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대학원 총학생회, 연구환경 실태 등 설문조사
장비 등 HW 만족도 높고 SW 변화와 개선 필요

KAIST 석박사 재학생들은 학교의 연구환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KAIST 대학원 총학생회는 지난해 11월 1일부터 15일까지 실시한 '연구환경 실태와 환경' 설문 조사 결과를 14일 구성원(교수, 석박사생)에게 이메일 발송으로 공개했다. 설문조사는 KAIST 대학원생들의 연구환경 실태를 확인하고 원활한 연구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정책 자료로 활용되며 10여년 전부터 매년 시행되고 있다.

항목은 ▲연구실 생활 ▲연구프로젝트와 행정업무 ▲연구실내 윤리문제 ▲인권침해 ▲연구실 복지 ▲경제적 환경 등이다. 매년 조금씩 달라지며 올해는 인권침해 부분을 추가하고 결과를 공개했다.

설문 결과 KAIST 내 연구장비나 시설은 비교적 만족도가 높았지만 교수와의 소통, 고민 해결 면에서는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원 총학생회는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정책을 개선하고 수립해 나갈 예정이다.

이번 설문에는 석사부터 박사과정생, 통합과정생 등 다양하게 참여했다.<이미지=KAIST 대학원 총학생회 제공>
이번 설문에는 석사부터 박사과정생, 통합과정생 등 다양하게 참여했다.<이미지=KAIST 대학원 총학생회 제공>
◆ 연구시설 장비 만족도 높지만 지도교수 연구지도 아주 만족은 11.40% 뿐

KAIST는 대학원 재학생도 일정 수준의 성적을 유지하면 등록금이 지원된다. 조사결과 석사생 79.02%, 박사생 84.11%가 등록금을 전액지원 받고 있다. 지원없음이라고 답변한 참여자는 석사 4.90%, 박사 3.74% 수준이다.

연구장비와 시설에 대한 만족도 일정 수준 이상이다. 연구활동에서 연구장비와 시설이 많이 사용되는 생명과학기술대학은 좋음 이상 56.25% 보통 35.16%로 만족도가 높았다.  공과대학은 좋음 이상 41.61% 보통 20.99%로 자연과학대학은 좋음 이상 49.19%, 보통 17.84%로 나타났다. 사무시설 수준을 묻는 항목에는 66.83%가 좋음 이상, 보통은 23.07%가 답변 비교적 시설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식사 시간도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점심은 전체 응답자의 79.99%, 저녁은 86.77%가 자유롭다고 밝혔다. 점심의 경우 대학별로 인문사회과학대학이 100% 자유롭다고 답했으며, 경영대학 89.66%,  자연과학대학 82. 16%, 공과대학 80.48%, 생명과학기술대학 64.06% 순이다. 

하지만 휴가일은 6.61일로 대부분의 응답자들이 휴가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공식적인 휴가 기간이 없어 개인 일정(고향방문, 명절, 종교활동)을 위해 눈치를 봐야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고백했다.

지도교수의 연구지도에는 11.40%의 학생이 아주만족한다고 답변했다.<이미지=KAIST 대학원 총학생회 제공>
지도교수의 연구지도에는 11.40%의 학생이 아주만족한다고 답변했다.<이미지=KAIST 대학원 총학생회 제공>
지도교수의 연구지도에 대해서는 11.40%학생만 아주 만족하다고 답변, 전체적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만족도가 가장 낮은 대학은 공과대학으로 아주만족이 9.53%에 불과했다. 생명과학기술대학 11.72% 경영대학 17.42%, 자연과학대학 18.92%, 인문사화과학대학 21.95%로 이공계 대학이 비교적 만족도가 낮았다.

학생을 지도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지도교수의 대외활동으로 인한 연구지도시간 부족(46.2%), 논문지도를 거의 해주지 않음(38.5%), 연구분야 무관심과 다른주제 강요(15.4%)를 꼽았다.

평균 연구관련 활동 시간은 6.53시간으로 나타났다. 생명과학기술대학 재학생이 8.93시간으로 가장 높았고 자연과학대학은 7.04시간 공과대학은 6.21시간으로 뒤를 이었다. 주말에도 나와 연구하는 학생들도 61.35%로 확인됐다.

학생들이 등록금을 제외하고 받는 교내 수입 평균은 109만원 정도. 박사 국비장학생이 134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박사 일반장학생이 106만원, 석사 국비 장학생이 102만원, 박사 KAIST 장학생 91만원, 석사 KAIST 장학생이 68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내부 수입 요소는 석사학자금, 국비박사조교수당, 연구관련 수당, 조교수당 등이다. 이들이 연구활동에 참여한 시간과 최저시급(6030원)으로 계산했을경우 최저지급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그룹연구를 위해 지도교수와의 만남은 일주일에 1.92시간으로 많은 편은아니다. 지도교수 한명당 담당하는 학생이 많다는 의견도 있다. 답변 참여자 중 37%는 많다, 56%는 적절하다, 7%는 부족하다고 밝혀 대학별 조절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많다는 답변이 높은 곳은 공과대학, 생명과학기술대학, 자연과학대학, 경영대학 순이다.

지도교수와의 관계에서도 절반이상이 불편함을 호소했다. 전체 응답자 중 587(39.82%)명이 연구지도에 불만이 있다고 답했다. 또 프로젝트 지도 부족(247명, 16.75%), 무관심(215명, 14.58%)이 뒤를 이었으며 졸업 후 진로 계획을 방해하는 경우도 86명이나 됐다.

연구실 선후배와 동료간의 불만을 묻는 질문에는 1087명이 불만 없음을 표했다. 하지만 117명은 지나친 관심으로 불편함을 114명은 무관심으로 어려움을 호소해 관심의 적정선 조율이 요구됐다.

참여 프로젝트는 평균 1.4개로 1개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학생이 46.40%로 가장 많았고 2개는 25.92%, 3개는 9.43%로 나타났다. 하지만 4개이상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학생도 2.04%로 나타났다. 참여 프로젝트가 없는 학생도 15.20%로 조사됐다.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개선해야할 점은 잡무와 행정처리 문제가 가장 많았다.  21.56%가 행정적인 문제에 이어 업무에 비해 적은 인건비 15.59%, 학생 간 프로젝트 업무 불균형 14.77%, 실적에 대한 압박13.78%, 연구와 관련없는 프로젝트 11.83%, 교수의 낮은 기여도 10.02%로 순으로 나타났다.

◆ 고민상담 할 곳이 없어 71.65% 속앓이, 인권침해 사례도

연구실내 고민 상담은 가능할까. 답변자의 71.65%(조금 가능 40.18%, 보통 20.01%, 조금 아님 8.58%, 전혀 아님 1.87%)가 어렵다고 답변, 실질적인 고민해소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분히 가능하다고 답변한 학생은 29.35% 수준이다.

고민 상담 대상은 학위 과정은 졸업생을 포함한 선배(36.84%)가 비교적 많았고 연구실 동기(30.25%), 연구실 후배(15.53%), 지도교수(12.75%) 순으로 조사됐다. 

연구실 구성원과의 친밀도를 묻는 항목에 지도교수와 상당히 친밀하다는 답변이 8.15%, 조금 친밀함 23.90%로 대다수의 학생들이 지도교수와 거리감을 느끼고 있었다. 대신 연구실 선배(졸업생 포함), 동료와의 친밀도는 64.97%로 학생들이 졸업 후에도 선배와의 친밀도를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내 인권침해 분야는 폭언(27.07%), 폭행(3.80%), 성희롱과 성추행(7.73%)을 경험한 것으로 확인됐다. 폭언과 폭행, 성희롱과 성추행에 대해 심각하다 이상을 답변한 학생도 각각 333(22.59%)명, 35(2.37%)명, 118(8%)명이나 돼 인권 침해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권 침해 통계는 올해 처음으로 공개됐다.

인권침해를 끼치는 주체는 지도교수가 37% 로 가장 많았으며 연구실 동료 36% 지도교수와 다른교수 14% 연구실외 다른 학생 9% 직원 3% 순이다.

이러한 인권 침해를 당한 학생 중 놀라거나 저항하는 학생이 85.6%에 이르렀으며 연구에 지장을 받는 학생도 50.5%에 달했다. 성희롱과 성추행 후 대응은 주변에 토로 후 무대응(44.7%), 일체 묵인(24.7%)으로 피해 학생의 대부분이 적극 대응하지 못하고 있어 대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대학원 총학생회 관계자에 의하면 지도교수가 아닌 연구실 동료에 의한 침해도 늘고 있어 결과를 올해부터 공개키로 했다.

연구수당 분야에서는 35.21% 학생이 모르고 있었다고 답변했다. 대학별로는경영대학 재학생의 68.97%가 인센티브 개념을 모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인문사회과학대학 학생의 51.22%, 생명과학기술대학 42.97%, 공과대학 30.80% 순으로 연구프로젝트가 많은 공과대학에서 비교적 인센티브에 대한 인지가 높았다.

인센티브에 대한 부당한 사례도 언급됐다. 지급기준이 모호하고 불투명함, 교수의 수령비율이 지나치게 높음, 불합리한 기준 등이 있음을 고백했다. 연구수당을 반환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AIST 대학원생은 "매년 설문 조사가 이뤄지는데 의미있는 항목들이 많아 답변에 참여했다. 결과에 대해 구성원 모두가 자각하며 변화와 개선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설문 참여 의의를 밝혔다. 

설문에는 KAIST 대학원생 5789명중 25.91%인 1474명이 참여했다. 석사 1년차부터 박사 5년차, 통합과정 6년차까지 다양한 재학생이 각각 답했다. 조승희 전 회장에 의하면 이번 설문에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했다. 대학별로는 공과대학이 74.02%로 가장 많았고 자연과학대학 12.55%, 생명과학기술대학 8.68%로 뒤를 이었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