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종 기계연 박사 "양자점 정제 공정 자동화·대량화 가능"

국내 연구팀이 신소재로 불리는 양자점을 대량으로 정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기계연구원(원장 임용택)은 김덕종 나노역학연구실 박사 연구팀이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에 쓰이는 양자점을 친환경이면서도 고품질로 대량 정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양자점은 지름 2~10나노미터 수준의 미세한 반도체 결정이다. 성분이 동일해도 크기에 따라 다른 색을 띠는 특성이 있어 퀀텀닷 TV 같은 정교한 색상 변환이 필요한 디스플레이에 활용되고 있다.

또 양자점은 전기에너지를 빛에너지로,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꿔줄 수 있는 광전특성도 있다. 직접 빛을 내는 소자나 태양전지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양자점 합성 과정에서 반응이 이뤄지지 못한 물질들이 불순물로 남게 되면 양자점의 우수한 광전특성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양자점 합성원액 내 불순물을 제거하는 정제 공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기존에는 원심분리기를 이용해 양자점을 침전시킨 후 바닥에 가라앉은 양자점을 골라내는 방식을 택해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다량의 유기 용매가 버려져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컸다. 또 작업 공정이 수동으로 이뤄져 균일한 품질의 양자점을 대량으로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양자점 정제 장치 구조.<사진=연구팀 제공>
양자점 정제 장치 구조.<사진=연구팀 제공>
연구팀은 합성용액이 흐르는 관 속에 표면적이 넓은 다공성 전극쌍을 배치했다. 전압을 걸면 마치 자석에 철가루가 달라붙듯 양자점이 전극 표면에 달라붙게 된다.

그때 관속에 불필요한 성분을 제거하는 세척액과 양자점을 활용도에 맞게 바꿔주는 용매를 관 속에 흘려보내면 원하는 상태로 불순물이 제거된 양자점을 얻을 수 있다. 순수 양자점 회수율을 90% 수준 향상시켰다.

양자점을 가라앉혔다가 다시 원하는 형태로 분산하는 과정을 반복하던 기존 방법에 비해 용매를 10%만 사용하고도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어 환경오염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연속적으로 양자점을 생산할 수 있어 공정 자동화와 대량화가 가능하다.

김덕종 박사는 "양자점 관련 세계시장은 2010년 6700만 달러에서 2015년 6억700만 달러까지 성장하며 급격히 커지고 있다"라며 "하지만 양자점을 활용하려는 노력에 비해 정제 공정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덜하다는 점에서 착안해 새로운 공정을 고안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지난달 27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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