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개입이 아니라 특구 미래 위한 고민 결집"
"공청회 열고 후보 의견 피력할 기회 마련" 촉구

"대덕특구를 모델로 전국에 특구가 형성되고 있는데 특구설립 기본 취지나 문화를 알지 못하면 지속적인 먹거리가 나올 수 없다. 서치커미티가 가동되고 있다면 최소한 특구 역사나 배경을 알고 있는 사람을 추천해야 한다. 또 후보들이 앞으로 특구를 어떻게 이끌지 소신을 밝힐 공청회나 그런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출연연 전 기관장)

"청원 취지가 왜곡돼 반영되고 있다. 특구 구성원들이 의견을 모은 것은 특구의 미래를 위해 이사장도 특구 출범 취지나 방향을 함께 고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성명서를 낸 단체들간 다시 의견을 모을 것이다."(출연연 책임 연구원)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하 특구진흥재단) 이사장 재공모 역시 투명하지 않게 진행되면서 특구 구성원들이 서치커미티 공개와 공청회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구 구성원들은 촛불시위 등 국가 전반이 합리적인 상황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거센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특구진흥재단이 여전한 불투명한 적폐를 반복하고 있다며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특구진흥재단 이사장 후보 3배수가 발표되면서 대덕특구 내 산학연 관련 기관들이 청원서를 통해 후보들의 소신을 들을 수 있는 공청회 자리 마련을 요청한 바 있다. 또 이사장 선임이 무산되면서 서치커미티 가동을 제안하며 특구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적극 나서줄 인물이 추천되길 기대했다.

하지만 특구진흥재단은 지난달 22일 이사장 재공모를 시작하며 서치커미티 가동을 전격 수용했지만, 정작 특구 구성원들의 제안은 전혀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형식적인 절차만 마련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 특구 구성원은 "서치커미티 구성 인력을 비공개로 해야한다는 것까지는 인정한다"면서 "하지만 구성을 이사장추천위원회에서 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특구 생태계 활성화와 미래 먹거리를 위해 합리적인 질서를 마련해가자는 취지를 완전히 왜곡한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출연연의 한 책임 연구원은 특구진흥재단의 안일한 대응를 비난했다. 그는 "청원서는 연구자들이 처음으로 특구 활성화와 생태계 조성을 위해 한목소리를 내고 의견을 모은 것"이라면서 "그런데 특구진흥재단에서는 그 의미를 모르는 것 같다. 지금의 상황은 너무 고민을 하지 않은 임시방편으로 보인다"고 일갈했다.

또 다른 연구원은 "서치커미티 구성을 내부에서 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특구 구성원들의 의견은 반영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대덕특구 구성원이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특구 출범취지나 역사를 누가 이해하고 적임자를 추천할 수 있을 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대덕 민간단체 대표를 맡고 있는 한 교수는 "특구 구성원의 목소리에 다시 한번 귀를 닫아버린 격"이라며 "이사장 선임에서부터 박혀있는 걸림돌이 뽑히지 않으면 향후 특구진흥재단 역할에 걸림돌이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또 그는 "특구진흥재단 업무는 구성원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일들이 대부분이다. 우리와 상생 호흡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앞으로 특구 구성원의 호응을 어떻게 얻어갈지에 대한 의문만 깊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술 창업 전문 연구자는 "특구진흥재단 뿐만 아니라 출연연 기관장 선임 과정에 투명성이 중요하지만 여전히 베일에 싸여있다"라며 "선진국의 경우 해당 구성원을 비롯해 시민들도 이사장·기관장 선임 이사회에 참여할 수 있다. 공정하고 투명한 이사장 선임 프로토콜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술 사업화에 종사하는 한 교수는 서치커미티 구성원의 다양성을 강조했다. 그는 "대덕 R&D 특구 내 각 분야 의견을 대표할 수 있는 전문가들로 다양하게 구성돼야 한다"라며 "그 전문가들 이사회가 뽑는 것이 아니라 누구보다도 그들을 잘 알고 있는 구성원들이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관계자 역시 특구진흥재단의 일방적 진행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청원은 법으로 안될때 요청하는 것으로 구성원들의 마음이 그만큼 크게 담긴 것이다. 그런데 특구진흥재단의 지금 작태는 너무 형식적"이라면서 "향후 추진위를 열고 자료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과학계 원로는 특구진흥재단의 현재 진행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특구 구성원들이 인사에 개입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특구의 역사나 배경, 문화코드를 이해하는 사람이 왔을때 최대한 결과를 유도할 수 있다. 때문에 그런 사람이 왔으면 한다"면서 "서치커미티가 그런 의미를 왜곡해 기존처럼 후보를 추천한다면 특구의 미래는 어둡다"고 걱정스런 어조로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 특구는 아웃풋에 맞춰져 있는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특구의 미래는 암울하다"면서 "지속적으로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 내려면 특구 문화를 이해하는 사람이 와야한다. 이후 후보들은 오프라인 공청회나 온라인을 통해서라도 특구를 어떻게 이끌지 구성원들에게 발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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