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ETRI 등 방문···연구자와 간담회 가져
科技계 콘트롤타워 구축, 여성과학자 지원 확대, 교육 혁신 등 강조

"현재 과천에 남아있는 중앙부처의 세종시 이전을 적극 추진해 대통령이 세종시에서 업무보고를 받도록 하겠다. 또 과학입국에 기반한 콘트롤타워로 과학기술부의 부활을 적극 추진하겠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대전시의회에 이어 ETRI를 방문, 연구현장의 연구자들과 간담회 시간을 갖고 이같이 피력했다.

현장 연구자들은 문 전 대표에게 장기적이고 일관된 과학정책 추진, 여성과학자 확대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문 전 대표는 ▲과학기술부 부활 등 과학계 콘트롤타워 구축과 예산 전권 부여 ▲여성과학자 양성 ▲4차산업혁명에 따른 교육 혁신 등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과천에 남아있는 정부부처의 세종시 이전의지도 표명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대표는 ETRI를 찾아 현장 연구원과 대화 시간을 가졌다.<사진=강민구 기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대표는 ETRI를 찾아 현장 연구원과 대화 시간을 가졌다.<사진=강민구 기자>

인파들로 붐빈 간담회 현장.<사진=강민구 기자>
인파들로 붐빈 간담회 현장.<사진=강민구 기자>
◆ 현장 연구자 다양한 목소리···"새로운 과학정책 기대"

문 전 대표는 ETRI 가상현실기술연구실을 방문해 ▲엑소브레인(언어지능) ▲인체통신(무선통신) ▲썬더펀치(가상현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직접 이 장치를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열린 간담회에서 문 대표는 현장 의견을 청취했다. 한 연구자는 "국가 미래를 담당할 곳은 과학기술계밖에 없다"면서 "대통령, 장관 등 정책 결정자들이 바뀔 때마다 과학정책이 바뀌고 현장 연구자도 이에 따라 이동하게 되는데 과학기술정책은 장기적으로 일관성 있게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연구자는 "합리적 과학정책, 미래기술투자 등 없이 연구예산 등에 정치적 이권이 개입해 기업, 공무원, 유관기관의 헤게모니를 만들고 있다"고 토로했다.

연구원 출신 기업인은 "최순실 사태 이후 콘텐츠진흥원을 비롯한 국가 R&D 관리 기관에서 요구하는 정산관리에 대한 압박감이 크다"면서 "부처별 관리기관별 서식이 상이한데 행정적 피로감을 덜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문 전 대표는 현장의 목소리를 들은 후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설명했다. 그는 "참여정부 때 여성 주요 보직자들을 배출한 만큼 여성과학자들을 양성하겠다"면서 "불이 꺼지지 않는 연구실 문화에서 벗어나 칼퇴근함으로써 여성들이 선호하는 직장이 되도록 과학기술계의 풍토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인적 자원밖에 없는 국가가 박정희 대통령 시절 '과학입국'을 바탕으로 해외우수과학자들을 유치해 경제성장을 이룬 정신은 계승돼야 한다"면서 "또한, 김대중·노무현 정부 당시 국가주도로 초고속 인터넷망을 구축해 인터넷 강국으로 도약한 것과 같이 국가 주도의 과학정책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GDP 대비 세계최고 수준의 연구비가 투입되고 있지만 연구성과는 부족하며, 비효율적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면서 "과학기술부와 같은 과학계 콘트롤타워를 부활시켜 이곳에서 전적으로 R&D 예산을 배분하고 과학기술자들이 연구를 주도하도록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문 전 대표는 교육 변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선도하려면 이에 적합한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면서 "자율적이고 열린 학습을 위해 혁신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문 전 대표는 "정권교체를 통해 적폐를 청산하고 과학기술강국으로서 한국이 도약해야 한다"면서 "과학기술강국의 꿈을 실현하겠다"고 덧붙였다.

문 전 대표와의 간담회에 참석한 연구자들은 기대와 아쉬움을 표했다. 한 연구원은 "과학강국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는 좋지만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없어 아쉬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연구원은 "현장에 와서 연구자들의 의견을 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연구자들이 연구자율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정부에 끌려가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데 앞으로 이러한 부분들이 합의를 통해 개선되어 나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ETRI 방문에 앞서 대전시의회를 찾은 문재인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재 과천 등에 남아 있는 행자부 등 중앙부처의 세종시 이전, 과학기술부 부활 등의 계획을 밝혔다.

김현기 엑소브레인 사업책임자가 엑소브레인의 언어지능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있다.<사진=ETRI 제공>
김현기 엑소브레인 사업책임자가 엑소브레인의 언어지능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있다.<사진=ETRI 제공>

가상현실 장치인 썬더펀치를 체험해 보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사진=강민구 기자>
가상현실 장치인 썬더펀치를 체험해 보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사진=강민구 기자>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