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지난달 31일 연사초청 강연 개최···'한국 과학기술 미래' 주제 발제
꿈 공유 시스템 강조···"한국 우주개발 및 탐사 머뭇거리지 말아야"

세계적인 미래학자 짐데이토 교수가 ETRI를 방문해 한국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한국 과학기술 미래'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사진=박성민 기자>
세계적인 미래학자 짐데이토 교수가 ETRI를 방문해 한국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한국 과학기술 미래'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사진=박성민 기자>
"과학자가 기후변화·자원고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인류가 과학기술에 대한 믿음이 부족해질 수 있다. 한국과 세계의 미래를 위해 새롭고 실현 가능한 거버넌스 구조가 필요하다. ETRI의 약자 'E'(Electronics)를 'G'(New Governance Design)로 변경해야 한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짐데이토 하와이대학교 교수가 지난달 31일 ETRI 국제회의장을 찾아 '한국 과학기술 미래' 주제로 개최된 연사초청 강연에서 이같이 주문했다.

짐데이토 교수가 새롭고 실현 가능한 과학계 거버넌스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짐데이토 교수가 새롭고 실현 가능한 과학계 거버넌스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짐데이토 교수는 다가오는 제4차 산업혁명 경쟁력으로 '꿈을 창조하고 공유하는 시스템'을 꼽았다.

그는 "미래를 위해 새로운 상품이나 정보를 만들어 내는 시스템에서 벗어나야 한다"라며 "출연연에서도 꿈을 창조하고 공유할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급속 성장 기적은 모두가 높게 평가하고 있다"라며 "전자통신 기술과 소프트웨어 발전으로 한국은 꿈의 사회로 변모했다. 이제 그 다음을 준비해야 할 때"라고 피력했다.
  
특히 짐데이토 교수는 한국 과학자들에게 '전자통신' 기술에 의존하기보다는 꿈을 창조하고 공유하는 연구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런 관점에서 짐데이토 교수는 ETRI라는 기능적 이름을 꿈과 미래 방향을 담은 GTRI로 바꾸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짐데이토 교수 발표 자료에 따르면 '전자'는 지난 100년 전에 발견됐다. 이후 1940년대부터 전자는 인류의 커뮤니케이션 목적으로 사용됐다. 또 1970년대 전자는 인류가 정보화 사회로 진출하는데 핵심 요인이었다.

짐데이토 교수는 "분명히 미래에도 전자가 공학적 활용이 더욱 많아지겠지만 향후 전자에도 감각적 이해가 필요하다"라며 "의사소통을 위해 단어·풍경·소리 등이 전자를 통해 빠르게 전달된다. 미래 의사소통에는 알고리즘을 뛰어넘는 소프트웨어를 통한 감각적 이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과학의 감각적 이해를 위해 과학자 뿐만 아니라 조각가·화가·댄서·가수·게이머 등의 아티스트가 하나의 그룹을 만들어야 한다"라며 "정보화 사회를 넘어 새로운 길의 방향타를 잡는다면 한국의 급속 성장 기적을 다시 목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한국의 STEM 교육 제도에 대해 언급했다. 짐데이토 교수는 "한국은 과학, 기술, 엔지니어링, 수학 교육에 국한되면 안된다"라며 "예술과 인문학, 사회과학 등을 추가한 STEAMSS(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rts and Humanities, Math, Social Sciences) 교육을 이룬다면 틀림없이 세계에서 선도적인 창조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의 우주탐사 분야 R&D 현황도 짚었다. 그는 "한국에서 가장 놀라운 것 중 하나는 우주탐사 분야에서 세계적인 지도자가 되고 싶어 하는 것 같지 않다"라며 "한국은 다양한 첨단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화성이나 다른 우주개발 연구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짐 교수는 "프랑스 국제 우주대학에서 가르친 학생 중 이소연 박사가 제자였다"라며 "우주탐사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어디에도 없다. 한국이 우주탐사 분야에 머뭇거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과학기술인들이 근면함과 창의력을 발휘할 때다. 세상은 한국 과학기술자들에게 배우려고 할 것"이라며 "한국의 주요 도전 과제 중 하나는 꿈의 사회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날 특별 연사초청 강연에 참가한 과학자들의 모습.<사진=박성민 기자>
이날 특별 연사초청 강연에 참가한 과학자들의 모습.<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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