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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는 가정을 소중히 한다···연구 자체가 축복" 

[NASA/JPL 한인 연구자에게 듣다]③김민웅·김영진 부부 연구원
'일'과 '양육' 동시에 가능한 'NASA'···"아이들 손잡고 방과 후 프로그램 데려가" 
항공우주산업은 첨단 기술이 융합되는 분야로 국력과도 직결된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위치한 NASA(미국항공우주국) JPL(Jet Propulsion Laboratory,제트추진연구소)는 연방정부의 기금을 지원받아 Caltech(캘리포니아공대)에서 운영하고 있는 국가연구시설이다. JPL은 태양계·외계 행성탐사, 천체물리학, 지구과학 기술 개발, 우주 로보틱스, 심우주 통신망(Deep Space Network) 등과 관련한 연구를 수행함으로써 첨단기술 혁신을 이끌고 있다. 

NASA/JPL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인 연구자들이 한국 과학계를 위해 보낸 메시지를 정리했다. 서면 인터뷰를 통해 기사에 언급된 모든 사항들은 온전히 개인의 의견이며, NASA, Caltech, JPL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니라는 것을 사전에 밝힌다.(NASA 한인 연구자에게 듣다, 글 싣는 순서 ①성기윤 책임연구원 ②김헌주 젊은 연구원 ③김민웅·김영진 부부 연구원, 정리=박은희, 강민구 기자)

연년생 두 아이를 키우며 NASA/JPL(미국 항공우주국 제트추진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는 김민웅·김영진 부부 연구원. 맞벌이 부부에게 '일'과 '육아'를 양립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공학자이자 부모인 이들에게 양육은 그리 큰 문제가 아니라 말한다.   

"7살 딸아이와 6살 아들이 있어요. 두 아이가 아프거나 학교가 일찍 끝나면 조퇴해 재택근무를 합니다. 아이 때문에 상사나 동료의 눈치를 보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남편은 아이들을 등교 시킨 후 출근하고 저는 일찍 출근하는 대신 일찍 퇴근해 아이들을 돌봅니다.“

김영진 연구원은 엄마로서 공학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NASA의 근무환경을 꼽았다. 시간의 융통성과 재택근무 외에도 NASA는 언제 어디서나 근무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 

그는 "NASA는 가정을 소중히 생각한다"며 "회식은 거의 없다. 대부분 오후 5시 정도면 퇴근하고 아주 가끔 Happy Hour(오후 4~6시)에 동료들과 만나 담소를 나눈다"고 밝혔다. 

남편 김민웅 연구원도 아내와 같은 생각이다. 그는 "10년 넘게 함께 한 상사와 동료들이 결혼 전부터 응원을 해줬고 지금도 가족과 같은 관계로 도와준다"며 "유연한 근무시간 덕분에 일을 하면서도 아이들을 충분히 돌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부부 연구원으로 NASA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서는 "축복"이라고 답했다. 김민웅 연구원은 "일에 대한 고민을 이해하기에 대화하고 서로의 지식이 필요할 때는 조언하고 도움을 준다"며 "바쁜 업무 속에서도 점심시간을 이용해 짧은 데이트도 즐긴다"고 말했다. 

이들은 부부 연구원으로서 아이들과 젊은이들에게 좋은 모델이 되길 바란다. 부부는 "부부 연구원으로서 연구소에서 좋은 본보기가 되는 것이 목표"라며 "NASA는 시민들에게 과학을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데 우리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아래는 김민웅·김영진 부부 공학자와 일문일답. 

김민웅·김영진 부부 공학자. 김민웅·김영진 부부 공학자.

Q.​ NASA/JPL 입사 계기는.  

김영진=대학교(UCLA) 3학년 때 학교에서 열린 '잡 페어(Job Fair)'를 통해 NASA/JPL에 입사하   게 됐다. 입사 후 2년 간 학사 과정을 마쳤고 동시에 일주일에 20시간 이상 NASA/JPL에서 근     무를 했다. 대학 졸업 후 바로 정규직으로 채용됐다.   

김민웅=NASA에 오기 전 벤처 회사에서 일했다. 벤처 창업자가 NASA/JPL 엔지니어였고, 그의 소개로 이직하게 됐다.


Q.​ 주요 업무는.  

김영진=10년 동안 화성 탐사선팀에서 근무 중이다. 역할은 'MRO Sequence Engineer'다. 쉽게 말해 탐사선을 조종하는 명령어를 준비하고 전송하는 일을 하고 있다. MRO(Mars Reconnaissance Orbiter)는 지난 2005년 발사돼 2006년부터 화성 궤도를 돌고 있는 화성정찰위성이다. 

MRO는 화성의 기후를 감찰하고 물이 흘러간 증거를 찾아내기도 하며, 현재 화성에서 활동 중인 탐사 로버들과 교신 역할을 담당한다. 화성 탐사선에 전송되는 모든 명령어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잘못된 명령어는 한 줄이라도 탐사선에 치명적일 수 있다. 

화성의 위치와 지구의 공전과 자전으로 인해 지구에서 화성까지 전송되는 시간이 적게는 4분 정도 많게는 24분 정도가 소유되기 때문에 어떤 문제가 생겨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명령어를 잘 준비하고 전송해야 한다. 

김민웅=NASA LMMP(NASA's Lunar Mapping and Modeling Project)에서 소프트웨어 설계자(Software architect)로 근무하고 있다. NASA의 달 관련 자료를 통합 관리하고, 지도나 고도 자료를 최신 기술을 통해 시각화하고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팀을 이끌고 있는데 지리정보시스템 소프트웨어(Geo Information System Software), 데이터시각화(Data visualization), 사용자인터페이스(UI, User Interface) 설계 등을 담당한다.   


Q.​ 한국과 미국의 연구 환경 차이점은.  

김영진=NASA는 지난 5년간 연속으로 미국 정부 기관 중에 가장 일하기 좋은 곳으로 선정됐다. 기관에서는 일단 사원이 채용되면 그 사람의 능력을 키워내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 일하면서도 대학에서 석사나 박사 과정을 진행하게 하고 학비를 전폭 지원한다. 

휴가를 써야 할 때 동료나 상사의 눈치를 전혀 보지 않는다. 본인이 해야 할 일을 하고 본인이 없을 때 지원해 줄 사람을 지정하고 휴가를 보내면 된다. 

유급 휴가나 병가 외에도 NASA/JPL은 현재 미국 많은 대기업이 실행하고 있는 9/80 스케줄을 실행하고 있다. 하루에 8시간 근무대신 9시간 일하고 2주에 한 번 금요일은 근무하지 않는 제도다.
 
김민웅=NASA/JPL의 장점은 일 자체가 흥미롭고 그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상사들이 많은 도움을 준다. 내게 맡은 일과 자리를 배정해 준다. 그렇기에 일 자체에 흥미를 느낄 수 있으며 자기가 원하는 목표를 향해 갈 수 있다.

또 개인의 성향에 따라 시간을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다.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보다는 프로젝트의 성과를 중요시 여겨 각자 편하고 좋은 시간에 할 일에 집중한다.


Q.​ 부부 공학자를 위한 연구 환경은. 

김영진=NASA/JPL은 저의 첫 직장이다. 남편은 이직해서 이곳으로 왔다. 회사에서 데이트 하면서 결혼까지 하게 됐다. 감사하게도 어느 맞벌이 부부보다 최적의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아 남편과 시간을 조정해 육아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남편은 아이들을 등교 시킨 후 출근하고 나는 더 일찍 출근하는 대신 일찍 퇴근해 아이들을 돌본다. 미국은 보통 부모들이 직접 태권도나 수영 등 방과 후 프로그램에 아이들을 데리고 간다. 일하면서 충분히 이러한 활동이 가능하다.  

NASA/JPL 근무 조건이 좋은 이유 중 하나는 재택근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회의시간만 피하고 계약된 일만 해내면 사실상 재택근무가 문제되지 않는다. 

현재 일하는 프로젝트가 화성 탐사선인 만큼 때로는 화성 낮 시간이 새벽이어서 밤늦게 일할 때도 종종 있다. 그럴 때마다 남편과 시간을 조절해 아이들을 돌본다.

김민웅=이곳에서 부부 공학자로 생활은 편안한 점이 많다. 우선 일에 대한 고민을 서로 이해하며 대화할 수 있다. 서로의 지식이 필요 할 때마다 조언하고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10년 넘게 같이 한 상사와 동료들이 있는데 결혼 전부터 응원해 줬고 지금도 가족 같이 아껴준다. 이들의 도움이 있기에 아이를 키우며 일을 하는데 불편이 없다. 

이곳에서 부부 연구원은 대학의 '캠퍼스 커플'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점심시간에는 커피를 마시며 데이트도 할 수 있다. 같은 직장에서 공학자로 일하는 것을 축복으로 여기고 있다.   


Q.​ '워킹맘'으로 어려움점과 아이들의 교육은. 

김영진=일을 해야 하니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적고 출근 전후가 전쟁터(?)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그래도 아이들을 키우며 일을 할 수 있기에 감사하다.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하려 노력한다. 

과학관, 박물관은 물론이고 놀이 공원도 연간 패스를 끊어서 다니곤 한다. 아이들의 창의력을 키워주려는 목적으로 되도록 자연을 많이 접하게 하려 한다. 아직은 아이들이 저학년이라 사교육에 대한 부담은 많지 않다. 

태권도는 미국 땅에서 한국인의 긍지를 갖게 해 줄 마음으로 시키고 있고 한국어 교육도 필수로 하고 있다. 다만 아이들이 영어로 말하려고 해서 고민이 많다. 아이들은 영어로 우리 부부는 한국말로 소통하는 다소 웃긴(?) 광경이 벌어진다.


Q.​ 우주개발에서 한국이 취해야 할 자세는. 

김영진=한국이 젊은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해진 틀에서 키워진 학생들보다 창의력과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난 많은 인재들이 우주개발에 투입돼야 한다. 

김민웅=한국 과학계의 발전 방향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한국의 발전 속도는 어느 나라보다 빠르다. 한국 정부와 국민들이 과학과 우주개발에 관심을 두는 것은 기쁘게 생각하지만 이 관심이 유행처럼 왔다가 지나가지 않고 계속 되길 희망한다. 


Q.​ 부부 공학자로서 하고 싶은 일은.

많은 아이들과 젊은이들에게 좋은 모델이 되고 싶다. 우리는 평범한 연구원이다. 감사하게도 세계적으로 알려진 기관에서 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일 뿐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NASA는 많은 교육기관과 연결돼 있어 시민들이 과학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우리도 기회가 되는 한 사회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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