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싯다르타 무케르지, 역: 이한음
출판: 까치, 원서: The gene: An intimate history

저: 싯다르타 무케르지, 역: 이한음, 출판: 까치, 원서: The gene: An intimate history
저: 싯다르타 무케르지, 역: 이한음, 출판: 까치, 원서: The gene: An intimate history
이 책은 저자 자신의 집안의 비밀, 아버지의 형제들, 즉 두 명의 삼촌과 사촌형이 조현병 환자라는 내밀한 고백에서부터 출발한다.

조현병의 그림자가 자신의 집안의 유전자에 있다는 사실, 그리고 자신의 두 딸도 그런 유전자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불안감을 이야기하며 그를 괴롭히는 유전자에 대해서 파헤치기 시작한다.

제1부에서는 유전의 근본 단위를 발견하게 된 과정에 대해서 다룬다. 아리스토텔레스, 파라켈수스의 호문쿨루스 등 초기의 유전 이론에서부터 1800년대가 되어서야 수도원의 수도사였던 멘델의 완두콩 실험을 통해서 드러난 유전의 법칙 그리고 다윈의 진화론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런데 그후 유전학을 잘못 이해한 몇몇 학자들(대표적으로 골턴)에 의해서 우생학이라는 학문이 출현했다. 열등한 유전자는 아예 유전되지 않는 편이 낫다고 여기는 이 이론은 미국에서는 정신병자라고 판단되는 여성들에게 강제로 불임 수술을 시켰고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과 같은 끔찍한 일이 일어나게 했다.

제2부에서는 1900년대부터 초파리를 대상으로 실험을 해서 유전자의 변이와 진화에 대해서 연구한 모건과 도브잔스키가 등장한다. 초파리 실험을 통해서 염색체가 연구되고 유전의 규칙이 정리된다.

영국의 그리피스는 유전자가 수평적으로도 교환한다는 형질전환을 발견하면서 유전자가 물질임을 밝혀내고 에이버리는 그 유전 정보를 가진 물질이 DNA라는 것을 확인한다. 이제 다음 수수께끼는 DNA 구조의 비밀이다.

이 연구에 폴링, 윌킨스, 프랭클린, 왓슨, 크릭이 뛰어들고 최종 승자는 DNA 모형을 만들어낸 왓슨과 크릭이 된다. 유전의 비밀이 풀리면서 유전자의 기능도 여럿 밝혀졌다. 유전자는 조절되고, 복제되고, 재조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제3부에서는 유전자의 특성을 이용하는 유전 공학의 탄생을 알린다. 버그와 버그의 학생인 머츠가 유전자 조작을 일으켜 유전자 잡종을 만들어내는 기술을 성공시켰고 생어는 유전자 서열 분석 방법을 개발했다.

이렇게 인간이 유전자를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과학자들은 이 기술들을 어떻게 다룰 것이냐라는 주제로 학술회의를 열게 된다. 그것이 애실로마 회의로 1차, 2차 회의 끝에 유전자 공학 연구를 규제하는 규칙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1978년에 스완슨과 보이어가 만든 회사인 제넨텍에서 유전자 합성을 통한 인슐린이 발명되면서 생명공학의 기념비적 이정표가 된다. 제4부에서는 유전자의 위치를 추적하는 사냥꾼들이 나타난다.

유전자 지도의 작성법을 새롭게 제시한 데이비스와 보츠스타인, 이를 이용한 웩슬러의 헌텅턴병 유전자 추적, 인간 유전체 서열 분석을 위한 원대한 발걸음인 인간 유전체 계획(Human Genome Project)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제5부에서는 유전자가 인종, 지능, 성, 젠더 등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문제들에서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논의가 전개된다. 남성과 여성이 어떻게 정해지는지 해머의 게이 유전자 찾기, 남성 염색체를 가지고 있지만 여성으로 태어나는 스와이어 증후군, 쌍둥이 연구 등 다양한 사례들이 제시되면서 인간의 경험인 줄 알았던 현상들이 사실은 유전자에게 강력한 영향을 받고 있었다는 놀라운 사실이 밝혀진다.

제6부에서는 오늘날 유전자를 이용한 기술들이 어디까지 왔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유전자 요법 치료, 유전자 진단, 유전자 검사, 착상전 유전 진단 등 이제는 결함 있는 유전자 자체에 개입하여 그것을 바꾸는 방식으로 유전자 요법은 발전하고 있다.

'긍정적 우생학'의 부활이었다. 그러나 유전자를 이용한 기술들에는 여전히 사회적, 윤리적 논란이 존재하며, 기술의 사용과 관련된 이슈들을 논의하고 사회적으로도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유전자 연구에 관한 큰 흐름 속에서 저자는 다양한 사례와 이야기들을 곳곳에 배치하여 독자의 이해와 재미를 더욱 높인다. 연구자들의 기념비적인 연구 성과 뒤에 숨겨져 있는 그들의 노력과 고난, 유전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 유전자 요법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가슴 아픈 혹은 성공적인 이야기, 집안 유전병인 헌팅턴병 유전자와 정면 승부한 웩슬러, 인간 유전체 서열 분석을 둘러싼 인간 유전체 계획(HGP)과 샷건 분석 방법을 지향한 벤터의 승부 및 대립, 전쟁 때 발생한 굶주림의 고통이 각인된 유전자의 기억 능력, 정부에 의해서 강제로 불임 수술을 당한 우생학의 희생자 캐리 벅 등 각 주제에 맞는 일화들이 등장한다.

이 책은 유전자에 대한 거의 모든 이야기이다. 유전자 연구의 시작에서부터 오늘날의 연구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이 방대하고 내밀한 유전자의 역사를 상세하면서도 진지하게 그리고 흥미를 잃지 않게 독자들을 이끈다.

이 기나긴 이야기를 결코 지루하지 않게 전개하는 것이 그의 글이 가진 매력이다. 앞으로의 세계에서 유전자를 이용한 과학이 어디까지 나아갈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그 기본이 되는 유전자의 정체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이 책은 그것에 쉽게 접근할 수 있고 탐구할 수 있게 한다.

<글: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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