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감교류인체감응솔루션연구단, 16개 과제기술 하나로 '시공간 초월 기술 본격화'
정부지원 이후 존속 고민...유범재 단장 "창업 준비 중, 수익 '연구개발 재투자'"

유범재 단장을 중심으로 연구단 박사들이 창업을 준비 중에 있다. 그간 연구개발한 원천기술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정부지원이 끝난 후 자생하기 위한 방안으로 창업을 선택했다. 그는 "기술이전 등으로 얻은 수익으로 다시 연구개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사진=김지영 기자>
유범재 단장을 중심으로 연구단 박사들이 창업을 준비 중에 있다. 그간 연구개발한 원천기술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정부지원이 끝난 후 자생하기 위한 방안으로 창업을 선택했다. 그는 "기술이전 등으로 얻은 수익으로 다시 연구개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사진=김지영 기자>
올해 초 실감교류인체감응솔루션연구단(단장 유범재·이하 연구단)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기업이름 공모를 진행했다. 유범재 단장을 중심으로 10여명의 연구자들이 공동창업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 연구단은 오는 2월 말 창업을 통해 그간 연구개발한 원천기술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연구자들은 왜 창업을 선택했을까. 유 단장은 "2019년 사업 마무리를 앞두고 오랫동안 고민해왔던 일"이라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 글로벌프론티어사업 중 하나로 2010년 출범했한 연구단은 2020년 이후 세계를 주도할 기술역량 확보에 목적을 두고 시공간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실감교류 연구개발에 매진해 왔다. 영화 아이언맨, 스타워즈 속 회의처럼 100여 Km 떨어진 사용자들이 하나의 가상공간에 모여 자유롭고 실감나게 소통할 수 있는 시각, 촉각, 터치, 그래픽, 음향 등을 위한 다양한 원천기술들을 개발했다. 현재 3단계(연구단은 총 3단계로 연구개발 중) 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업단은 2단계 사업을 하며 1년 6개월 동안 30억 이상의 기술이전 계약에 성공했다. 기쁜 일이었지만 '앞으로 계속 기술이전을 할 수 있을까', '우리 기술을 흡수해 상용화할 수 있는 기업이 얼마나 될까'가 고민이었다.
 
유 단장은 "아무리 좋은 원천기술이 개발돼도 아무도 쓰지 않는다면 사장될 수밖에 없다. 원천기술이 경제적 효과를 만드는 제품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 가교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창업기업들을 위한 연구소가 되기로 했다. 4D+ 공존현실 서비스를 누구나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기업들은 우리와 미래기술을 고민해 제품화하고 우리는 그 수익으로 다시 연구개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10여 명의 연구자가 함께 공동창업을 하는 만큼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며 사업계획을 정리 중이다.
 
그는 "우리는 정부사업이 끝난 후 연구단이 어떤 모습이 돼야하는가를 고민한다. 그중 하나가 창업을 통한 선순환 발전"이라며 "새로운 도전이지만 정부지원이 끝난 후에도 우리 스스로 자생하기 위해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 16개 과제 하나로···가상공간 오케스트라 만든다
 
"그동안 여러 연구원이 각자 기술을 개발해왔습니다. 올해는 이 기술을 통합하기 위한 큰 그릇을 만드는 중입니다. 개발한 기술들을 통합해 사용자가 활용할 수 있도록 직업체험을 위한 공존현실 시범운영사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연구단은 창업 준비와 함께 그동안 수행해온 연구결과들을 하나로 묶는 일을 작년 말 시작했다. 연구단은 그동안 4개 핵심과제 속 16개 세부과제를 수행해 왔다. 초음파로 뇌를 자극해 촉감을 느끼게 하거나, 손끝 촉감을 느끼게 하는 피부 근전도 센서, 원하는 공간을 가상공간에서 재현하기 위한 실내지도 공간인식 기술, 가상공간에 공간감을 더하기 위한 입체음향 실시간 모델링 및 렌더링 기술 등이다.
 
바이올린·첼로·플룻 등 악기 연주소리를 하나로 모아 거대한 오케스트라를 이루듯, 보고·듣고·만지고·소통하는 기술을 하나로 묶어 현실-가상-원격 세계가 통합된 리얼한 공존현실 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각자 다른 기술을 통합하기 위해 수개월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개발 초기단계부터 통합을 염두에 둘 수도 있었지만 유 단장은 "통합을 강조하다보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연구자들이 원천기술을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연구단은 '분당↔세종시↔서울시'의 중학생이 한 공간에서 만나 해양도시를 구축하는 시범사업을 준비 중이다.<사진=연구단 제공>
연구단은 '분당↔세종시↔서울시'의 중학생이 한 공간에서 만나 해양도시를 구축하는 시범사업을 준비 중이다.<사진=연구단 제공>
연구단은 지난해 말부터 세부기술들을 하나로 모으기 위한 큰 그릇인 공존현실(CR, Coexistent Reality) 소프트웨어 프레임워크를 공개하였다. 유니티 언리얼(Unity Unreal)과 같은 외국 플랫폼들이 있으나 이는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 플랫폼으로, 현실과 가상의 통합을 위해서는 부족함이 많다. 연구단은, 증강현실, 혼합현실은 물론 공존현실 콘텐츠 개발을 위한 소프트웨어 프레임워크를 국산화하여, 세부과제를 통해 얻은 결과물들을 통합함으로써 다양한 응용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도구와 개발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연구단은 첫 시작으로 '분당↔세종시↔서울시'의 중학생이 한 공간에서 만나 해양도시를 구축하는 시범사업을 준비 중이다. 두 명 이상의 사람이 하나의 공간에서 공존감을 느끼며 함께 작업하는 요소기술 개발이 핵심이다. 지난 1월 1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교육박람회에서 일부 기술을 공개해 성공적인 첫 시연에 성공했다. 빠르면 오는 3월 기술을 더 보완해 공존현실의 상용 서비스인 ‘모두모여! 해상도시‘ 런칭을 준비 중이다.
 
유 단장은 "네트워크 이용자들이 한 공간에서 일할 수 있는 '공존현실 소프트웨어 프레임워크' 근간 제품을 만들고자 한다"며 "그중 한 가지가 원격으로 직업체험을 하는 시스템이다. 학생들이 해상도시를 방문하여 건축가, 전기 전문가, 조경 전문가, 상하수도 전문가 등 역할을 담당하면서 직업체험을 가상공간에서 해볼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의약분야+VR=DNA 예술돼다
 
연구단 기술 중 VR분야는 주로 교육이나 게임 관계자들로부터 러브콜이 많다.
 
최근 의약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팀으로부터 리얼한 단백질 구조를 VR로 볼 수 있는 개발을 의뢰받은 연구단은 가상공간에서 사용자가 단백질을 섞어 보기도 하고, 분자 구조를 확대해 그 속으로 들어가 관찰해보거나 손으로 터치해 볼 수 있는 기술 등을 구현했다. 의뢰기관은 대만족, 전시회 등에서 해당 콘텐츠를 활용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연구단이 개발한 가상공간기술을 BT분야와 접목한 모습. 사용자가 분자의 전체적인 모습부터 내부까지 꼼곰하게 관찰 가능하다. 분자를 손으로 터치하면 설명도 볼 수있으며, 분자와 분자간 합성 등도 가상공간에서 가능하다. 이 기술은 교육이나 게임관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있다.<사진=김지영 기자>
연구단이 개발한 가상공간기술을 BT분야와 접목한 모습. 사용자가 분자의 전체적인 모습부터 내부까지 꼼곰하게 관찰 가능하다. 분자를 손으로 터치하면 설명도 볼 수있으며, 분자와 분자간 합성 등도 가상공간에서 가능하다. 이 기술은 교육이나 게임관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있다.<사진=김지영 기자>

디자인 관계자로부터 관심도 높다. 실제 제품을 만들기 전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을 반영해보거나, 소비자가 구매를 원하는 가구 및 전자제품이 내 집과 잘 어울리는지 등을 미리 시연해볼 수 있는 기술이 가능한지 의뢰가 들어왔다.
 
그간 개발한 공간인식 기술과 아바타 기술, 모션캡쳐 기술 등을 융합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연구단은 해당 기관과 협업도 추진 중에 있다. 이 외에도 빠른 시간 안에 나와 비슷하게 생긴 아바타를 만들 수 있는 3D스캔기술 등은 게임이나, 스포츠업계 등에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연구단은 개발한 원천기술이 세계 시장에서 빠른 시간 안에 경쟁력 있는 기술이 되기를 희망한다. 유 단장은 "시범사업과 타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우리가 연구개발한 기술이 우리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가시적으로 보여줄 것"이라며 "실제 시장에서 활용될 수 있는 기술을 위해 연구개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연구단이 개발한 가상공간에서 접촉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사진=김지영 기자>
연구단이 개발한 가상공간에서 접촉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사진=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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