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최명숙 교수팀-유전자동의보감사업단, 멀티오믹스기법 사용 '길경' 효능 입증
"대사성 질환 예방 맞춤 소재 도출 목표"

경북대 최명숙 교수가 비만 쥐 실험을 통해 길경의 항당뇨 및 항비만 기능성을 입증한 연구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비만 예방을 위한 전통천연물 처방전의 공통소재에 속하는 '길경'은 우리 밥상에 자주 오르는 '도라지'의 한의학적 명칭이다.<사진=허경륜 기자>
경북대 최명숙 교수가 비만 쥐 실험을 통해 길경의 항당뇨 및 항비만 기능성을 입증한 연구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비만 예방을 위한 전통천연물 처방전의 공통소재에 속하는 '길경'은 우리 밥상에 자주 오르는 '도라지'의 한의학적 명칭이다.<사진=허경륜 기자>
"동의보감에 나와 있는 전통천연물들을 볼 때마다 조상들의 지혜가 놀랍습니다. 이러한 점들이 현대과학지식으로도 검증돼 예방과 치료에 적용된다면 엄청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전통천연물을 세계화하기 위해 최근 많은 연구자들이 과학적인 접근에 도전장을 내민 가운데 전통천연물을 비만유래 대사성 스트레스 질환의 예방 및 치료에 접목하겠다고 나선 연구자가 있다.

(재)유전자동의보감사업단의 세부과제를 진행하고 있는 경북대 식품영양학과 최명숙 교수로, 현재 식품영양유전체연구소의 소장직도 맡고 있다. 최명숙 교수팀은 대학원시절부터 쌓은 대사성질환의 원인에 관한 지식과 연구경험을 살려 천연물과 식품으로 대사성 스트레스를 제어하는 방향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유전자동의보감 사업단 내 여러 세부팀들과 협업해 천연물 소재의 효능과 기작에 대한 복합성을 멀티오믹스 기법을 통해 분석하고 있다. 

◆ '길경' 추출기술 개발, 비만 쥐 실험 통해 효능 '입증' 

비만 쥐 실험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최명숙 교수.<사진=허경륜 기자>
비만 쥐 실험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최명숙 교수.<사진=허경륜 기자>

최 교수 연구팀은 이번 과제에서 비만 예방을 위한 전통천연물 처방전 '태음조위탕'과 ‘방풍통성산’의 공통소재에 속하는 길경을 선택, 비만마우스 실험을 통한 효능 검증으로 길경의 항당뇨 및 항비만 기능성을 구체적으로 입증했다. 우리 밥상에도 자주 오르는 도라지를 한의학에서는 ‘길경’이라고 한다. 

최 교수 연구팀은 12주 동안 실험쥐에게 고지방식이, 정상식이, 길경 주정 추출물 각각 3가지 식이를 나누어 먹이는 실험을 진행했다. 비만 유도를 위해 고지방식이를 먹은 쥐들은 정상식이를 섭취한 쥐에 비해 눈에 띄게 체중이 증가했다. 길경 주정 추출물을 먹은 쥐는 사육 전반에 걸쳐 체중 증가량이 정상 식이군과 유사한 패턴을 보였고, 혈장 지질 마커의 수준도 정상 식이군과 유사하게 나타났다. 

또한 길경 추출물을 먹인 쥐의 혈당 수치는 정상 수준으로 나타나 연구팀은 인슐린 저항성 개선을 확인했고, 백색지방의 갈색화(browning)를 유도시키는 항비만 기작 규명을 위해 추가실험도 진행 중이다.

최 교수는 "학술논문에서 제시한바와 같이 길경의 항비만 기능성은 매우 우수하다"며 "연구생활하면서 동물시험에서 이런 수준의 항비만 효능이 천연물에서 나오는 건 드문 일"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그는 "보다 많은 협업과 지원이 가능해져 규모가 커지면 인체시험도 가능할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 생물학적 정보 융합 분석기법 '멀티오믹스' 적극 활용

"멀티오믹스 기법을 활용하게 되면 기존의 방법으로는 분석에 한계가 있었던 전통 천연물의 정확한 기능성을 규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멀티오믹스 기법이란 전사체학, 유전체학, 단백질체학, 대사체학 등의 다양한 시스템생물학을 융합해 분석하는 기법을 말한다. 최 교수는 주로 전사체를 통해 바이오 마커를 분석하고 있다.

우리가 음식물 섭취를 통해 특정 성분(들)을 먹으면 신체 각 조직 안에서 어떤 기능을 하고 있는지 특정 기능성 또는 효능이 나타나는데, 그러한 기능이나 효능은 대사의 흐름을 조절하기도 한다. 

그는 이러한 대사흐름의 현상과 변화를 따라가면서 전사체의 변화도 함께 해석을 한다. 물론 전사체 하나만 가지고 해석을 하기는 용이하지 않아 여러 시스템생물학분야의 기법을 융합해 해석해야 한다. 때문에 현재 수행중인 과제도 다(多)년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정 질환의 발현은 대개 수백개의 유전자 발현양상과 관련 신호전달 체계의 항상성이 무너진 상태의 결과로 나타난다. 따라서, 오믹스 기술을 이용한 생체대사 조절기전 연구는 기존의 단일 유전자와 생리학적 파라미터상에서 수행되었던 생체대사변화 이해의 제한점을 극복할 수 있는 효과적인 연구방법이며 학제간 연구가 매우 중요하다.

국제적으로 아직 완벽한 멀티오믹스 기법의 구현은 어렵지만, 여러 분야에서 멀티오믹스 기법이 사용되고 있고 앞으로 유전자 맞춤형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많이 쓰이게 될 것이라는 게 최 교수의 생각이다.

최 교수 연구팀은 전사체 및 멀티오믹스 기반기술을 활용해 과학적 검증을 통한 천연물의 질병 맞춤형 소재와 건강기능식품 개발 등을 모색하고 있다. 

그는 "현재는 기 도출한 대사성스트레스 관련 전사체를 타세부과제에서 도출한 대사체(세부과제책임자: 경북대 약학대학 류광현교수)와 융합하여 공통 오믹스마커를 도출하는 단계이며 지속적인 검증작업을 통해 새로운 오믹스마커를 개발하고 있다"며 본기술을 "천연물소재의 유용성 확대와 건강기능식품소재 및 차세대 기능성 식품 개발 분야 등에 활용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최 교수와 함께 연구하는 학생들의 모습. 그는 "학생들이 본인이 원하는 기법을 가지고 각자 원하는 곳에 취업을 할 수 있도록 힘이 되는데 까지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사진=허경륜 기자>
최 교수와 함께 연구하는 학생들의 모습. 그는 "학생들이 본인이 원하는 기법을 가지고 각자 원하는 곳에 취업을 할 수 있도록 힘이 되는데 까지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사진=허경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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