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건강 100세 시대 의료·빅데이터 명품화 토론회''개최
"미래 의료, 데이터 측정·통합분석에 달려…신뢰 높은 데이터수집 '국민 100세 실현 지름길'"

안봉영 표준연 박사가 '의료 빅데이터 명품화 기술 개발 전략'을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표준연 제공>
안봉영 표준연 박사가 '의료 빅데이터 명품화 기술 개발 전략'을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표준연 제공>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좋은 기보를 학습했기 때문이다. 내비게이션이 우리에게 안전한 길을 안내하는 것도 좋은 데이터 덕분이다. 질이 좋은 데이터가 있어야 의료계의 알파고를 만들 수 있다. 개인 맞춤형 정밀 보건의료를 위해서도 의료 빅데이터 명품화가 중요하다."(안봉영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사)
 
제4차 산업혁명 중심에 서 있는 AI를 의료계에서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필수조건으로 '의료산업 빅데이터 명품화'가 화두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미래 의료는 데이터 측정과 통합분석에 달려 있다"며 "데이터 획득 절차 및 측정 표준화를 통해 신뢰성 높은 의료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정밀보건의료 시스템을 통한 건강한 국민 100세 실현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상민, 윤종필, 김광수, 신용현 국회의원은 22일 국회에서 '건강 100세 시대를 위한 의료-빅데이터 명품화 토론회'를 개최했다. 안봉영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사가 '의료 빅데이터 명품화 기술 개발 전략'을, 최병욱 연세대학교 교수가 '의료영상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융합'을 주제로 발표를 가졌다.
 
안 박사는 주제발표에서 "현재 헬스케어는 근거중심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데이터 측정과 통합분석의 표준을 갖추고 제대로 된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의료기기의 사용 기간이 딱히 정해져 있지 않다 보니 대형병원에서 쓰던 기기가 작은 병원으로 옮겨져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정기적으로 점검해 정확한 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거의 이뤄지지 않아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인지 의심스러운 경우가 많다.

또 의사가 환자의 혈압과 맥박 등을 진단해 의료데이터를 모으기 때문에 국가표준데이터에 연결하기도 쉽지 않다. MRI나 CT 등 영상진단도 의사가 눈으로 보고 판단하고 있어 의료영상의 정량화와 표준화 등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안 박사는 국가 측정표준과 의료측정표준의 접목을 강조하며 "과학적인 바탕에서 의료데이터를 측정해 얻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특히 ▲의료측정표준 구축 ▲체외진단 신뢰성 및 의료영상 정량화 위한 표준화 강화 ▲개인맞춤형 헬스케어 기기 데이터 신뢰성 향상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의료 빅데이터 생산을 위한 기관을 지정해 확립된 측정표준을 적용하는 등 명품화 빅데이터 생산할 것과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미래창조과학부 등 국가전략산업 개발을 위한 정부 부처의 공동지원, 병원(의사)과 측정표준기관을 중심으로 의료 빅데이터 명품화가 시급한 분야를 선별해 의료기기 측정 표준확립 등을 강조했다.
 
안 박사는 "우리는(과학자) 명품 빅데이터를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의료진은 이것을 처리하고 가공하는 기술, 상호연결 통신기술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생산기술과 의료지능정보 플랫폼을 합쳐 정밀보건의료 시스템을 통한 건강한 국민 100세를 실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병욱 교수는 국내 인터넷 병원과 원격진료가 부실한 이유로 중 하나로 규제를 꼽으며 중국의 인터넷 병원 성공 사례를 소개했다. 또 최 교수는 의료영상 빅데이터를 공유하기 위한 운동이 일어나고 있으나 확산이 어려운 이유로 "데이터를 제공하는 참여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제대로 정의돼있지 않기 때문"이며 환자 개인정보보호와 공유 동기유발을 위한 혜택정의 등을 강조했다.
 

주제발표 후 정부, 대학, 출연연 관계자들의 토론이 이어졌다.<사진=표준연 제공>
주제발표 후 정부, 대학, 출연연 관계자들의 토론이 이어졌다.<사진=표준연 제공>
토론에서 장세경 중앙대 의료보안연구소장은 "의료데이터들은 우리나라가 복지국가로 가기 위한 국가의 자산"이라며 "개인의 자신이 아니라는 점을 유념하고 공유를 통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측면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방건웅 뉴욕주립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처럼 건강검진을 국민이 다 받는 나라가 없다. 여기에 ICT 기술도 발전돼 있지 않는가"라며 "신뢰성 있는 데이터 확보를 위한 표준연의 역할 및 필요하면 법을 개정하는 과감함도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석래 미래부 연구개발정책실 생명기술과장은 의료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정부와 민간 간 긴밀한 소통을 주장하며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진료정보 기반 구축을 위한 본격적 논의 ▲원격의료 활성화를 위한 의사간 의료기술표준 및 보안 가이드라인 안전 확보 ▲웨어러블 등 ICT 융합을 위한 정보수집 플랫폼 구축 등을 강조했다.
 
이원재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도 "영상의학과에서 의료 인공지능에 대한 막연한 공포 분위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는 영상의학의 또 다른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의료데이터 명품화를 위해 산학연민관이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용태 표준연 박사는 "우리가 전기를 쓴 만큼 낼 수 있는 것, 시계의 정확성, 기계가 잘 맞물려 움직일 수 있는 것은 표준이 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의료는 그런 연결고리가 아직은 약한 것 같다. 이는 우리가 풀어야 하는 숙제다. 의료빅데이터의 표준을 위해 표준연 내 의료관련 센터가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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