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영기계 사내벤처 '루모스 캔들'···전자·IT·소재 융합제품 선봬
한국현 대표 "모든 아이디어에 가치 부여···B2C 성공 사례 만들 것"

한국현 삼영기계 전무가 B2C 사업 전략으로 확장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한국현 삼영기계 전무가 B2C 사업 전략으로 확장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충남 공주 월미동 일대 1만2000여평 부지에 들어선 대형 공장에서 굉음이 울려 퍼진다. 150여개의 대형 장비에서 선박과 철도기관차 엔진에 장착되는 부품들이 만들어지는 소리가 귀를 때린다.

43년 전통의 제조기반 기업인 삼영기계(대표 한금태) 한켠에서 색다른 일탈이 펼쳐지고 있다. 공장 앞 본관동 한켠에 조그만한 R&D 연구실을 마련하고, 3D프린팅 '스마트 양초'를 연구하고 있다.

대형 부품을 제작하는 곳에서 갑자기 웬 양초를 연구한다고 발벗고 나섰을까. 지역 업계에서 이같은 소식이 솔솔 퍼지면서 전통기업의 새로운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삼영기계는 전통 B2B(Business to Business) 전략을 넘어 B2C(Business to Customer) 전략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영기계는 임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상품화·제품화할 수 있는 기술사업전략팀 신사업창출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엉뚱한 아이디어도 가벼이 여기지 않고 사업화 가치를 부여하는 조직 문화로 모드 전환 중이다. 

삼영기계에서 탄생한 사내벤처 중 하나는 '루모스 캔들'(대표 한국현·삼영기계 전무 겸직). 지난해 한국현 대표가 전자·IT·소재 등의 기술이 융합된 '터치형 스마트 양초' 아이디어를 제시하면서 B2C 사업 전략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한국현 대표는 "대기업일수록 조직에서 새로운 아이디어 100개가 나오면 1~2개만 사업화되고 나머지는 사라지기 마련"이라며 "사내의 모든 아이디어에 사업화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삼영기계의 전통 B2B 사업 전략을 넘어 B2C 사업 전략으로 확장하기 위한 무한도전"이라고 말했다.

◆ "한결같던 양초 모습 탈피"···똑똑해진 '루모스 캔들'

세상에없던 자동 점화 양초인 '루모스 캔들'.<사진=루모스 캔들 제공>
세상에없던 자동 점화 양초인 '루모스 캔들'.<사진=루모스 캔들 제공>

"계단에서 엘리베이터, 맷돌에서 믹서기 등 사람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는 새로운 것들이 끊임없이 나오는 시대입니다. 양초 또한 새로워질 수 있습니다. 편안한 사용을 위해 똑똑해진 '루모스 캔들'을 탄생시키게 됐습니다."

한국현 대표는 핸드폰·컴퓨터·3D프린터 등의 다양한 제품이 변화·탄생하는 가운데 책상 위 늘 한결같던 양초를 보고 문득 엉뚱한 생각이 떠올랐다. 그의 "터치 한번으로 양초에 불을 켤 수 없을까?"라는 호기심에서부터 루모스 캔들의 창업 스토리는 시작됐다.

루모스 캔들은 사소하지만 은근하게 불편함을 주었던 기존 양초와 달리 손가락 한번의 터치로 간편하게 불을 켤 수 있다. 손을 다칠 염려도, 라이터의 불편함도 덜어낸 아이디어 제품이다.

루모스 캔들은 모래를 이용한 '샌드 3D프린팅' 기술이 적용됐다. 양초를 지탱하는 본체는 플라스틱이 아닌 모래 재질로 만들어졌다. 높은 온도의 화재 위험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또 손가락 터치로 양초를 켤 수 있는 전자·전기 기술 뿐만 아니라 소재 기술도 융합됐다. 양초를 구성하고 있는 자체 소재개발로 적당한 촛불의 세기를 유지하고 있다.

루모스 캔들 사용법은 간단하다. 평상시 잠금 상태로 유지되는 버튼을 1.5초간 터치하면 잠금이 해제된다. 잠금이 풀린 이후에는 원터치만으로 불을 켤 수 있다. 양초는 일회성이 아니므로 리필 양초를 이용해 루모스 캔들을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인체 유해한 성분함량을 평가하는 '유해우려제품자가검사'까지 마친 상태다. 양초는 ▲클린 코튼 ▲프레쉬컷 로즈 ▲와일드 호스타 등의 향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루모스 캔들은 프로토타입 제작 과정까지 마친 상태이며 와디즈 크라우드펀딩 홈페이지를 통해 다음달 9일까지 펀딩할 수 있다.

한국현 대표는 "루모스 캔들은 영화 해리포터에서 어둠을 밝히는 주문인 '루모스' 처럼 세상을 불빛으로 아름답게 비추고자 한다"라며 "지금의 원터치 자동점화 양초는 그 첫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사용자들에게 더욱 나은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사물인터넷이 접목된 양초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사물인터넷 도입으로 환경 데이터를 수집하고 친환경적 솔루션을 제공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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