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기의 사진공감]나무들의 겨울 이야기

글 사진: 박용기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전문연구원
봄 소식_입춘이 지나고 나면 누구나 마음 속에 봄이 다가 오기 마련이다. 실제로 남쪽에서는 벌써 복수초나 매화가 피었다는 꽃 소식이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제대로 봄이 오려면 아직도 한 달 가까이 기다려야만 할 것 같다. Pentax K-3,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400 s, ISO100봄 소식_입춘이 지나고 나면 누구나 마음 속에 봄이 다가 오기 마련이다. 실제로 남쪽에서는 벌써 복수초나 매화가 피었다는 꽃 소식이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제대로 봄이 오려면 아직도 한 달 가까이 기다려야만 할 것 같다. Pentax K-3,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400 s, ISO100

입춘이 지나고 나면 누구나 마음 속에 봄이 다가 오기 마련이다. 실제로 남쪽에서는 벌써 복수초나 매화가 피었다는 꽃 소식이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과거 30년간 서울의 입춘 당일 평균기온은 섭씨 영하 2도이며 최근 몇년간도 모두 영하권 추위가 나타났다고 한다.

그러니 아직 봄을 피부로 느끼기에는 조금 이른 시기인 것 같다. 그렇다면 기상학적으로는 봄이 언제 시작되는 것일까? 봄의 시작은 일 최저기온이 섭씨 0도 이상이고 일 평균기온이 섭씨 5도 이상인 날을 봄의 시작점으로 보는 게 통상적인 방법이었다.

이 방법 대로라면 최근 10여년 사이 봄의 시작이 가장 빨랐던 해는 2009년으로 2월 27일, 그리고 가장 느렸던 해는 1996년으로 3월 21일이었다. 봄이 시작되는 시기가 무려 22일이나 차이가 있었다.

그래서 기상연구소에서는 일 최고기온, 일 평균기온, 일 최저기온을 모두 합한 기온을 7일씩 순차적으로 이동하면서 평균한 값을 기준으로 계절을 구분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 방법에서 봄의 시작일은 이 값이 마지막으로 15도 이하인 날이다.

조금 복잡하긴 하지만 기상연구소가 이 방법으로 1973년부터 2004년까지 30년 동안 측정한 우리나라 봄의 평균 시작일은 3월14일이라고 한다. 봄이 오려면 아직도 한 달 가까이 기다려야만 한다는 말이다.

겨울 나무_추운 겨울 동안 풀꽃과 나무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Pentax K-1, HD PENTAX-D FA 24-70mm F2.8ED SDM WR, f/7.1, 1/25 s, ISO200겨울 나무_추운 겨울 동안 풀꽃과 나무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Pentax K-1, HD PENTAX-D FA 24-70mm F2.8ED SDM WR, f/7.1, 1/25 s, ISO200

'추운 겨울 동안 풀꽃과 나무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 연구원의 숲과 가까운 수목원을 둘러 본 적이 있다. 대부분의 풀꽃은 씨나 땅 속 뿌리만을 남긴 채 땅 위에 있던 줄기들은 사라졌거나 생명을 잃은 채 마른 풀로 서 있었다.

겨울 잠을 자는 나무_나무들은 겨울 잠을 자면서 봄을 준비하고 있었다.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f/3.5, 1/25 s, ISO100겨울 잠을 자는 나무_나무들은 겨울 잠을 자면서 봄을 준비하고 있었다.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f/3.5, 1/25 s, ISO100

하지만 나무들은 겨울 잠을 자면서 봄을 준비하고 있었다. 나무에게 있어 봄이 가장 먼저 찾아오는 곳은 바로 가지에 있는 겨울눈들이다. 그러면 겨울눈들은 어떻게 봄을 느껴 꽃을 피우거나 잎을 내 놓을까?

나무들의 겨울눈_겨울눈은 봄이 되면 꽃이나 잎으로 자랄 생명을 감싸고 추운 겨울을 나게 된다. 보통 잎이 변하여 만들어진 단단한 비늘 형태로 존재하며 목련처럼 그 위에 따뜻한 털옷을 입고 있는 부잣집 아가씨 같은 나무도 있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25 s, ISO100나무들의 겨울눈_겨울눈은 봄이 되면 꽃이나 잎으로 자랄 생명을 감싸고 추운 겨울을 나게 된다. 보통 잎이 변하여 만들어진 단단한 비늘 형태로 존재하며 목련처럼 그 위에 따뜻한 털옷을 입고 있는 부잣집 아가씨 같은 나무도 있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25 s, ISO100

나무의 겨울눈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프랑스의 동화 <숲 속의 잠자는 공주>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 갖기를 간절히 원했던 어느 왕과 왕비는 어렵게 공주를 낳게 되었다. 공주의 탄생을 축하하려고 12명의 마법사들을 초대하였다.

파티가 시작되자 마법사들은 저마다 공주를 위한 좋은 선물을 마련하여 차례로 선물을 전달하고 있었다. 그런데 11번째의 마법사가 선물을 전달한 직후 파티에 초대받지 못한 마법사 하나가 나타나 선물 대신 저주를 퍼부었다.

겨울눈과 아침 해_겨울눈이 봄에 꽃과 잎을 피우는 데에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하나는 겨울 동안 최소한의 추운 날의 수이다. 겨울눈은 겨울 동안 추운 날을 최소한 얼마 이상 겪어야 하며 그후 적당한 온도에 도달하도록 따뜻한 봄 햇볕의 입맞춤이 있어야만 잠에서 깨어나게 된다. 마치 잠자는 숲 속의 공주가 100년이라는 시간을 채운 후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에 들어온 용감한 왕자의 사랑이 담긴 입맞춤이 있어야 깨어나 듯…. Pentax K-3, HD PENTAX-D FA 24-70mm F2.8ED SDM WR, f/5.6, 1/2500 s, ISO100겨울눈과 아침 해_겨울눈이 봄에 꽃과 잎을 피우는 데에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하나는 겨울 동안 최소한의 추운 날의 수이다. 겨울눈은 겨울 동안 추운 날을 최소한 얼마 이상 겪어야 하며 그후 적당한 온도에 도달하도록 따뜻한 봄 햇볕의 입맞춤이 있어야만 잠에서 깨어나게 된다. 마치 잠자는 숲 속의 공주가 100년이라는 시간을 채운 후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에 들어온 용감한 왕자의 사랑이 담긴 입맞춤이 있어야 깨어나 듯…. Pentax K-3, HD PENTAX-D FA 24-70mm F2.8ED SDM WR, f/5.6, 1/2500 s, ISO100

"공주는 16살이 되면 물레의 뾰족한 가락에 찔려 죽을 것이다." 다행히 마지막 마법사가 선물을 전달하기 전이어서 그 마법사는 저주의 일부를 바꾸어 주는 것으로 선물을 대신하게 되었다. 즉 공주가 죽지 않고 100년간 잠이 든 후 왕자의 입맞춤으로 다시 깨어날 수 있게 하였다.

성안의 모든 물레를 불태우는 등 왕과 왕비는 철저하게 대비했지만 공주는 정말로 16살에 성의 골방에 남아있던 물레에 다쳐 잠이 들고 말았다. 100년이 흐른 후 어느 용감한 왕자가 저주를 퍼부은 마법사의 방해를 뚫고 가시덤불로 뒤덮인 이 성에 들어와 공주에게 키스를 하게 됨으로써 공주는 깊은 잠에서 깨어나 왕자와 함께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이다.

이 동화 속에는 두 가지의 중요한 이벤트적 단서(큐)가 존재한다. 즉 공주가 잠에 빠져들게 하는 이벤트와 깊은 잠에서 빠져나오게 되는 이벤트이다. 나무의 겨울눈도 이러한 두 가지의 큐에 의해 겨울잠에 들어가고 봄이 되면 잠에서 깨어나게 된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되면서 밤의 길이가 길어지기 시작하고 기온이 점차 내려가게 되면 어느 순간 나무들에게 휴면 상태로 돌입하라는 큐 사인이 떨어지게 된다. 이 때부터 나무들은 잎을 떨구고 겨울눈을 준비하게 된다.

겨울눈은 봄이 되면 꽃이나 잎으로 자랄 생명을 감싸고 추운 겨울을 나게 된다. 보통 잎이 변하여 만들어진 단단한 비늘 형태로 존재하며 목련처럼 그 위에 따뜻한 털옷을 입고 있는 부잣집 아가씨 같은 나무도 있다.

겨울눈이 봄에 꽃과 잎을 피우는 데에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하나는 겨울 동안 최소한의 추운 날의 수이다. 겨울눈은 겨울 동안 추운 날을 최소한 얼마 이상 겪어야 하며 그후 적당한 온도에 도달하도록 따뜻한 봄 햇볕의 입맞춤이 있어야만 잠에서 깨어나게 된다. 마치 잠자는 숲 속의 공주가 100년이라는 시간을 채운 후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에 들어온 용감한 왕자의 사랑이 담긴 입맞춤이 있어야 깨어나 듯….

봄이 되어 겨울눈이 생명을 틔울 때도 거저 되는 법은 없다. 겨울눈의 비늘이 벗겨질 때 가지는 상처를 입게 된다. 잎이 떨어진 자리가 상처로 남 듯, 겨울눈 주위에도 상처 조직이 만들어 진다. 이러한 상처 조직을 세어 보면 그 가지가 본 줄기에서 나와 몇 년이 되었는지를 알 수도 있다고 한다. 

겨울 나무로 서서 하늘을 보다_겨울은 나무들에게 침잠의 시간을 갖도록 하고 나무는 그 시간을 헛되이 버리는 일 없이 고통 가운데 내면의 꿈을 키워 봄을 맞는다. 살면서 우리에게 이러한 겨울이 찾아올 때, 겨울 나무를 생각하면서 새롭게 태어날 꿈과 희망을 보듬는 겨울눈을 만드는 지혜가 필요하리라. Pentax K-1, HD PENTAX-D FA 24-70mm F2.8ED SDM WR, f/7.1, 1/1250 s, ISO100겨울 나무로 서서 하늘을 보다_겨울은 나무들에게 침잠의 시간을 갖도록 하고 나무는 그 시간을 헛되이 버리는 일 없이 고통 가운데 내면의 꿈을 키워 봄을 맞는다. 살면서 우리에게 이러한 겨울이 찾아올 때, 겨울 나무를 생각하면서 새롭게 태어날 꿈과 희망을 보듬는 겨울눈을 만드는 지혜가 필요하리라. Pentax K-1, HD PENTAX-D FA 24-70mm F2.8ED SDM WR, f/7.1, 1/1250 s, ISO100

겨울 나무를 보면서 자연은 참 많은 것을 깨닫게 해준다는 것을 느낀다.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힘들 만큼 힘들어야 하며, 그 후에도 자기 희생과 함께 주변의 따뜻한 사랑의 도움이 있어야만 한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겨울은 나무들에게 침잠의 시간을 갖도록 하고 나무는 그 시간을 헛되이 버리는 일 없이 고통 가운데 내면의 꿈을 키워 봄을 맞는다. 살면서 우리에게 이러한 겨울이 찾아올 때, 겨울 나무를 생각하면서 새롭게 태어날 꿈과 희망을 보듬는 겨울눈을 만드는 지혜가 필요하리라.

겨울나무로 서서/ 이재무

겨울을 견디기 위해
잎들을 떨군다.
여름날 생의 자랑이었던
가지의 꽃들아 잎들아
잠시 안녕
더 크고 무성한 훗날의
축복을 위해
지금은 작별을 해야 할 때
살다보면 삶이란
값진 하나를 위해 열을 바쳐야 할 때가 온다.
분분한 낙엽,
철을 앞세워 오는 서리 앞에서
뼈 울고 살은 떨려 오지만
겨울을 겨울답게 껴안기 위해
잎들아, 사랑의 이름으로
지난 안일과 나태의 너를 떨군다.

 
독자의견
로그인 독자분들의 소중한 의견은 과학과 국민을 잇는 밑거름이 됩니다
0/ 3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