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 UNIST 교수·김종서 서울대 교수 연구팀, 과산화효소 반응 이용
"신약개발 표적될 단백질 이해 도와"···JACS 논문 게재 

과산화 효소와 디싸이오바이오틴-페놀을 이용한 구조 분석. <자료=UNIST 제공>
과산화 효소와 디싸이오바이오틴-페놀을 이용한 구조 분석. <자료=UNIST 제공>
국내 연구진이 질병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막단백질'의 구조를 파악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신약개발에서 고난이도로 꼽히던 단계를 해결해 각종 치료제 개발의 실마리가 풀릴 전망이다. 

UNIST(총장 정무영)는 이현우 자연과학부 교수팀과 김종서 서울대 기초과학연구원 RNA 연구단 교수팀이 공동 연구를 통해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 막단백질에 특정한 화학물질을 붙여 구조를 이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기술을 활용하면 미토콘드리아 내막 단백질 135개의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막단백질은 세포막에 끼어있는 단백질로 세포 내에 영양분이나 신호를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기능이 망가지면 질병이 생길 수 있어 신약개발에서 막단백질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연구팀은 살아있는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의 내막에 있는 단백질을 '디싸이오바이오틴-페놀(Desthiobiotin-phenol)'을 붙인 다음 질량 분석기로 분석해 막단백질의 구조를 파악했다. 

고리 모양 구조를 갖는 화합물 '페놀(phenol)'이 '페놀라디칼(phenol radical)'이 되면 아미노산의 일종인 '타이로신(tyrosin)기'에 잘 달라붙는다. 대부분의 단백질이 타이로신기를 하나 이상 갖고 있기 때문에 막단백질 구조 분석에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막단백질은 주로 막(membrane)에 끼어 있는데 세포막의 안쪽과 바깥쪽 모두에 페놀 종류로 염색하면 타이로신기가 있는 부분에 꼬리표를 붙일 수 있다. 이로 인해 막단백질이 어느 쪽으로 튀어나와 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또 타이로신기를 페놀 종류로 염색하는 데는 과산화효소인 '에이펙스(APEX)'를 사용했다. 이 효소는 세포 어느 공간에서나 활성화되는데 과산화수소를 만나면 페놀 종류의 수소 원자 하나를 빼앗아 반응성이 큰 페놀라디칼을 생성한다. 이는 타이로신과 공유결합해 특정 단백질에 꼬리표를 붙일 수 있다. 

이송이 UNIST 자연과학부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미토콘드리아의 기질과 막사이 공간에 모두 과산화수소를 넣어 반응을 유도하면 타이로신기가 튀어나온 방향에만 디싸이오바이오틴-페놀이 붙게 된다"며 "과산화효소 반응을 마친 세포를 깨트려 단백질을 자르고 질량분석기로 분석하면 막단백질의 방향성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현우 교수는 "미토콘드리아 막단백질 복합체의 구조를 이해하는 일은 미토콘드리아를 겨냥한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데 있어서 아주 중요하다"며 "새로운 페놀 화합물을 이용해 막단백질의 구조를 파악하는 기술은 다른 막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신약개발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질환극복기술개발사업(세계선도 의생명과학자 육성)과 IBS(기초과학연구원)를 통해 진행됐다. 연구성과는 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JACS)'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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