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RC, 연소 후 포집기술 실증 테스트 국내 '유일'···150N㎥/hr 규모
Korea CCS 2020 사업 객관적 검증 및 평가···습식·건식·분리막 포집기술 한 곳서
박상도 센터장 "세계 CO₂ 포집 플랜트 시장 선점 위한 노력 지속할 것"

이산화탄소 연소 후 포집기술 통합 실증 테스트 설비. <사진=KCRC 제공>
이산화탄소 연소 후 포집기술 통합 실증 테스트 설비. <사진=KCRC 제공>
지구온난화 주범으로 불리는 이산화탄소(CO₂)를 포집하는 기술을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테스트 베드(Test Bed)가 국내에 처음으로 들어섰다. 

이는 화력발전소 굴뚝에서 CO₂가 배출되지 않도록 모으는 기술인 '연소 후 포집기술' 3가지(습식·건식·분리막)를 한 곳에서 검증할 수 있는 설비로, 미국 이후 두 번째로 구축됐다.  
 
한국이산화탄소포집및처리연구개발센터(KCRC·센터장 박상도)에 따르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내 구축된 2MW 발전설비와 연계해 실 배가스 조건에서 포집기술을 검증할 수 있는 습식, 건식, 분리막 테스트 베드 성격의 150N㎥/hr 규모의 플랜트를 최근 완공했다. 구축된 플랜트는 Korea CCS 2020 사업의 성과들을 객관적으로 검증, 평가 등에 활용된다.

이산화탄소 포집기술은 화석연료에서 연소된 배기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분리하는 기술로 전체 CCS(이산화탄소 포집·저장 기술) 공정비용의 75%를 차지하는 핵심 기술이다. 

포집기술은 '연소 후 포집기술', '연소 전 포집기술', '순 산소 포집기술' 등으로 구분되며, 연소 후 포집이 기존 발생원에 적용하기 가장 쉬운 방법으로 알려졌다. 흡수제의 형태에 따라 액체를 사용하는 '습식', 고체를 사용하는 '건식', 필름 형태의 막을 사용하는 '분리막' 방식으로 나뉜다. 

습식 파일럿 플랜트는 150N㎥/hr 급으로 지난해 4월 공사를 마쳐 신규흡수제의 성능 및 특성평가에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건식과 분리막 파일럿 플랜트는 각각 100N㎥/hr, 150N㎥/hr 급으로 최근 공사를 마쳤다. 

특히 이번 파일럿 플랜트 완공으로 습식·건식·분리막 등 3가지 방식을 활용한 기술 실증 테스트가 한 공간에서 동시에 가능하게 됐다는 데 의미가 크다.

습식 파일럿 플랜트는 서강대학교(이광순 교수팀)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백일현 박사팀)이 협력해 기본설계를 완성했으며 KCRC 연구개발팀에서 공정을 구축해 완공했다. 지난해에는 경희대학교(김훈식 교수팀) 연구팀이 새롭게 개발한 MAB 흡수제의 성능을 습식 파일럿 플랜트에서 500시간 연속 운전을 통해 성능을 검증하기도 했다. 

올해는 1000시간 장기운전계획을 수립해 신규 흡수제의 변성 및 부식, 환경유해물질 분석에 활용할 예정이며, 향후 신규 흡수제의 성능평가를 포함한 열 통합 최적화 공정 구현과 흡수제 변성에 대한 연구에도 활용될 계획이다.

건식 파일럿 플랜트는 한국화학연구원(박용기 박사팀)에서 기본설계를 추진, 건식 흡수제간의 현열 열 교환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도입됐다. 이 공정으로 2종 이상의 신규 건식 흡수제의 성능과 특성평가가 추진될 예정이다. 

또 분리막 파일럿 플랜트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여정구 박사팀), 에어레인(하성용 박사팀)이 센터 공정실증과제와 협력해 구축됐으며 현재 고분자 분리막 모듈과 무기 분리막 모듈의 성능평가가 추진되고 있다. 

이윤제 KCRC 연구개발팀장은 "파일럿 플랜트는 KCRC에서 추진 중인 Korea CCS 2020 사업의 성과들을 객관적으로 검증, 평가하기 위해 구축됐다"며 "현재 구축된 실증테스트 플랜트를 활용해 새로 개발된 흡수제와 분리막 소재의 특성과 성능 평가 등을 통해 운전 데이터를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확보된 플랜트 운전 데이터를 활용해 0.5MW급 포집공정 설계를 완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론 아닌 실증을 위한 설비 완비"···세계 CO₂ 포집 플랜트 시장 선점 기대  

왼쪽부터 습식, 건식, 분리막 파일럿 포집공정. <사진=KCRC 제공>
왼쪽부터 습식, 건식, 분리막 파일럿 포집공정. <사진=KCRC 제공>
이번 파일럿 플랜트 구축은 세계 이산화탄소 포집 플랜트 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이 됐다는 평가다. 오는 2050년 세계 이산화탄소 포집 플랜트 시장 규모는 150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들은 시장 선점을 위한 연구를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국립탄소포집센터(NCCC)는 습식·건식·분리막 통합 포집공정개발 실증을 위한 공정 성능평가 시스템을 구축해 흡수제평가와 신공정 테스트를 위한 사이트를 운영 중이다. 

NCCC는 포집 후 연소공정 연구를 위해 PC4(Post-Combustion Carbon Capture Center)를 설립하고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배가스를 탈황설비를 통해 정제, 연구개발에 필요한 용량으로 분기해 테스트할 수 있는 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또 노르웨이는 이산화탄소포집센터(TCM)를 통해 아민의 변성물질이 대기에 방출됐을 때 인체 및 환경에 주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며, 특히 NOx(질소산화물)와 아민 화학적 반응물의 생성에 대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박상도 KCRC 센터장은 "이번에 구축된 파일럿 플랜트는 미국 NCCC에서 구축된 습식·건식·분리막 통합 설비 이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만들어 졌다"며 "설비를 통해 향후 펼쳐질 이산화탄소 포집공정 세계시장에 도전할 국내 기술을 성장시켜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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