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S 시장 열어라···"법 문제 풀고 사업화 모델 만들 때"

[100분 토론] CCUS 전문가들, 국내 기술 높이 평가
"정부‧국민 CCS 시급성 각인, 기술신뢰성 경제성 높여야"
"한국의 CCS 기술 수준은 탄탄한 기본을 갖췄다. 그러나 CCS 시장이 부족하고 시장을 구체화할 방법과 성장이 필요하다."(박기서 KC코트렐 부사장)

"이제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공짜가 아니라는 사실을 공표해서 내부 경제화를 꾀해야 비즈니스 모델이 나온다. 공무원들도 CCS를 잘 모르는 현실이니 국민들도 CCS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 아니겠는가."(현재호 테크노베이션파트너스 대표)

"학계의 문제는 현장형 기술과 교육의 부재다. CCS 시장이 부재하다 보니 대학도 전문 교원 충원이나 이들의 훈련을 진행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권이균 공주대학교 교수)

"CCS는 긴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연구자나 사업가들은 다가올 시장을 대비해서 기술 신뢰성과 경제성을 높이도록 계속 준비해야 한다." (한건우 RIST 박사)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equestration) 기술의 가능성‧활용방안‧문제점 등에 대해 국내 산·학·연 전문가들이 100분 토론을 펼쳤다. 

Korea CCUS International Conference 조직위원회(위원장 박상도)는 지난 9일 오후 2시 라마다프라자제주호텔에서 CCUS 관련 산업계와 연구자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박상도 위원장이 좌장을 맡았고, 권이균 공주대학교 교수, 김찬중 포스코건설 부장, 박기서 KC코트렐 부사장, 백민수 두산중공업 상무, 장경룡 한국전력 전력연구원 소장, 장원석 한국지역난방공사 박사, 정광덕 KIST 박사, 한건우 RIST(포항산업과학연구원) 박사, 현재호 테크노베이션파트너스 대표(가나다 순)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이산화탄소 포집기술 수요·공급처, 저장실증·전환기술 연구자, 정책 등 각분야 전문가들은 'CCUS 기술의 상용화 어디까지 왔는가'를 주제로 ▲CCUS 기술 수준 ▲CCUS 경제성 확보 방안 ▲CCUS 상용화를 위한 제도·지원 방향 등에 대해 100분간 대화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CCS 기술력은 신뢰성을 가질만한 수준이며 이제는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CCS 시장과 비즈니스 모델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CCS 상용화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CCS의 투자 대비 성과를 따지며 지원에 적극적이지 못한 정부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CCS는 긴 안목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연구자나 사업가들은 다가올 CCS 시장을 대비해 기술 신뢰성과 경제성을 높이도록 준비하자는 의견도 제시했다.

CCSU 토론회에 나선 전문가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권이균 공주대학교 교수 ▲김찬중 포스코건설 부장 ▲박기서 KC코트렐 부사장 ▲박상도 CCUS 컨퍼런스 조직위원장 ▲백민수 두산중공업 상무 ▲현재호 테크노베이션파트너스 대표 ▲한건우 RIST(포항산업과학연구원) 박사 ▲정광덕 KIST 박사 ▲장경룡 한국전력 전력연구원 소장 ▲장원석 한국지역난방공사 박사. <사진=KCRC 제공>CCSU 토론회에 나선 전문가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권이균 공주대학교 교수 ▲김찬중 포스코건설 부장 ▲박기서 KC코트렐 부사장 ▲박상도 CCUS 컨퍼런스 조직위원장 ▲백민수 두산중공업 상무 ▲현재호 테크노베이션파트너스 대표 ▲한건우 RIST(포항산업과학연구원) 박사 ▲정광덕 KIST 박사 ▲장경룡 한국전력 전력연구원 소장 ▲장원석 한국지역난방공사 박사. <사진=KCRC 제공>

◆ 韓 CCS 기술, 일정 수준 도달‧‧‧비즈니스 모델 찾기가 관건

김찬중 포스코건설 부장 = "포스코는 2013년, 10MW급 실증플랜트를 준공했고 기술신뢰도는 염려할 정도가 아닌 수준에 도달했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경제성은 지금 당장 기대하기 어렵다. 지금은 수익성이 나오는 구조가 아니며 이산화탄소 처리비를 받을 수도 없다. 이는 규제나 혜택이 있어야만 해결된다고 본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까지 추진되어 왔던 국가 CCS 로드맵이 자주 바뀐다는 것이다. 우리는 R&D가 아니라 상용화·사업화를 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데 정부는 CCS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취하지 않고 있다. CCS 추진 여부를 결정하고 하기로 했으면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CCS에 막대한 투자를 한 기업 입장에서는 현재 상태가 답답하고 안타깝다. 2011년도부터 CCS 관련 정책은 바뀐 것이 없다. 따라서 지금은 CCS 기술이나 경제성을 논할 단계가 아니라,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대규모 실증 추진을 위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기서 KC코트렐 부사장 = "기업의 입장과 정부의 입장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 발전소에서 노력할 부분과 정부의 규제 관리 및 공공 서비스를 분리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CCS 시장을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정책적으로 대형 발전소 10호기를 운용하는 발전소에 중단 기간을 정해서 1개 정도를 시범적으로 설치해 운영하는 경우에 정부가 설비비나 CO2 저감에 대한 탄소세를 지원하는 정책을 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현재 한국의 CCS 기술 수준은 기업 입장에서 볼 때 일차 플랜트를 설계하고 건설할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을 갖췄다. 화공 플랜트라는 것이 신뢰도를 확보할 때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계속된 개선과 보완을 필요로 한다." 

백민수 두산중공업 상무 = "두산중공업의 사례를 들자면, 기술은 준비가 되었는데 시장이 형성되지 못해 기술을 활용하지 못한 경우가 있다. 시장만 있으면 참여할 방안이 있지만, 비즈니스 모델이 안 나온 상태에서는 추진하기가 어렵다. 시장이 없으니 연구팀이 흩어지는 일이 많다는 것도 문제다. 국내개발 습식 10MW급 실증플랜트도 상당한 기술이다. 정부에서는 CCS 프로젝트가 워낙 대규모여서 선뜻 나서기 어려울 것이다. 그 대안을 신재생에너지 RPS 제도에서 찾는 것이 어떨까?. RPS가 세계적 벤치마켓 대상으로 알려졌는데 이와 유사한 것이 CCS 분야에 생기면 좋을 것이다. CCS를 무조건 강요한다고 될 일은 아닌 것 같다. 혜택을 주면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질 것이고 아이디어를 도출해 정부에 적극 건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박기서 KC코트렐 부사장 = "문제는 CCS 시장이 부족하고 시장을 구체화할 방법과 성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우리가 이 정도의 기술을 가지고 있다면 해외에 가서 적정한 사업 개발 기회를 만들고 해당국과의 협업을 통하여 EOR(석유회수증진)을 하면서 CCS를 개발해가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우리가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억지로 만들어 가기를 희망하는 것이 해법만은 아닐 것이다. 아니면 해외 사례와 같이 별도의 공공 CCS회사를 설립하고 이산화탄소 포집을 하는 공공사업을 만들고 이 회사를 운용하는 비용은 개별 발전사들이나 기타의 이산화탄소 배출 업체의 탄소세를 활용하여 운영해 보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이와 같이 함으로써 기본 사업과 공공재인 온실 가스 처리를 분리하여 접근하는 방식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호 테크노베이션파트너스 대표 = "한국이 CCS를 추진한지 20년이 넘었다. 그러나, CCS 추진을 위한 각 정부 부처의 역할은 정해지지 않았고 이상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국내에서 500MW급 실증플랜트 하나만이라도 포집‧처리‧저장까지 하겠다는 명확한 시나리오와 목표를 공표해서 산업계와 기술 개발자들의 불확실성을 확 걷어 내줘야 한다. 이를 위해 산업부의 역할이 크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이산화탄소를 대가 없이 배출했는데 이제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공짜가 아니라는 사실을 공표해서 내부경제화를 꾀해야 비즈니스 모델이 나온다. 이 모든 것은 기술이 아닌 정책 이슈다. 정책 담당자인 산업부가 일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공무원들도 CCS를 잘 모르는 현실이니 국민들도 CCS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 아니겠는가."  

한건우 RIST 박사 = "UNFCCC에 CO2 감축계획을 제출한 197개국 중 10개 국가만이 INDC(Intended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에 CCS를 채택했다. 결국 CCS는 길게 내다봐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한국이 CCS 기술개발을 시작한지가 약 20년인데 국민과 국가 모두 그 비용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됐다. 중요한 것은, CCS 정책이 얼마나 일관성 있게 추진되느냐이다. 지금 정부 부처는 20년 가까이 투자한 CCS에서 상업화 결과가 많지 않다고 보며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 같다. 우리나라 기술이 성숙했는데도 불구하고 법이나 규제가 강력하게 작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정책 입안자들에게 CCS의 필요성이 확실하게 각인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CCS는 인위적 시장이고 어쩔 수 없이 긴 시간이 필요한 일이 아닌가. 연구자나 사업가들은 다가올 시장을 대비해서 기술 신뢰성과 경제성을 높이도록 계속 준비해야 한다. CCS가 전 세계를 하나의 시장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인만큼 우리나라도 준비를 계속해야 한다."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equestration) 기술의 가능성‧활용방안‧문제점 등에 대해 국내 산·학·연 전문가들이 100분 토론을 펼쳤다.  <사진=KCRC 제공>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equestration) 기술의 가능성‧활용방안‧문제점 등에 대해 국내 산·학·연 전문가들이 100분 토론을 펼쳤다.  <사진=KCRC 제공>

◆ '저장' 없는 CCS 소용없다‧‧‧저장 기술, 경험으로 극복해야  

권이균 공주대학교 교수 = "학계는 현재 현장형 기술 교육이 부족하다. CCS 시장이 부재하다 보니 대학도 전문 교원 충원이나 전문가를 활용한 교육을 진행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국내 CCS 전문 인력이 충분하게 배출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의 저장 기술 개발은 기업의 의지보다는 순수한 학문적 호기심에서 출발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기업의 니즈(needs)가 부족 상황에서 연구자의 의지와 관심만으로 R&D가 이뤄지는 것이 정말로 사업에 도움이 될 지는 의문이다.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 

백민수 두산중공업 상무 = "저장이 없는 CCS 사업은 이뤄질 수 없다. 저장 없이 포집만 해서는 소용이 없다. 어느 하나만 가지고는 비즈니스가 될 수 없는 것은 분명하다."

권이균 공주대학교 교수 = "저장 분야는 안 보이는 깊은 땅속이라 불확실성이 크다. 이것은 온전히 경험으로 극복해야 한다. 우리는 이제 막 시작해서 경험이 부족하기도 하고 기술 역시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말할 수도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동안의 연구개발을 통해 5년 전과 비교했을 때는 굉장히 많이 성장한 편이다. 그러나 아직도 국내 기술력에는 부족한 부분이 존재한다. 우리도 어느 정도 기술 자립에 성공했지만, 외국으로부터 도입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어떤 기술을 자립화할 것인 지 판단할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현재호 테크노베이션파트너스 대표 = "우리나라 저장 분야가 특히 문제다. 예전에는 이산화탄소 포집만 해서 수출하면 된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이제는 옛날 방식으로 수출한다면 된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우리가 기초 원천기술 라이센싱이 있지만 산업이 만들어지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CCS 공급 체인에 대한 제도 연구가 거의 이뤄지지 못하고 중요하게 다뤄지지도 않는다는 것은 문제다. 동해안에 이산화탄소를 묻을 데가 있냐는 질문에 확신을 못하는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질학회에서 얼마큼 묻을 수 있는지 과학적 데이터를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그 후에 CCS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된다. 과학자 한두 명이 할 일은 아니고 국제 전문가까지 모여서 결론을 내야하지 않을까. "

◆ 이산화탄소→화합물 전환, 화학 산업에 좋은 기회

정광덕 KIST 박사 = "우리나라는 화석연료를 전량 수입해야 하고 가격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서 이산화탄소를 탄소원으로 사용해 유용한 화합물로 전환하는 일은 화학산업에 굉장히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산화탄소를 전기화학적으로 환원하려는 방법은 시스템이 단순하고 처리 시간이 짧다. 따라서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경우 매우 적합한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이다. 향후 신재생에너지 전기생산 가격은 매우 낮아질 것으로 보이며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 방법이 효율적인 신재생에너지 이용 기술이라고 여겨진다. 우리가 좀 더 긴 안목을 가지고 연구에 자신감을 가지면 이 분야를 리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기업은 해외에서 개발된 연구를 받아들이는 문화가 정착되지 않았다. 함께 연구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장경룡 한국전력 전력연구원 소장​ = "CCS 기술의 실증급 개발과 대규모 상용화 확대 적용은 구분해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 현재는 두 가지를 한 번에 추진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CCS 사업은 기술성·경제성·신뢰성이 함께 뒷받침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포집 기술에서 수송·저장 기술 개발로 가는 과정에 있다. 국내 CCS 포집기술은 10MW급 습식 실증플랜트만도 충분한 기술력을 가졌고 100MW급 실증플랜트로 발전하는 단계다. CCS 실증플랜트 개발과 상용화는 분리해서 생각해야 하고 정책 역시 따로 추진해야 한다."

장원석 한국지역난방공사 박사 = "지역난방공사에서는, 이산화탄소 배출원이 도심에 위치하고 있으니 도심에 맞는 감축 및 활용기술을 고려해야 한다. 공간 부족으로 인해 기존 건식·습식 공정을 적용할 수 없어서 CCS 기체분리막 포집분리기술을 현장에서 적용하고자 한다. 또한, 당장의 감축량 효과는 적지만 친환경적으로 이산화탄소를 저감시키고 고가물질(항산화물질)을 생산할 ‘미세조류 이용 고가물질 생산 실증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경제적으로 경쟁력 있으며 현재 실증화 플랜트를 건설해 운전중이다. 탄소활용(CCU)기술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바이오연료와 건강식품 등 분명한 타깃이 있어야 한다. 경제성 확보와 사업화가 가능한 기본적인 결과물에 대한 경쟁력 필요하다. 제품의 경우 시장과 부가가치 규모를 통한 선별이 필요하며 시장 가격 경쟁력과 원가부담을 낮출 필요가 있다. 또한 공정에 대한 명확한 이산화탄소 저감량 산출근거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제주=한효정 기자의 다른 기사 더보기
독자의견
로그인 독자분들의 소중한 의견은 과학과 국민을 잇는 밑거름이 됩니다
0/ 3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