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연구회, 22일 '화약무기와 거북선' 주제 학습
채연석 교수 "화약무기 기반 '거북선 복원 연구' 목표"

동아시아과학기술연구회(회장 조양구)는 22일 대덕넷 교육장에서 채연석 UST 교수를 초청해 '화약무기 발달과 거북선 위력' 주제로 3월 정기모임을 개최했다.<사진=박성민 기자>
동아시아과학기술연구회(회장 조양구)는 22일 대덕넷 교육장에서 채연석 UST 교수를 초청해 '화약무기 발달과 거북선 위력' 주제로 3월 정기모임을 개최했다.<사진=박성민 기자>
"우리나라에는 약 10척의 거북선이 복원돼 있습니다. 하지만 복원된 거북선마다 구조가 모두 다릅니다. 실제 거북선은 1척인데 말이죠. 거북선 핵심은 '화약무기'입니다. 그동안 학자들은 무기를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복원하다 보니 구조가 모두 제각각입니다. 대포를 쏠 수 없는 구조이며 일부는 물에 뜰 수도 없습니다. 화약무기를 기반으로 거북선을 복원할 수 있는 '복원 연구'가 필요합니다."

자발적 학습모임인 동아시아과학기술연구회(회장 조양구)는 22일 대덕넷 교육장에서 채연석 UST 교수(前 항우연 원장)를 초청해 '화약무기 발달과 거북선 위력' 주제로 3월 정기모임을 개최했다.

채연석 교수는 모임에서 '거북선 복원 연구'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동안 복원된 거북선들은 '화약무기'를 고려하지 않고 만들었기 때문에 구조가 제각각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채연석 교수가 세종 시대에 만들어져 복원된 화약무기 23종 중 하나를 설명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채연석 교수가 세종 시대에 만들어져 복원된 화약무기 23종 중 하나를 설명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이순신 장군 기록에 따르면 거북선에는 천자총통·지자총통·현자총통·황자총통 등 4가지 화약무기가 장착됐다.

각 총통의 무게·화약량·발사물이 다르므로 거북선 내부의 총통 설치 위치도 다르다.

그는 "거북선에 장착된 총통에 대한 연구가 없었기 때문에 특징·구조도 알 수 없었다. 이런 이유로 지금까지 복원된 거북선은 대포를 쏠 수 없는 구조"라며 "세종 시대부터 시작된 전통화약무기를 이해한다면 실제와 똑같은 거북선을 복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채 교수에 따르면 천자총통과 지자총통은 무게만 각 194kg, 92kg에 이른다. 화약은 30량, 20량씩 사용되며 길이 261cm, 191cm 화살이 사용된다.

현자총통과 황자총통에 비해 10배 이상의 화약이 필요하며, 충격도 10배 이상이다.

천자총통과 지자총통을 거북선 측면에 배치할 경우 발사 충격으로 배가 뒤집힐 가능성이 있으므로 거북선 정면에 설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또 현자총통과 황자총통의 경우 무게가 상대적으로 적어 거북선 측면에 장착할 수 있다.

천자총통과 지자총통은 정면에서 적 배를 격침하는 용도로 사용됐을 것이며 현자총통과 황자총통은 적군 사살용으로 사용됐다는 것이 그의 추측이다.

이순신 거북선의 19개 총통 배치도.<사진=채연석 교수 제공>
이순신 거북선의 19개 총통 배치도.<사진=채연석 교수 제공>
또 거북선은 총 3층 구조로 2층 전면에 천자총통 2대가 배치됐다. 좌우에는 8개의 노가 설치됐으며 3층 전면 좌우에 지자총통이 설치됐다. 중앙의 용머리 뒤에는 현자총통이 45도 각도로 자리 잡고 3층 좌우에는 황자총통 14개가 설치됐다. 총 19개의 총통이 배치됐다.

거북선에 배치된 총통의 종류와 설명.<사진=채연석 교수 제공>
거북선에 배치된 총통의 종류와 설명.<사진=채연석 교수 제공>
임진왜란 때 만들어진 총통은 고려·세종 시대 총통을 창안해 만들어졌다. 특히 세종 시대에 만들어진 화약무기 23종은 설계자료가 남아있어 그대로 복원하고 있다.

채 교수는 "당시 기록물을 보면 '리' 단위(0.3mm)로 화약무기를 만든 것을 알 수 있다. 그만큼 정교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임진왜란까지 이어온 기술"라며 "거북선의 구조를 그대로 복원하려면 고려·세종 시대 총통을 연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총통의 특징과 이론만 알더라도 거북선의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며 "지금까지 완전한 모형의 거북선은 없다. 모형으로만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항해하면서 대포까지 쏠 수 있도록 거북선을 복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채 교수는 거북선을 완벽히 복원시키는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다. 그는 "거북선 복원에 필요한 목재 연구자와 노 연구자들이 남아있다. 관련 연구자와 장인들을 모집해 복원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며 "거북선에 배치된 총통 연구를 바탕으로 정확한 구조를 찾는 과학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복원 연구 예상비용은 100억원 수준이며 기간은 5~10년으로 보고 있다"라며 "거북선 복원에 공감하는 사람들로부터 크라우드 펀딩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모임에 참가한 한 연구자는 "거북선 복원을 위한 일종의 '팬클럽 후원 모임'이 만들어져야 한다"라며 "개별적 후원 모임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일반인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 가자"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거북선이 실제와 같이 항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복원된다면 우리나라가 세계적 관광 명소로 거듭날 수 있다"라며 "무엇보다도 후손들에게도 선조들의 과학정신과 애국정신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한편, 대덕넷은 '거북선 복원 후원 모임' 홈페이지 구축을 위한 재능 기부자를 모집한다. 문의는 대덕넷(sungmin8497@hellodd.com)으로 하면 된다.

동아시아연구회 3월 정기모임에 참가한 참석자들의 모습.<사진=박성민 기자>
동아시아연구회 3월 정기모임에 참가한 참석자들의 모습.<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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