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ETRI 원장, 시대흐름 담긴 기념사 화제···살아남기 위해 '개방·협력·공유' 피력
토론과 세미나, 발표회 등 통한 소통···"R&D 결과물은 개방과 공유를 전제"

"힘들 때 일수록 더 도전하고 또 도전하는···"
"끊임없는 역동성과 막힘없는 소통이 있다면···"
"ETRI가 더욱 열려야 합니다."

'개방', '협력', '공유'. 변화의 핵심 키워드 등장이 예사롭지 않다. 변화무쌍한 시대의 흐름에 더 개방하고 협력하고, 공유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경고의 메시지가 강렬하다. 

'소통의 부재'가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가장 큰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문을 열고 힘을 모아 도전하자는 출연연의 다짐섞인 기념사가 연구현장에서 회자되고 있다. 

지난 4월 5일. ETRI가 불혹을 넘어 41번째 생일을 맞았다. 이날 오전 ETRI 7동 대강당에서 이상훈 ETRI 원장이 창립기념사를 읽어내려갔다. 

이 원장은 "개방과 협력 그리고 공유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자"고 힘주어 말했다. 세계 시장 뿐만 아니라 국내 시장 역시 생태계 선점의 각축장이 되고 있는 만큼 출연연 스스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는 "생태계를 창출하지 못하면 생태계의 한 부분(단계)이라도 파고들어야 한다"며 "그렇지 못하면 대부분의 연구는 결국 사장되는 연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 원장은 "ETRI의 연구개발은 보다 개방적이고 협력적이어야 한다. 불통과 '내 것만이 최고'라는 인식은 IDX(Intelligent Digital Transformation) 시대 최대의 약점이자 스스로를 퇴보시키는 적"이라고 말했다. 

주변 파트너와 고객과의 새로운 관계 정립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타 출연연과의 새로운 협력과 소통의 방법을 시작해야 한다"면서 "단순한 민간 수탁이나 기술 이전을 넘어서는 협력의 파트너로서 기업을 초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학과의 관계에서는 "ETRI는 R&D 생태계의 허브가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R&D 결과물은 개방과 공유를 전제로 해야 한다"며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ETRI가 더욱 열려야 한다"고 피력했다.

공유를 위한 방법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 원장은 "끊임없는 토론과 세미나, 발표회 등을 통해 소간, 본부 간 서로 소통하고 끊임없이 공유하면서 그 결과물을 가지고 외부와의 구체적인 소통과 공유의 행보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상훈 원장이 발표한 창립기념사 전문이다. 
 

존경하는 ETRI 동료 여러분! 반갑습니다.

일 년 전 40주년 기념식이 어제 일 같은데 세월은 또 이렇게 어김없이 흘러 41주년이 되었습니다. 
  
먼저 41주년 창립기념일을 맞아 영광스러운 <ETRI기술대상>과 <올해의 ETRI 연구자상>을 비롯해 <우수연구자상> <신입직원상> 등을 수상하신 모든 분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특히 올해 기술대상과 올해의 연구자상은 동료 여러분으로 구성된 <100인 평가단>으로부터 선정된 수상이니만큼 그 기쁨은 더 크리라고 생각됩니다. 

사랑하는 ETRI 동료 여러분 !

올해 동료 여러분과 제가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자 하는 바는 지난 신년사에서 말씀 드렸기 때문에, 오늘은 우리 ETRI의 생일 축하와 함께 한 가지 당부 말씀만 드리고자 합니다.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우리의 주변 환경은 우리에게 무엇을 요구하는지 조차도 모르게 빠르게 변하고 있고 그 변화 환경은 격변을 넘어 요동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 선진국들의 쉼 없는 파도가 밀려와 거대한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을 시험하고 있습니다.

주변 열강들의 엇갈린 이해관계는 마치 구한말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등 대외적으로도 어려운 환경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또한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정국에 따른 조기 대선, 고령화, 인구감소, 일자리 부족, 사회 양극화에 따른 사회적 갈등 등 내부적으로도 참 어려운 시기입니다.

'나라는 반드시 스스로 기운 뒤에야 외적이 와서 무너뜨린다'는 모 언론의 칼럼이 우리를 전율케하고, 우리의 미래를 낙관치 못하게 합니다.

동료 여러분
   
또 얼마 지나지 않으면  출연연의 역할 재정립, Governance 의 변화 등 피할 수 없는 논의가 시작 될 것이며 ETRI 또한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ETRI의 미래 역할 정립 등에 대하여 나름의 논리와 준비가 되어 있어야하고 적절한 대응을 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동료 여러분
 
이럴 때 일수록 우리 ETRI는 어렵고 힘들더라도 4차 산업혁명이라 표현되는 이 시대의 아젠다를 선도할 본연의 책임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ETRI는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을 고도의 지능화사회로 탈바꿈시키는 Intelligent Digital Transformation, 즉 IDX 로의 전환을 제안하고 우리 ETRI가 그 선두에서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으로 많은 통찰력있는 선각자들이 동의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각론적인 처방으로는 극복하기 어렵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동료 여러분

오늘 41번째 생일을 맞아 저는 우리가 지향하는 IDX 시대로의 신속한 전환을 위하여 우리 모두 개방과 협력 그리고 공유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자는 말씀 한 가지만 드리고자 합니다.  

이제 세계시장뿐만 아니라 국내 시장 역시 생태계 선점의 각축장입니다.

생태계를 창출하지 못하면 생태계의 한 부분(단계)이라도 파고들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대부분의 연구는 결국 사장되는 연구라고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 ETRI의 연구개발은 보다 개방적이고 협력적이어야 합니다. 불통과 ‘내 것만이 최고’라는 인식은 IDX 시대 최대의 약점이자 스스로를 퇴보시키는 적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주변 파트너와 고객을 향해 새로운 관계를 정립하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 기업체, 대학 그리고 타 출연연과의 새로운 협력과 소통의 방법을 시작해야합니다.  단순한 민간 수탁이나 기술 이전을 넘어서는 협력의 파트너로서 기업을 초대해야 합니다. 
물론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대학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ETRI는 그 분야 최고들이 모이는 R&D 생태계의 Hub 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모든 R&D 결과물은 개방과 공유를 전제로 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ETRI는 더욱 열려 있어야합니다.

끊임없는 토론과 세미나, 발표회 등을 통해 소간, 본부간 서로 소통하고 끊임없이 공유하면서 그 결과물들을 가지고 외부와의 구체적인 소통과 공유의 행보를 시작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ETRI가 열리고 또 더 열린 연구현장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같이 경주해 나갑시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ETRI 동료 여러분!

힘들 때 일수록 더 도전하고 또 도전하는 ETRI가 되도록 합시다. 
한 걸음 한 걸음 꿋꿋이 뚜벅뚜벅 우리 ETRI의 길을 걸어갑시다.
끊임없는 역동성과 막힘없는 소통이 있다면 우리는 할 수 있고 반드시 해낼 수 있습니다.  

끝으로 그동안 연구원 발전에 도움과 협력을 아끼지 않으신 한주동 노조 위원장님을 비롯한 노동조합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 역시 올 한해도 상생하는 노사관계로 ETRI 발전을 위해 다 함께 힘을 모으도록 하겠습니다.

동료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늘 함께 하시길 기원 드리며, 마흔 한 살 ETRI의 생일을 다 같이 축하하면서 창립기념사를 마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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