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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성의 티타임] 젊은 연구자에게 4차산업혁명은

최근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를 쉽게 접하게 된다. 4차 산업혁명은 사람과 사물의 초연결과 인공지능에 의한 자동화를 극대화할 전망이다.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지능정보기술에 대한 현황, 발전 전략 등의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다가오는 지능정보사회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A: "선배님, 지금이 4차 산업혁명에 의한 지능정보사회라지요? 논문 연구하고 기술 개발하는 것이 저희 연구자들의 일상인데, 뭐 달라지는 것이 있을까요?"

B: "글쎄… 우리의 지능을 더 높여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은 오는데 말이야. 한 번 같이 생각해 볼까?"

A: "이전의 산업혁명과 어떻게 다르죠? 지능정보기술 역시 사람이 만드는 것이니까, 우리의 노동 측면에서 생각해봐요."

B: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기계화를 이룬 1차 산업혁명과 전기 발명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진 2차 산업혁명 기억해? 산업현장에는 기계식 대량생산 시스템이 도입되었고, 그로 인해 고임금의 숙련 노동자 대신 저임금의 반숙련 또는 비숙련 노동자도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되었지."

A: "기계의 도움을 받아서 생산 효율이 크게 늘게 되었죠."

B: "그런데, 기록에는 노동자들의 작업 환경이 열악했다고도 해. 자본가는 쉽게 저임금의 노동자를 구할 수 있었지만, 고용된 노동자들에게 그 일자리는 생존의 문제였을 테니까. 견디다 못한 노동자들은 다소 폭력적인 러다이트 운동(기계파괴운동)을 벌이기도 했지. 많은 수의 노동법들이 이 때 생겨났어."

A: "최근 인공지능에 의한 사회 변화에 대한 글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인공지능법, 로봇법 등이 제정될 수도 있겠는데요?"

B: "그럴 수도… 있으려나…! 다시 노동자들 얘기로 돌아가서, 그 시절 노동자들은 분업화되고 세분화된 단순 작업을 반복하는 일들을 했어. 고용주는 관리자와 감독자를 두어 단순 수치로 노동자들의 생산량만 점검하면 되었지."

A: "그 시절을 그리는 영화 속 장면을 보면, 사람이 꼭 기계 옆에 붙어 있는 부속품 같기도 했어요."

B: "순식간에 다가온 창의와 협업의 새 시대에 맞지 않게, 100년 넘게 지속된 그 시절의 통제와 평가 방식이 여전히 많이 적용되고 있어."

A: "3차 산업혁명은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자동화, 정보화가 가능해졌죠?"

B: "그래. 다양한 기술들의 융합으로 혁신적 제품들이 등장할 수 있었지. 그런데 그 컴퓨터와 인터넷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됐고. 이제 우리는 창의적인 생각을 가진 인재가 필요해. 인공지능에 의한 연결성과 자동화가 극대화된 지능정보사회(4차 산업혁명에 의한 사회)에서는 너의 아이디어 대부분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봐. 요즘 더욱 더 인재경쟁이 심하다지? 중국 속담에 자신이 미래를 꿰뚫어 볼 수 없으면, 그 통찰력을 가진 사람을 친구로 두라고 하는 말이 있어. 우리도 세상을 바꿀 통찰력을 지닌 인재가 많이 필요해. 우수한 두뇌를 가진 한국의 젊은 연구자 누구도 그 잠재성이 있고."

A: "저도 가능하겠죠?(웃음) 그럼 먼저 우리 연구자들의 지능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연구 환경이 필요하겠는데요!"

B: “연구 환경도 개선되어야겠지. 고맙게도 누군가의 노력에 의해 꾸준히 나아지고 있는 것 같아. 하지만 그에 앞서 역시 사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인간의 뇌는 스트레스 상황이 되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누군가 쫓아오는 긴박한 상황이 되면 열쇠로 자신의 집 문을 제대로 못 열기도 하고, 평소 다니던 문도 화재가 발생하게 되면 제대로 여닫지 못하기도 한다는 얘기가 있지. 말랑말랑한 두뇌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연구자들이 예산, 평가, 인사 등으로 너무 압력을 받지 않았으면 해."

A: "갑자기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책이 기억이 나는데요."

B: "나 자신도 선배로서 고민을 많이 하게 돼. 함께 일하는 후배들과 어떻게 지내는가에 따라 후배들을 바보로 또는 천재로 만들 수 있을 것 같거든. 후배들을 잘 키워서, 난 '바보들의 선배'보다 '천재들의 선배'가 되고 싶지. 조직의 리더는 더 영향력이 있을 테니, 지금 이 선배보다 고민이 더 많을 거고."

A: "맞아요. 후배들은 따뜻한 마음의 선배를 기억하지요. 그리고 찾아가지요. 저희들이 힘들 때 차 한 잔 같이 마시며 이야기 들어 주는 선배가 그 첫 번째더라고요. 지금 선배님처럼요."

B: "그랬나.(웃음) 나 역시 지금 몇몇 선배님들이 기억나네."

A: "연구 분위기와 문화도 변화되면 좋겠어요."

B: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꼭 필요하지. 세계의 기술과 경쟁하는 연구자 스스로 발전하지 못하면 결국 도태될 테니까. 연구소 조직 문화는 각 연구소 특성에 따라 다르겠지만, 몇 가지 공통점이 있을 것 같아. 우선 외부 환경에 적응해 학습되고 공유되며 계승되어 구성원들의 인식 및 행동에 영향을 미치게 되지. 전략적인 접근의 개선이 필요해. 최근 '좀비 직원'이라는 용어로 인터넷을 검색하면 흥미로운 글이 검색돼. 읽어 본 적 있어?"

A: "뭔지 모르겠지만 느낌은 오는데요? 좀비라니… 회복이 여간 쉽지 않은가 봐요."

B: "요즘 신입연구원들을 보면 우리와 다르다는 생각을 가끔 하게 되는데, 기대하는 분위기나 문화가 있어?"

A: "제가 최근에 '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라는 책을 보게 되었는데, 개인의 성과는 '역량 x 시간'이래요. 조직의 까다로운 입사 시험을 통과한 우수한 인재를 확보했으면, 그 다음은 그들에게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주었으면 좋겠어요. 선배님도 이미 아시잖아요. 성과는 사람이 만든다는 것을요."

B: "그렇지. 성과도, 그 4차 산업혁명의 기술도 모두 사람이 만들어 내는 것이지."

A: "우리는 동기가 필요해요. 역량은 개인의 동기에 따라 달라지는 가변적 요소일 수 밖에 없어요. 그 동기는 몰입과 집중을 이끌어 내거든요. 일반적으로 연구 동기가 확실하면 연구 논문 작성에 시간이 단축되지요. 동료로서, 리더로서 함께 일해서 더 나은 성과를 바란다면, 동료와 후배들이 '왜' 지금 그 일을 하고 있고 어디서 즐거움을 찾고 있는지 서로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연구자는 기계 부품이 아니라, 감정이 있는 사람이니까요."

B: "그래, 그런 것들이 필요하긴 한데 바쁜 업무에 치여서 자꾸 잊게 되는 것이 현실이지. 그 동기가 중요해. 타오르는 불씨를 꺼뜨리지 않기 위해서는 산소와 바람이 필요하잖아. 달리는 자동차 역시 연료가 공급되어야 하고. 생각해 보면, 새로 들어온 젊은 친구들이 조직의 많은 사람들을 자극하고 있었네. 열정과 호기심 가득한 그들을 우리가 너무 억누를 필요는 없었을 것 같은데, 아쉬움이 남기도 하네."

A: "우리도 열정과 호기심이 언제 없어질지 몰라요. 어떤 연구자에게도 슬럼프는 찾아오니까요. 도전정신, 실험정신, 기발한 발상 등을 가진 과학기술자들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해요. 이들은 자유와 여유가 주어져도 스스로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는 부류의 사람 일테니까요. 많은 나이에도 늦은 시간까지 일하시는 강 박사님을 보면, 후배인 우리도 나중에 저런 모습일 수 있을지 생각해 보게 돼요."

B: "참, 그런데 열정적으로 연구하는 후배를 선배가 모른 척 할 수는 없지. 뭐가 필요한지 말을 해봐. 목소리를 내어 전달하지 않으면 알 수 없거든."

A: "그렇긴 하지요. 우리 연구자들도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연구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속으로만 불만을 갖고 사회에 무관심하면 결국 과학기술자의 권익은 스스로 포기하는 꼴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B: "과학기술자로 산다는 것이 그리 편하지는 않아. 지금 이 순간에도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논문과 새로운 기술들… 이제는 혼자서 따라가기 조차 힘든 세상이지. 잘하려는 마음이면, 정말 할 것들이 너무 많은데 시간은 부족해. 그렇지만 우리는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우리의 입장을 이야기해 줘야 해. 안타까운 것이 최근 4차례의 과학정책토론회가 있었음에도 많은 과학자들이 모르고 있더라고."

A: "맞아요. 아내에게도 사랑을 표현해야 사랑이 전해지는 것과 같은 이치로 봐도 되겠죠? 이공계의 과학기술자들이 연애할 때 사랑의 감정 표현이 좀 서툴기는 하지요."(웃음)

B: "우리는 너무 직설적일 때가 많아. 그리고 너무 급할 때가 많지. 최단 거리 알고리즘을 연구해서 그런지, 최적화와 효율만 고집하다 보니 그런가 봐. 그렇게 하다보면 우리의 문제를 제로썸 게임으로 만들기 쉽지."

A: "상대 입장에 대한 고려가 없는 무조건적인 요구는 서로를 힘들게 하고 결국 조금 더 힘 있는 자 중심으로 결정되게 되지요."

B: "세상은 돌고 돌잖아. 힘은 스쳐 지나가는 것인데 말야. 나도 양보해야 남도 다음에 나에게 양보해줄 기회가 생기는 거지. 이렇게 하면서 서로 신뢰가 쌓여가겠지."

A: "나이가 많던, 경험이 많던, 직위가 높던 간에 가진 것을 베푸는 여유를 가진 사람이 멋져 보이더라고요."

B: "영리한 과학기술자라면 제로썸 게임이 아닌, 윈-윈 게임을 해야 해. 윈-윈 게임의 판을 잘 만드는 후배 과학자가 있다면 우리는 그들이 더 나은 과학기술계 전반에 긍정 문화를 퍼뜨릴 수 있게 도와 주어야 할 것이고."

A: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라는 책에서도 윈-윈 게임의 판을 만들어 서로에게 득이 될 수 있도록 고민하라고 조언해 주고 있어요. 그런데 선배님! 존경하는 선배님! 제가 어제 늦게까지 일하고 아침에 급히 나오느라 식사를 걸러 배가 고픈데, 일단 이 커피 이외에 쿠키도 한개 사주시면 안 될까요?(웃음) 함께 이야기를 들어 주신 티-타임과 저 쿠키 하나로 선배님은 열심히 일하는 후배를 만나실 수 있게 되는데, 이것도 윈-윈이 될 수 있는거죠.?!"

◆ 방준성 박사는

방준성 ETRI 박사.방준성 ETRI 박사.
방준성 박사는 연구원의 이슈를 젊은 과학자의 입장을 포함해 다양한 관점에서 다시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코너명을 '티-타임'이라고 한 이유가 분명합니다. 선후배 사이의 갈등이 있을 수 있는 소재를 편안한 분위기에서 소개하고자 위함입니다.

또 실제로 필자의 글을 보는 선후배들이 어떤 이슈에 대해  티-타임을 갖고 소통을 위한 대화를 시작했으면 하는 마음에서입니다. 글 중간에 나올 질문과 답변은 다른 연구원들도 생각해 보고 되짚어 보기를 원하는 내용일 것입니다.

방준성 박사는 2013년부터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선임연구원으로, 2016년부터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교수로 연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젊은 과학자의 생각을 나누기 위해 이번 전문가 필진에 적극 참여키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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