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빛으로 판서하는 전자칠판·라이파이 등에 적용가능
17명의 저자 중 한국인 9명…5~10년 내 상용화 계획

제조된 광감응 디스플레이 소자위에 레이저 포인터를 이용해 'UI'라고 글자를 표현한 모습.<사진=ETRI 제공>
제조된 광감응 디스플레이 소자위에 레이저 포인터를 이용해 'UI'라고 글자를 표현한 모습.<사진=ETRI 제공>
한국 과학기술자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진이 아령 모양의 양자점을 이용해 빛에 반응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다우사와 공동으로 아령 모양의 반도체 양자점을 이용, LED 발광특성과 광감지 능력이 뛰어난 광반응 디스플레이를 구현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에는 미국 펜실베니아대 박사후 연구원으로 있는 오누리 박사, 일리노이 대학교의 김봉훈 박사, 조성용 박사, 심문섭 교수, ETRI 실감디스플레이연구그룹의 남수지 박사가 참여했다. 논문 총 저자 17명중 한국 과학자가 9명이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물질은 최근 각광받고 있는 양자점이다. 자체적으로 빛을 내는 수십~수백 나노미터(㎚)의 반도체 결정이다. 이미 국내 TV제조사는 QLED라는 이름으로 LCD 패널과 LED 백라이트 사이에 사용중이다.

양자점의 특성은 코어(Core)와 쉘(Shell) 구조의 구형이다. 일반적으로 에너지차이는 코어부분이 작고 쉘 부분이 크다. 이처럼 양자점은 큰 에너지의 빛을 선택적으로 흡수 또는 에너지 차이에 해당되는 빛을 방출하기 때문에 LED, 광검출기, 태양전지와 같은 광전자소자 등에 응용된다.

하지만 이러한 구형의 양자점은 주입된 전자와 정공을 다시 추출 혹은 분리하는 것이 쉽지 않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해결을 위해 이중 이종접합 나노막대 양자점을 개발했다. 나노막대 끝에 코어와 쉘 구조의 양자점이 아령처럼 붙어있는 구조다. 

양자점을 아령구조로 변경함으로써 에너지를 잃으면 빛을 방출하는 LED의 원리와 이와 반대로 빛 에너지를 얻으면 전류가 흐르는 광센서의 원리를 이용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이번 기술은 기존 QLED 기술과는 다른 형태의 새로운 양자점을 이용해 합성하는 기술이다. 기존과 달리 LED가 빛을 방출하는 것 뿐만 아니라 빛을 흡수해 센서처럼 빛을 감지하는 소자를 개발한 것이다. 이에 따라 어두운 환경에서 LED가 자동으로 밝아질 수도 있도록 광량을 자동조절 하는 셈이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레이저 포인터로 외부 빛을 가정해 활용, LED 픽셀에 빛이 들어옴을 감지하면 픽셀마다 외부 전기적 신호가 들어오도록 만들었다. 따라서 실제 연구진이 만든 패널에는 펜이나 손가락의 접촉 없이도 글씨 쓰기가 가능하다. 전자칠판이나 디스플레이 등에도 펜이나 잉크를 통한 판서가 아닌 새로운 방법의 표현도 가능할 전망이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을 바탕으로 발광과 감지 효율을 높이고 에너지 변환 효율이 높은 디스플레이 장치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용화 시점은 5~10년 내로 내다봤다.

ETRI 관계자는 "앞으로 빛으로 쓰는 전자칠판, 동작 인식 스크린, 자가충전 발광소자 뿐만 아니라 빛으로 데이터를 송·수신 하는 라이파이(Li-Fi) 디스플레이 등에 적용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에 대한 논문은 사이언스지 10일자에 게재됐다.

A.본연구에서 만든 LED소자를 구성하는 물질들의 에너지 밴드 다이어그램 B-C. 본 연구에서 핵심이 되는 아령모양 양자점(DHNR)의 주사전자현미경(TEM) 사진 D. 10 x10 어레이로 만든 DHNR-LED의 소자 모식도 E-F. 외부 빛에 의해 일정량의 광전류가 흐르면, 자동으로 불이 들어오도록 프로그램되어있는 10 x10 어레이 소자에 레이저 포인터 빛을 비추면, 빛이 이동하는 방향을 따라 LED 불이 들어오는 이미지를 보여줌. <사진=ETRI 제공>
A.본연구에서 만든 LED소자를 구성하는 물질들의 에너지 밴드 다이어그램 B-C. 본 연구에서 핵심이 되는 아령모양 양자점(DHNR)의 주사전자현미경(TEM) 사진 D. 10 x10 어레이로 만든 DHNR-LED의 소자 모식도 E-F. 외부 빛에 의해 일정량의 광전류가 흐르면, 자동으로 불이 들어오도록 프로그램되어있는 10 x10 어레이 소자에 레이저 포인터 빛을 비추면, 빛이 이동하는 방향을 따라 LED 불이 들어오는 이미지를 보여줌. <사진=ETR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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