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커뮤니케이터 이준호 인천단봉초등학교 교사
"대학때 미술 전공, 우연한 기회에 과학과 만나 과학 팟캐스트·책 집필 등 활동"
이준호 교사 집필 '과빛별' 제3회 유미과학문화상 과학도서발간상 수상

이준호 인천단봉초등학교 교사는 선생이자 팟캐스트 '과학이 빛나는 밤에를 운영 중인 과학커뮤니케이터다.<사진=김지영 기자>
이준호 인천단봉초등학교 교사는 선생이자 팟캐스트 '과학이 빛나는 밤에를 운영 중인 과학커뮤니케이터다.<사진=김지영 기자>
"평범한 초등학교 교사입니다. 아이들에게 재밌는 과학을 알려주고 싶어 과학 팟캐스트를 시작했고, 운이 좋아 책까지 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이 아이들이 보기엔 조금 어렵거든요. 그림 그리는걸 좋아해 그림과 이야기를 접목시킨 과학책을 준비 중입니다. 요즘 뇌과학에 푹 빠져서 언젠가 꼭 뇌과학 그림책을 그려보고 싶은 생각입니다.(웃음)"
 
이준호 인천단봉초등학교 교사는 선생이자 팟캐스트 '과학이 빛나는 밤에(이하 과빛밤)' 운영 중인 과학커뮤니케이터다.

팟캐스트란 인터넷망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오디오 파일 또는 비디오 파일형태로 뉴스나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를 인터넷망을 통해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2012년부터 과빛밤을 시작했다. 시청자 10명을 시작으로 270만 건의 다운로드를 넘어섰다. 청취자 리뷰엔 '꽤 어려운 주제를 슬슬 풀어주어 재밌다', '흥미있는 분야라 들어보았는데 재밌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달라보인다' 등 칭찬 일색이다.
 
지난 2014년에는 과빛밤을 타이틀로 책도 썼다. 그동안 방송에 담아온 이야기들을 책으로 정리한 것이다. 그의 말을 인용하면 '보통사람이, 보통사람의 입장에서, 보통사람 수준으로 쓴 교양과학책'이지만 내용이 실하다. 빅뱅에서 생명의 탄생, 우주의 신비에 이르는 광범위한 주제를 다룬 흥미로운 책이다.
 
평범한 교사가 과학책 집필부터 팟캐스트까지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계기는 과학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 덕분이다.
 
그는 "대학시절 미술을 전공해 미술 교사를 꿈꿨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과학을 알게 되면서 푹 빠졌다"고 말했다. 영화나 게임보다 과학이 더 재밌었던 그는 과학 백과사전을 닳도록 읽었고, 과학 관련 홈페이지를 만드는 대회에도 출전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과학과 만났다. 그러면서 '과학+만화책'을 출판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다.
 
초등학교 교사가 된 후에도 과학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지금은 체육 교사로 활동 중이지만 초등학교 교사가 된 후 영재반에서 과학교과를 맡아 가르치기도 했다. 그 즈음 주변 사람들에게 과학을 재밌게 알려주기 위한  '과학과 만화를 접목한 그림책을 만들자'는 꿈이 생겼다. 그러나 방법을 몰랐다. 꿈을 실현하기 위해 여러 준비를 했지만 잘 되지않아 상심하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팟캐스트라는 새로운 서비스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마침 지인이 팟캐스트를 하고 있었고, 용기를 얻어 과학을 주제로 녹음을 시작했다. 목소리로 과학을 전하는 일은 예상외로 너무나 즐거운 일이었다.
 
그는 "처음엔 10명도 안 듣는 팟캐스트였는데 콘텐츠가 쌓이다보니 구독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1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정말 신이 났다. 과학의 재미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었고, 다양한 과학책을 읽으며 공부해 팟캐스트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교사는 한 출판사로부터 교양과학책을 써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권유를 받았다. 처음 하는 도전에 고민도 많았지만 해보고 싶었다. 과학홈페이지 대회에서 알게 된 교수께 연락을 드려 전문지식에 대한 도움도 받았다. 그렇게 2014년 출판한 책이 과빛밤이다.
 
◆ 스마트폰으로 틈틈이 그림 작업 "뇌과학+그림책 만드는 것 또 다른 꿈" 

이 교사가 직접 그린 그림들. 과학적 사건을 담고있다.<사진=이준호 교사 제공>
이 교사가 직접 그린 그림들. 과학적 사건을 담고있다.<사진=이준호 교사 제공>
"틈틈이 그림을 그립니다. 한 그림을 완성하는데 한 달정도 걸리는데, 과학그림책을 내고싶어 열심히 그렸더니 작년에 20개를 그렸더라고요. 다음엔 뇌과학을 접목한 과학그림책을 꼭 내고싶어요." 

최근 그는 또 다른 책 출판을 준비 중이다. 시간여행을 하는 주인공을 통해 과거와 미래의 우주, 과거와 미래의 지구를 과학적으로 들여다보는 아이들을 위한 과학그림책이다. 오는 4~5월 출판을 예정 중으로, 이 교사가 2년 전부터 직접 그림과 스토리를 모두 그리고 담아냈다.
 
스마트폰으로 틈틈이 그림을 그린다는 그의 휴대폰 속에는 어플리케이션로 그림을 그렸다는게 믿기 어려울 만큼 아름답게 채색된 그림들이 가득했다.

최상위 포식자로서 우뚝 섰던 최초의 인류 조상 호모 에렉투스 모습을 담은 그림, 함무라비 법전을 돌에 새기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 초기 지구와 충돌하면서 사라졌던 행성 테이아를 묘사한 그림 등 그림 속에 과학 이야기를 가득 담았다. 

그는 "한 달에 한 작품씩 그림을 그려왔는데, 그림책을 준비하면서는 거의 2주에 한 작품을 완성시키기도 했다"며 웃으며 말했다. 출판사와 상의해 괜찮은 그림이 선정되면 표지를 장식하고 싶은 바람도 있다.
 

그가 그린 또 다른 작품.<사진=이준호 교사 제공>
그가 그린 또 다른 작품.<사진=이준호 교사 제공>
약 5년 동안 팟캐스트와 책 집필까지 쉼 없이 바쁘게 살아온 이준호 교사. 그는 최근 잠시 쉬면서 생각을 정리하려고 마음먹었다. 그러나 이도 쉽지 않게 됐다. 뇌과학을 만난 것이다.

그는 "학교 일도 하면서 팟캐스트와 책 준비 등이 쉽지 않아 잠시 쉴까 생각 중이었다"면서 "그런데 최근 추천받아 읽은 뇌과학 관련 책에서 좋은 영감을 많이 받았다. 다음 꿈이 생겨버렸다. 뇌과학 그림책을 내는 것이다. 뇌과학에 대해 공부하고 재밌게 풀어낼 수 있는 그림책을 꼭 써보고싶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그는 과학커뮤니케이터로서 더 많은 연령층에게 과학을 재밌게 전달하는 역할을 할 계획이다.
 
"이런 우연한 기회가 자꾸 찾아오는걸 보니 과학대중화를 해보라는 사명이 저에게 주어지는 게 아닌가 싶어요. 우연한 기회를 흘려보내지 않고 최선을 다해 과학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유미재단은 6일 특허청 한국지식센터 빌딩에서 제3회 유미과학문화상 시상식을 열었다. 시상식에는 이준호 교사와 그의 책을 출판하는데 애쓴 청림출판 추수밭 등이 과학도서발간상에 이름을 올렸다.<사진=김지영 기자>
유미재단은 6일 특허청 한국지식센터 빌딩에서 제3회 유미과학문화상 시상식을 열었다. 시상식에는 이준호 교사와 그의 책을 출판하는데 애쓴 청림출판 추수밭 등이 과학도서발간상에 이름을 올렸다.<사진=김지영 기자>
한편, 이준호 교사의 책 과빛밤과 이를 출판하는데 애쓴 청림출판 추수밭은 유미과학문화재단(이사장 송만호)이 시상하는 제3회 유미과학문화상 과학도서발간상에 이름을 올렸다.
 
유미재단은 매년 과학문화 창달에 기여한 출판사와 과학단체에 시상하고 있으며, 6일 특허청 한국지식센터 빌딩에서 열린 시상식을 개최했다.
 
유미재단 관계자는 "과학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하여 얻은 다양한 지식을 팟캐스트라는 일반대중들과의 공감 채널을 통하여 과학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한 선생님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며 "앞으로 많은 선생님들께서도 과학을 통한 일반대중의 객관적이고 합리적 사고를 통한 성숙한 문화를 형성하는데 함께하자는 의미로 이준호 선생님의 책을 올해 과학도서발간상의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사피엔스를 번역 출판한 김영사가 올해의 과학도서발간상을 공동 수상했으며, 서울대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이 협동과정은 한국 사회에 첨예하게 제기되고 있는 연구 윤리, 과학기술 정책, 대중의 과학기술 이해 등에 관한 열정적인 교육과 연구 공로 및 많은 전문 인력 양성을 인정받아 유미과학문화상을 수상했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