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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기의 사진공감]남도의 봄

글 사진: 박용기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초빙연구원
매화_정말 봄은 남쪽에서부터 오고 있었다. 맨 먼저 만난 봄은 이른 아침 청초하게 피어나 은은한 향기를 담고 있는 매화 속에 있었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160 s, ISO800매화_정말 봄은 남쪽에서부터 오고 있었다. 맨 먼저 만난 봄은 이른 아침 청초하게 피어나 은은한 향기를 담고 있는 매화 속에 있었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160 s, ISO800

'산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 <산 너머 남촌에는> 이라는 김동환의 시 시작 부분이다. 이 시에 1948년 김동현이 곡을 붙인 후 1964년 박재란이라는 가수가 노래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봄 노래가 된 시다.

나는 아직 겨울의 잔설이 남아있던 2월 말에 봄을 맞으러 봄바람이 부는 남해에 다녀오기로 했다. 지난 32년 동안 참 부지런히도 다녔던 직장을 공식적으로 마감하면서 남도의 봄바람을 쏘이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정말 봄은 남쪽에서부터 오고 있었다.

남도에서 맨 먼저 만난 봄은 이른 아침 청초하게 피어나 은은한 향기를 담고 있는 매화 속에 있었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봄날>이라는 시에서 봄날의 정취를 매화꽃 구경으로 표현한 바 있다.
 
나 찾다가
텃밭에 흙 묻은 호미만 있거든
예쁜 여자랑 손잡고
섬진강 봄물을 따라 매화꽃 보러 간 줄 알그라.

수선화_2월이 떠나가는 이른 아침, 남해에서 만난 봄소식에는 아름다운 모습뿐만 아니라 향기로도 행복한  봄소식을 전하고 있는 수선화도 있었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250 s, ISO100수선화_2월이 떠나가는 이른 아침, 남해에서 만난 봄소식에는 아름다운 모습뿐만 아니라 향기로도 행복한 봄소식을 전하고 있는 수선화도 있었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250 s, ISO100

코끝에 아련히 남은 매화향을 음미하면서 이제 막 해가 떠 오르는 이른 아침의 언덕길을 내려왔다. 그리고 또 하나의 매혹적인 남도의 봄을 만날 수 있었다. 아름다운 모습뿐만 아니라 향기로도 행복한 봄소식을 전하고 있는 수선화였다.

수선화를 보면 늘 떠오르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정호승 시인의 <수선화에게>라는 시다.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로 시작되는 이 시에서 시인은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래도 수선화가 예쁘게 핀 남도의 아침엔 잠시 외롭지 않은 사람이 될 수 있었다. 또 하나는 '일곱 송이 수선화'(Seven daffodils) 라는 노래다. 원곡은 1964년에 Brothers Four라는 그룹이 불렀고 그 후 가수 양희은의 번역한 노래가 1971년에 발표되면서 내 대학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이 된 노래다. 가난하지만 순수한 마음을 담은 가사가 수선화처럼 아름다워 마치 내 이야기를 하듯 즐겨 불렀던 기억이 난다.

광대나물_봄볕이 완연한 한낮 남도의 풀밭에는 울긋불긋 광대나물꽃이 피어나고 있었다. 봄의 축제를 알리기 위해 광대가 일찍 출현했나 보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80 s, ISO100광대나물_봄볕이 완연한 한낮 남도의 풀밭에는 울긋불긋 광대나물꽃이 피어나고 있었다. 봄의 축제를 알리기 위해 광대가 일찍 출현했나 보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80 s, ISO100

봄볕이 완연한 한낮 남도의 풀밭에는 울긋불긋 광대나물꽃도 피어나고 있었다. 봄의 축제를 알리기 위해 광대가 일찍 출현 했나 보다. 꽃샘 추위가 '봄은 거저 오지 않는다'고 조금 매섭게 굴었지만, 광대나물꽃은 곧 우리 주변에서도 꽃들이 피어나는 봄의 축제가 시작될 것임을 알려주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남도의 석양_남도의 저녁 녘 또한 아름답고 유쾌하였다. 아내와 외손녀는 붉게 해가 지는 이른 봄 바닷가에서 보말을 잡고 물수제비 놀이를 하면서 즐거워하였다. Pentax K-3, smc PENTAX-DA* 16-50mm F2.8 ED AL [IF] SDM, f/16, 1/60 s, ISO100남도의 석양_남도의 저녁 녘 또한 아름답고 유쾌하였다. 아내와 외손녀는 붉게 해가 지는 이른 봄 바닷가에서 보말을 잡고 물수제비 놀이를 하면서 즐거워하였다. Pentax K-3, smc PENTAX-DA* 16-50mm F2.8 ED AL [IF] SDM, f/16, 1/60 s, ISO100

남도의 저녁녘 또한 아름답고 유쾌하였다. 아내와 외손녀는 붉게 해가 지는 이른 봄 바닷가에서 보말을 잡고 물수제비 놀이를 하면서 즐거워하였다. 저녁 노을이 아름다운 서쪽 하늘에는 실낱 같은 초승달이 개밥바라기와 어우러져 어두워지는 바다 위에 한 폭의 그림을 그려 놓기도 하였다. 이 풍경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70년대 초반 대학교 학창 시절에 많이 불렀던 어니언스의 <저별과 달을>이라는 곡을 저절로 흥얼거리고 있었다.

남도의 저녁녘_저녁 노을이 아름다운 서쪽 하늘에는 실낱 같은 초승달이 개밥바라기와 어우러져 어두워지는 바다 위에 한 폭의 그림을 그려 놓기도 하였다. Pentax K-1, HD PENTAX-D FA 24-70mm F2.8ED SDM WR, f/3.5, 1/15 s, ISO800남도의 저녁녘_저녁 노을이 아름다운 서쪽 하늘에는 실낱 같은 초승달이 개밥바라기와 어우러져 어두워지는 바다 위에 한 폭의 그림을 그려 놓기도 하였다. Pentax K-1, HD PENTAX-D FA 24-70mm F2.8ED SDM WR, f/3.5, 1/15 s, ISO800

2박 3일의 여행이 아쉬워 하루를 더 머무르고 떠나오는 날 아침, 넓은 바다가 탁 트인 가천 다랭이 마을에서 만난 유채꽃은 겨울에 겪었던 추위와 고통을 마치 없었던 일처럼 잊은 얼굴로 푸른 바다를 향해 해맑은 미소를 보내고 있었다. 이제 새롭게 시작되는 나의 인생 후반전의 초엽에 서서 김승기 시인처럼 그윽한 향기는 없더라도 힘든 일들을 잊고 그저 환하게 웃을 수 있는 유채꽃의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싶었다.

유채꽃_넓은 바다가 탁 트인 가천 다랭이 마을에서 아침에 만난 유채꽃은 겨울의 추위와 고통을 마치 없었던 일처럼 잊은 얼굴로 푸른 바다를 향해 해맑은 미소를 보내고 있었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320 s, ISO100유채꽃_넓은 바다가 탁 트인 가천 다랭이 마을에서 아침에 만난 유채꽃은 겨울의 추위와 고통을 마치 없었던 일처럼 잊은 얼굴로 푸른 바다를 향해 해맑은 미소를 보내고 있었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320 s, ISO100

유채꽃을 보면서/ 김승기

여린 몸
나무도 아닌 것이
늘 푸른 넓은 잎으로 겨울을 견뎌내느라
얼마나 몸과 마음이 아팠을까
진노랑빛 진한 향기로
벌 나비 부르는 몸짓
눈물 난다
아픔이 지나간 뒤
오는 기쁨은 오히려 눈물이 난다는데,
눈부신 햇살 맑은 바람으로도 가릴 수 없는
환한 웃음 뒤에 배어 있는 슬픈 상처 자국
행복한 외로움으로
겨울의 강을 건너온 개선의 훈장인가
눈물나는 웃음
무엇이 그런 웃음을 웃게 하는가
내가 삶의 강을 건너고 나면
어떤 웃음을 웃을까
빙그레 웃고 있는 너를 보면서
그윽한 향기는 없더라도 그저 환하게
웃을 수 있었으면, 하는
살아가는 법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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