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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장미대선 과학기술 공약 '大해부'

거버넌스·연구환경·산업·인재양성 등 주요 정책분야 뭐가 다른가?
과기부 부활, 미래부 개편, 중소기업청 확대 개편 등에서 차이
25일 오후 2시 KAIST에서 대선캠프와의 과학정책 대화 예정
대선주자별 과기정책.<이미지= 남선 대덕넷 디자이너>대선주자별 과기정책.<이미지= 남선 대덕넷 디자이너>

'장미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며 대선주자들의 정책 행보도 숨가쁘다. 17일부터 본격 선거운동이 전개되면서 안갯속 혈투가 벌어질 예정이다.

대선주자들은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는 기조 아래 다양한 과학기술 공약을 속속 내놓고 있다. 과학기술에 기반한 4차산업혁명 대비, 과학기술계 부처 출범, 미래부 세종시 이전 등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약속을 제시하고 있다. 과학기술계 유권자의 표심 잡기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특히 정부 주도형 관료 중심의 과학기술 정책이 아닌 현장 중심의 정책을 수립하겠다고 강조한다.

짧은 대선 일정을 이유로 실제 연구현장을 찾는 대선주자는 거의 없는 상황이지만, 대신 작년 총선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한 과학계 국회의원들이 발빠르게 움직이며 과학기술계와의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출연연구기관, 이공계 연구중심대학 등에서 몇몇 과학계 인사들은 지지하는 대선캠프에 합류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연구현장에서는 어느 때보다 대선주자들의 공약을 꼼꼼하게 챙기는 분위기다. 과학기술계도 누적된 적폐로 얼룩지며 장기적인 로드맵을 그리지 못하고 있다는 위기감과 과학계를 위해 국가의 미래를 위해 제대로 된 리더를 뽑아야 할 때라는 공감대가 모아지고 있다.

각 대선주자들이 내세운 과학기술 정책 공약은 어떻게 다를까. 대선주자들의 과학기술분야 공약은 크게 거버넌스, 연구환경, 연구인력 양성, 산업지원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 거버넌스···새로운 컨트롤타워 수립, 미래부 세종시 이전 공통된 입장

차기 정부에서 미래창조과학부의 조직개편은 불가피해 보인다. 미래부는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아이콘으로 과학기술과 정보통신 정책 총괄과 창조경제 기반조성 등을 담당해 왔다.

대선주자들은 미래부를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부문으로 분리하거나 산업부 등 타부처와 합치는 등 다양한 조직개편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또 과학기술 분야 컨트롤타워 수립 필요성에 의견을 함께 한다. 특히 미래부의 세종시 이전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는 과학기술부를 부활시키고 ICT를 총괄하는 정보혁신부를 신설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국가 차원의 컨트롤타워 구축으로 과학기술정책을 총괄하고 초고속인터넷망 보급으로 4차 산업혁명의 기본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주자의 과기정책은 '국가주도 아닌 민간주도, 국가는 지원 역할' 기조를 내세운다. 이를 통해 부처별로 제각각인 국가연구개발 과제의 기획, 선정, 평가 업무를 일원화해 관료의 연구현장 간섭을 줄이겠다는 의지다.

안 대선주자 역시 미래부를 과학기술과 정보통신 등 기능별로 구분해 재개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덕특구를 찾아 언급한 "제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부처들이 한 곳에 모여 협업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등이 눈여겨 볼만하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주자는 국가발전을 이끈 견인차 역할을 해 온 과학기술발전을 위해 과학기술부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주자는 미래부와 산업통상자원부를 통합하거나 기능을 조정해 과학기술 정책의 컨트롤타워를 일원화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주자는 미래부 개편이 불가피하지만 거대 독임제 부처 설립은 적절치 않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 민간에 넘길 것은 과감히 넘기고 정부는 공적 영역에 집중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세종특별자치시에 대해서도 각 대선주자들은 주요 정부부처가 이전해야 한다는 공통된 입장이다.

문재인 대선주자와 심상정 대선주자는 국회 분원과 청와대 제2집무실이 세종시에 설치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안철수 대선주자는 이에 더 나아가 청와대와 국회가 이전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홍준표 대선주자는 선(先) 개헌 후 청와대를 제외한 국회, 행정부처의 세종시 이전을 제시했으며, 유승민 대선주자는 국회의 세종시 이전과 과학비즈니스벨트의 성공적인 안착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 연구환경···기타공공기관 제외와 평가방법 개선으로 연구자 중심 강조

연구환경 개선을 위해 대선주자자들이 내세운 정책은 출연연의 기타공공기관 제외와 예산권 확보, 정년 환원 등으로 압축된다.

현재 출연연은 기타공공기관으로 구분되면서 투입대비 결과 수치로 평가되고 있다. 무엇보다 기관도 경영 실적으로 평가되며 연구 자율성이 흔들린지 오래다.

문재인 대선주자는 국책연구기관 평가방법을 개선해 연구자 주도의 정책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연구비 배분 문제는 기초 연구비 확대, 청년·여성·지방 중심의 정책 마련 등을 해결책으로 꼽았다. 

ETRI에서 열렸던 현장 과학기술인 간담회에서 문 대선주자는 여성 과학기술계 진출 확대에 자신감을 나타낸 바 있다. 과거 정부에서 최초 여성법무부 장관, 여성 헌법재판관 등을 배출한 만큼 여성과기인의 지원 확대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청년 과학기술자 처우 개선도 약속했다. 연구실 사고 발생 위협 등에 대해 기본적인 4대보험을 적용 받지 못하고 있는 학생 연구원이 정상적인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다각도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연구 자율성 확보를 위한 예산 분권도 제시했다. 과기인들이 R&D 예산을 주도할 수 있을때 연구자 주도형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는 현장의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안철수 대선주자는 출연연과 대학, 기업에 자율적인 연구개발을 맡겨 국내 과학기술 경쟁력을 회복하고 '과학기술 셋업(Set up)'을 이루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안 대선주자는 국가연구개발 사업 체제 전면적 혁신, 부족한 보건, 복지, 환경 등 공공분야 과학인력 대폭 확충, 출연연 연구자 정년환원과 고경력 과기인 활용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특히 감사제도 혁신도 강조했다. 결과위주의 감사에서 과정 위주의 감사로 전환, 연구자의 불필요한 행정 부담을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또 성실실패제도를 통해 성실한 연구를 해온 연구자의 경우 실패해도 책임을 묻지않고 계속 지원하는 정책을 공언했다.

안 대선주자는 기초 학문의 중복 연구 허용과 연구비 대폭 확대도 언급했다. 기초연구의 경우 관리를 최소화해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홀데인(Haldane)원칙에 따라 연구 자율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홍준표 대선주자는 충청지역을 찾아 연구개발특구의 다수 지역 기능 분산은 과학의 중요성을 간과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대덕특구에 연구기능 집중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유승민 대선주자는 정치권과 정부 관료에 따라 변하는 과학기술정책에 대해 지적하며 현장 과학자들의 정책참여와 관료의 최소한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출연연과 대학은 국가 혁신주체로서 이공계 대학교육과 출연연 혁신이 필요하다는 원칙론적 입장을 내비쳤다.

심상정 대선주자는 국가과학기술심의회 폐지, 민간위원장 중심 범정부 과학기술위원회 구성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또 출연금의 블록펀딩 전환, 출연연 비정규직 임금격차 최소화, 임금피크제 적용 취소와 정년 환원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 인재양성···출연연 연구자 정년연장과 연구인력 증대

과학기술 인재양성 필요성도 대선주자 대부분 공감했다. 대선주자들은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해 창조·융합형 인재양성 정책을 강조했다.

문재인 대선주자는 4차 산업혁명 플랫폼 구축과 교육 혁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자율적으로 열린 토론형 학습 등 일선 교육 현장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견해다. 문 대선주자는 초등학교 때부터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도록 하고 이를 위해 향후 5년동안 1만명의 초중등 교사 인력을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직업전환 교육을 의무교육화 해 5060세대의 직업경험을 지식재산화하고 70대까지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하겠다고 제안, 베이비붐세대의 표심을 자극했다.

안철수 대선주자는 풍요롭고 건강한 '국가지식생태계' 구축을 위해 4만 양병론을 제안했다. 현재 1만8000여명의 국가 연구인력을 5년간 4만명으로 확대, 출연연과 대학에 배치해 공공문제 해결과 지방산업 육성에 기여토록 할 것을 피력했다. 또 청년과 중장년들을 교육시켜 10만명의 전문가를 양성, 4차 산업혁명 기수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40세까지의 신진연구인력 연구비 수혜율을 100%(현재 80%)로 올리고 출연연 연구자의 정년 환원, 고경력 과학기술인 활용에도 적극 나설 전망이다. 이를 통해 과학기술인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사회적 책무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분석된다.

유승민 대선주자는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해외 고급 인력 유치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국비유학생의 실리콘밸리와 같은 혁신경제생태계 탐방, 창업 교육과 소프트웨어 교육 확대 등을 통한 4차산업혁명 인재 양성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심상정 대선주자는 직업계고의 비중을 OECD 평균 수준인 약 50퍼센트까지 단계적 확대·투자,하고, 이를 기업, 연구소 등과 연계해 일자리 창출에 나설 계획이다. 

◆ 산업육성···스타트업 육성, 중소기업청 역할 강화 등 중기 육성

산업 분야에서는 현 중소기업청의 확대·신설이 유력하다. 주요 대선주자들은 대기업에서 중소기업 위주 정책으로의 재편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함께 한다.

문재인 대선주자는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확대 신설하고 창업국가로서 정부주도의 중소기업 육성을 강조했다. 중소기업의 연구개발 예산도 2배로 증액하고 청년을 2명 채용한 후 세번째 채용시 임금을 3년간 지원하겠다는 지원 방안도 제시했다.

안철수 대선주자는 창업 지원 컨트롤타워로 창업중소기업부(가칭) 신설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 취업 청년에게 2년간 50만원 지급, 청와대 청년수석실 신설, 창업 경험자 공공기관 우선채용 등 다양한 중기 활성화 방안을 들었다.

하지만 두 대선주자 모두  재원 조달 방안은 불투명한 상태다. 무엇보다 중기 활성화를 위해 정부 지원책만 내놓고 있어 실현하기 어려운 공약으로 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홍준표 대선주자는 중소기업청의 확대 개편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관계 조정, 강성 귀족노조 타파 등이 시급하다는 의견이다. 특히 기업의 R&D 역량 강화를 위해 적극적인 감세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이다.

유승민 대선주자는 혁신 성장과 창업국가 건설을 목표로 제시했다. 유승민 대선주자는 ▲대출보다 투자 중심의 혁신안전망 구축 ▲창의적 인재 양성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대기업 철수 ▲중소기업청의 창업중소기업부 승격 등을 통한 스타트업·중소기업 육성을 강조했다.

심상정 대선주자도 중소기업청을 승격해 독립된 중소상공인부 신설하고, 대기업 중심 경제구조 재편과 중소상공인 지원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다. 

◆ 연구 현장의 목소리 "연구자 주도형 시스템 마련해야"

"정치와 과학의 분리가 확실하게 이뤄져야 한다. 또 예산권 확보와 과기 현장에 대한 정부의 과도한 개입을 억제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거대 과학분야나 국가 선도 연구를 제외한 연구개발은 연구자가 주도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출연연의 기타공공기관 제외와 독립성이 필요하다. 성과중심의 평가 방식, PBS 제도 등 연구자를 옥죄는 규제를 줄이고 행정간소화도 이뤄져야 한다." 

"과학기술 인력의 해외 유출도 심각하다. 미국, 일본, 유럽을 비롯해 중국 등에서 인력 확보에 나서며 미래산업 전반에서 인력 부족이 올수도 있다."

본지가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실시한 '제19대 대선주자에게 묻고 싶은 과학정책 질문' 설문 참여자들이 제시한 차기 대선주자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할 과학기술계 현안들이다.

한 과학자는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적폐로 "기술적 선진화를 위해 실시되는 기관평가 제도를 폐지하고 지금처럼 관리 중심의 행정부처도 폐지해야 한다"고 적기도 했다

'꼭 묻고 싶은 질문 한가지'로는 '연구현장을 찾을 것인가' '과학철학인 있는가' 등이 올라왔다. 과학기술의 중요성은 언급하면서 연구현장을 찾지 않는 대선주자들에 대한 아쉬움도 담겼다.

'온실가스 감축 방안, 미세먼지 대책' 등 당장 현안부터 '기초과학 발전을 위한 정책, 연구현장의 자율성 확보 방안' 등 차기 정권이 해결해 나갈 요구들이 적지 않았다. 

과학계 한 원로는 "앞으로 한 달 남지 않은 기간은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짓는 아주 중요한 시기"라며 "과학계도 국가 미래를 설계하는데 필요한 의견과 목소리를 내야 하고, 차기 정권이 누가 되든 현장 의견을 적극 수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25일 오후 2시 KAIST KI빌딩 1층 퓨전홀에서 대선캠프와 과학정책 공약을 점검하는 정책대화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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