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Big History' 학습 모임 강연 개시
박문호 박사 초기 지구형성부터 암석 발생과정 등 소개

"화강암은 지구에만 존재합니다. 지구에 운석이 충돌해 바다 밑 굳어진 맨틀에 떨어집니다. 맨틀 성분과 물이 만나면 현무암이 만들어집니다. 현무암질 대지에 대양이 발생하고 이에 다시 운석이 떨어져 화강암으로 변하게 됩니다."

"1500도로 뜨거웠던 지구가 식기 시작하면서 온도가 650도로 낮춰졌습니다. 대기 중 물이 액체화되어 300도 이상의 뜨거운 빗물이 떨어져 지구에 대양이 생겼습니다. 바다 온도도 150도로 강한 산성인 염소가스로 구성되어 있었죠. 지구와 유사한 금성은 태양과 가까워 200기압의 물이 액체가 되지 못하고 기체로 남아 대양을 만들지 못하고 이산화탄소가 주성분이 되었습니다."

137억년 전 우주와 생명 진화 역사를 보며 현재 인류가 나아가야할 길을 모색하는 학습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ETRI(원장 이상훈)는 박문호 박사를 강연자로 'ETRI Big History' 학습 프로그램을 개최했다. 13일 오전 ETRI 제2연구동 '통' 교육장에서 열린 첫 강연은 암석학과 생물의 뿌리를 주제로 진행됐다.

박문호 박사는 초기 지구형성부터 암석 발생과정을 소개했다.
지구는 지각, 맨틀, 외핵, 내핵 등으로 구조를 갖고 있다. 최근 지구 기원에 대해 판구조론과 플룸(plume)구조론이 결합된 이론이 연구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1980년대 이후부터 연구가 시작된 플룸 구조론은 외핵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플룸으로 인해 하와이, 타히티 섬 등에 영향을 끼쳤다.

지구의 지질학적 구조 특성에 대해 설명한 박 박사는 이어 직접 고안한 도표를 기반으로 한 주기율표 학습법을 활용해 지구 진화과정과 암석 탄생 과정을 설명했다. 화학반응 공식을 활용해 칼륨장석, 사장석, 휘석, 감람석 등 암석에 대한 발생과정 소개가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지구과학, 화학 등 전 과학적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을 기반으로 한 강연이 자연현상을 보는 시각을 넓혀주는 계기가 됐다는 소감을 전했다.

한 연구원은 "과학 전체를 아우릴 수 있는 강연을 들으면서 과학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을 확장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다른 연구원은 "인문학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정량적인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 인상적"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박문호 박사는 "몽골, 서호주 등을 직접 탐사하며 인적이나 자동차 없이 구름, 강, 암석 등 자연현상만 있는 곳에 도달했다"면서 "38억년 전부터 22억년까지 지구 생명 탄생 이전의 역사가 숨겨져 있는 산맥, 평원 등을 보며 15년째 강연과 학습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강좌의 궁극적인 목표인 자연에서 발생하는 모든 현상을 양성자, 전자, 광자로 설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상훈 ETRI 원장은 "우주의 탄생과 인류 역사 흐름에 대해 철학적, 종교적이 아니라 과학적인 사실을 기반으로 이야기하고 교류하는 장을 마련했다"면서 "다른 출연연 연구자 등도 많이 참여해서 지식의 지평을 넓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ETRI Big History 학습 프로그램은 ETRI 제2연구동 '통' 교육장에서 격주 목요일마다 총 11강으로 구성되어 진행된다. 

지각 구조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박문호 박사.<사진=강민구 기자>
지각 구조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박문호 박사.<사진=강민구 기자>

칠판에 가득 적힌 각종 수식.<사진=강민구 기자>
칠판에 가득 적힌 각종 수식.<사진=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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