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주인은 인간 아냐···바이러스 과학적 대응 필요"

15회차 따뜻한 과학마을 이야기 진행···김미현 화학연 박사 강연
"바이러스는 철학적 개념으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떠나 있습니다. 죽은 것 같아도 살아있고, 또숨어있죠. 숙주(host)가 나타나고 특정한 온도, 습도 등의 조건이 맞춰지면 언제든지 기하급수적으로 번식하고 변형될 수 있습니다."

김미현 한국화학연구원 박사는 바이러스의 위험성에 대해 위와 같이 경고했다. 김미현 박사는 화학과 RNA(리보핵산)를 전공한 이후 제약회사를 거쳐 정부출연연구원에서 17년 넘게 종사한 관련 분야 전문가다.   
  
사단법인 따뜻한 과학마을 벽돌한장(회장 정용환)은 7일 KIRD(원장 류용섭), 대덕넷과 공동으로 '15회 따뜻한 과학마을 이야기' 행사를 개최했다.

"바이러스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러 왔어요.". 15회차 따뜻한과학마을이야기 참석자들의 단체사진.<사진=강민구 기자>"바이러스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러 왔어요.". 15회차 따뜻한과학마을이야기 참석자들의 단체사진.<사진=강민구 기자>

◆ 바이러스 연구 위험성과 자율성은?

바이러스는 흡수, 막융합, RNA 복제, 제조, 방출이라는 생애주기(Life Cycle)를 갖는다. 일반적으로 '독감'으로 알려져 있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높은 급성 호흡기질환 중 하나다. 이 바이러스의 표면은 총 17종의 헤마글루티닌(Hemagglutinin)과 10종의 뉴라미니다아제(Neuraminidase)라는 항원 단백질로 구성된다.

이러한 바이러스를 잘못 예측하게 되면 부조화(Mismatch)가 발생하고 질병 관리에 실패할 가능성도 존재하며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김미현 박사는 "인플루엔자의 종류는 셀 수 없이 많다"면서 "서로 다른 2개 인플루엔자 유전학적 물질의 재배열한다면 바이러스는 기하급수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백신을 주사해서 환자 상황이 더욱 악화된 메르스 질병 사례를 들며 "백신이 있다고 같은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라 각 개별인의 면역상태, 환경조건, 내성 등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최근 발병한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H5N6)에 대해 언급하며 "바이러스는 숙주와 종간 장벽이 존재했었는데 항원 대변이 등을 통해 인체감염 가능성도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우려했다.

전세계적인 전염병 발생에 따라 바이러스의 과학적인 관리는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WHO(세계보건기구)는 매년 남반구와 북반구로 질병 전문가를 보내 그 해 유행할 바이러스를 선정하고 대응하고 있다.

과거 발생했던 질병에 대한 분석 연구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1918년 세계적으로 대유행한 스페인 독감으로 인해 약 5000만명이 사망했다. 흑사병으로 인한 사망자보다 많다. 특히 20~30대의 젊은층이 사망율이 높았다. 그런데 이러한 질병에 대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다.

이후 약 90년이 지난 시점에서야 미국, 일본 연구진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염기서열 분석, 역주전자시스템 등을 통해 원인을 밝혀냈다. 다만 연구진들이 고위험성 병원균으로 실험에 나섰던 만큼 연구 자율성과 위험성 간극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미현 박사는 "바이러스는 인공지능(AI)처럼 진화할 수 있으며, 인간 전파력을 지닌 바이러스로 발전할 수도 있다"면서 "이러한 바이러스의 위험성과 특성을 정확히 인지하고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바이러스에 대한 생물학적 내용이 어려우면서도 일상생활에서 많은 도움이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발표가 끝난 이후에는 다양한 질의응답도 진행됐다.

김 박사는 "1990년 발생한 H1N1 인플루엔자와 2009년 H1N1 인플루엔자의 차이점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백신의 계통(Strain)이 다르며, 면역학적으로 상이하다"고 답했다.

또 "동물 살처분하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어떻게 되는가"라는 질문에는 "바이러스는 사실상 기능을 못하게 되지만 사체처리로 인한 환경오염과 동물 윤리 측면이 우려된다"고 답했다. 

한편, '따뜻한 과학마을 이야기'는 중학생부터 대학원생, 과학자, 언론인, 기업인 등 남녀노소 구분없이 자유롭게 대화하고 소통하는 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연은 대덕특구 과학자, 기업인 등의 자발적인 후원으로 실시되며, 외부기관의 후원 없이 행사 참가자들의 참가비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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