빌딩 2층 메트릭스홀에서 과학기술인과 함께 과학기술정책 현안과 방향에 대해 이야기 했다. <사진=박은희 기자>
안철수 대선 후보가 18일 오전 10시 KAIST KI빌딩 2층 메트릭스홀에서 과학기술인과 함께 과학기술정책 현안과 방향에 대해 이야기 했다. <사진=박은희 기자>
"4차 산업혁명은 수많은 첨단기술이 융합해 일어나는 혁명으로 미래 예측이 불가능하다. 정부가 미리 계획을 세워서 가면 엉뚱한 방향으로 갈수도 있다. 차기정부에서는 정부주도가 아닌 민간과 과학계 주도로 결정하도록 하고 정부는 지원 역할을 할 것이다. 감사는 결과중심이 아닌 과정중심으로 해 창의적인 연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 과학기술 인력을 대폭 늘려 국가만 할 수 있는 연구에 집중하도록 하겠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주자가 대한민국과 과학기술계의 미래를 위해 차기정권에서 실현키로 약속한 과학기술정책이다. 그의 과학기술정책은 '정부주도가 아닌 민간 주도, 정부는 지원 역할'에 방점을 두고 있다.

과학계 주요기관과 단체, 이공계특성화 대학, 과학언론은 18일 오전 10시 KAIST KI빌딩 2층 메트릭스홀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주자와 현장 연구자, 대학교수들 간 과학기술정책의 현안과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대화 자리는 안 대선주자가 '과학기술혁명으로 여는 미래'를 주제로 한 정책발표와 사전질의, 현장질의에 대해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두빛 넥타이 차림으로 행사장에 들어선 안 대선주자는 현장의 연구자들과 인사를 나눈 후 "KAIST는 몸담았던 직장이라 감회가 새롭다"는 말로 서두를 열며 차기정권에서 실현할 과학기술정책에 대해 설명했다.

 안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매주 한 번씩 대통령과 전문가가 토론하고 결정하는 장면을 전 국민에게 보여 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박은희 기자>
안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매주 한 번씩 대통령과 전문가가 토론하고 결정하는 장면을 전 국민에게 보여 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박은희 기자>
안 대선주자는 "4차 산업혁명은 많은 첨단 기술이 동시에 발달하고 있어 예측이 어렵고 이들간 융합이 일어나는 결과로 미리 계획을 세울수 없다. 정부의 근본 철학부터 달라져야 한다"면서 ▲정부 주도 아닌 민간과 과학계 주도 ▲결과 위주 아닌 과정 중심의 감사제도 ▲과학기술인력의 대폭 확충 등 3가지 과학기술 정책을 소개했다.

그는 "그동안 AI가 나오니 인공지능에 지원하고 포켓몬이 뜨니 AR과 VR에 치중하는 정부의 단기적인 대응으로 연구분야는 참담했다"면서 "기초연구, 응용연구 모두 현장에서 연구할 분야를 세우고 선정하면 정부는 지원하는 역할을 하면된다"고 강조했다.

감사제도에 대해서는 과정 중심과 축적의 시간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그는 "결과 위주로 감사하면 연구자는 성공확률이 높은 것만 연구하게 된다. 새로운 것을 할 수 없다"면서 "이런 현실속에서 노벨상을 운운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정책이다. 과정중심의 감사로 실패해도 성실실패의 경우 책임을 묻지 않으면서 창의적 연구환경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안 대선주자는 축적의 시간이 중요함을 언급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그동안 추격형 연구를 하면서 과학기술을 따라잡았지만 지금은 새로운 것, 세상에 없는 연구결과를 통해 선도해 나가야 하는 시점"이라면서 "새로운 것은 오랜기간 시행착오와 경험이 축적된 상태에서만 나올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실패하면 불이익을 주고 기회를 주지 않아 축적될 수 없는 구조였다. 연구개발은 시행착오 경험이 축적됐을 때 개념 설계 역량이 생긴다는데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나라는 연구개발 예산 19조원이 투입되지만 부처마다 나눠지고 이기주의가 만연하면서 국가에서 필요에 따라 역동적으로 재분배되는 것을 막고 있다. 연구개발은 한 부서에서 관리하고 대처해야 국가의 미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과학기술 인력 대폭 확대에 대해서는 4만명 확충을 들었다. 미세먼지와 보건복지, 인문과학 등은 국가에서 해야하는 연구로 연구인력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 안 대선주자는 "우리는 IT 기술은 발달했는데 음성인식 기술은 경쟁력이 낮다. 이유는 한국어 연구가 부족해서다"라고 진단하며 "4차 산업에서는 과학기술과 인문학 지식이 역동적으로 축적돼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4만명의 연구인력 확충은 필수"라고 역설했다.

끝으로 안 대선주자는 "연구자들이 자율적으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면서 도전적인 연구에 나설 수 있도록 연구환경을 만들어 가겠다"면서 "현장의 과기인들도 적극 도전해서 제2의 과학기술입국,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안 대선주의 연구현장 방문과 정책발표에 대해 연구자들은 현장을 알고 고민한 만큼 진정성이 느껴진다며 공감을 표했다. 특히 과학자들의 질문에 거침없이 답변하는 안 대선주자의 모습에 연구현장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날 한 참석자는 과학기술인들이 논의 끝에 만들어 낸 정책제안서을 즉석에서 전달하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일부 연구자들은 정책의 실행 가능성에 무게를 두며 조언하기도 했다.

김명수 대덕클럽 회장은 "현재 대한민국은 남북문제 뿐만 아니라 지역갈등, 세대갈등으로 찢겨져 있고 정치는 존경받지 못하는 분야"라면서 "과학자에서 정치에 들어간 이유가 분명한 만큼 대한민국 국민들이 뭉쳐서 갈수 있는 지도자가 돼 달라"고 요청했다.

임용택 KAIST 교수는 "많은 이야기들 잘 들었다. 좋은 정책들이 원칙과 신의를 바탕으로 실행되며 지속가능하게 심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KAIST의 한 교수는 그동안 학회에서 논의를 통해 도출한 과기정책 제안서를 안 대선주자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17일 대전을 찾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는 중구 으능정이 거리에서 열린 유세에서 "대전을 4차 산업혁명 특별시로 조성하겠다"고 공약을 내걸며 선거운동을 펼쳤다.

한편, 이번 과학정책대화 공동주최 측은 안철수 대선주자 외에도 각 정당별 대선주자에게 연락을 취했으며 일정이 확정될 경우 정책대화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오는 25일 오후 2시 KAIST KI빌딩 1층 퓨전홀에서는 대선캠프 과학특보와의 과학정책 대화를 연다. 

안 후보는 '과학기술 혁명으로 여는 미래'를 주제로 한 정책발표와 사전질의, 현장질의에 대해 답했다. <사진=박은희 기자>
안 후보는 '과학기술 혁명으로 여는 미래'를 주제로 한 정책발표와 사전질의, 현장질의에 대해 답했다. <사진=박은희 기자>

안 후보는 "현장에서 연구원들이 연구 분야를 선정하면 정부가 뒤에서 지원해줘야 예측 불가한 4차산업혁명의 미래가 보인다"고 주장했다. <사진=박은희 기자>
안 후보는 "현장에서 연구원들이 연구 분야를 선정하면 정부가 뒤에서 지원해줘야 예측 불가한 4차산업혁명의 미래가 보인다"고 주장했다. <사진=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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