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헬스케어협회, 24일 미래포럼 개최
서상희 교수 "정부와 지자체, 지역 대학이 협력해 평소 관리해야"

서상희 교수.<사진=길애경 기자>
서상희 교수.<사진=길애경 기자>
"일본은 AI(조류인플루엔자) 검사 결과가 확정되기까지 일괄적인 매몰처분을 하지 않는데 우리는 직접 조사도 해보지 않고 농민의 전화만으로 반경 3km 이내 가금류를 모두 매몰해버린다. 과학적으로 근거 없는 대처다."

정부의 AI 대처에 대한 서상희 충남대 교수의 일갈이다.

바이오헬스케어협회(회장 맹필재 충남대 교수)는 24일 오후 5시 대전 유성호텔 8층에서 산학연관 회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 첫 미래포럼을 가졌다.

이날 포럼은 서상희 충남대 수의과대학 교수의 초청강연과 안성환 지노믹트리 대표의 사례 소개로 진행됐다.

강연에 나선 서 교수는 AI 감염이 닭에서 고양이까지 확산되며 국민적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일본과 한국의 대처법을 언급하며 대응 방안에 대해 조언했다.

◆ 철저히 진단하는 일본 vs 농민 신고에 무조건 매몰하는 한국

140만 vs 3500만(일본 vs 한국).

일본과 한국에서 지난해 비슷한 시기에 AI가 발생하면서 매몰처분된 닭과 오리 등 가금류 수다. 

서 교수 발표에 따르면 일본의 사육 가금류는 3억수, 한국은 1억5000만수로 AI 숙주는 일본이 한국보다 배가 많은 편이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발생한 AI에 희생된 가금류 수치는 한국이 30배정도 많다.

국내 피해 농가에 지금할 보상금 규모도 2500억원에 이른다. 특히 산란계의 피해가 심해지며 정부는 최근 미국산 달걀을 수입하기에 이르렀다. 

서 교수는 "과학적인 정확한 진단을 거쳐 매몰하는 일본과 일단 매몰해 버리는 한국의 차이"라고 지적하며 "국내에서는 책임론에 부담을 느끼는 고위직 공무원들이 정확한 조사를 하기보다 농민의 전화 한통화에 3km 이내의 닭을 모두 매몰해버리는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일본의 AI 대처는 예방으로 시작된다. 농가나 일반 수의사들도 AI 진단키트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평소 지역 가축보건위생소에 정기적으로 폐사율을 보고하도록 한다.

또 정부와 지자체, 대학의 협력도 활발해 철새도래지 인근 농가를 적극 검사한다. AI 발생시에는 총리 중심으로 긴급조치를 취하며 매몰할 경우 신속하게 이뤄진다. 하지만 가급적 일괄 매몰은 하지 않는 편이다.

반면, 한국은 농가 신고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AI 진단키트도 검역본부와 시도 동물위생시험소만 사용할 수 있다. 지역의 대학 등과 협력은 이뤄지지 않으면서 진단이 더디다. 결국 AI가 확대되며 대량의 가금류가 일괄매몰 되고 있다는 게 서 교수의 주장이다. 

서 교수는 "한국은 H5형 AI 양성 반응이 나오면 즉시 발생농장은 물론 3km 이내 농장의 가금류를 일괄 매몰처리하는 방식인데 이처럼 매몰하는 나라는 한국 뿐"이라면서 "지금은 변종이 아닌 일반적인 AI로 3km 이내가 아닌 500m이내도 문제없는데 관료가 책임을 피하기 위해 일단 매몰처분하는 것"라고 지적했다.

고병원성(H5N6) AI는 국내 여러곳에 퍼져 있는 상태다. 때문에 평소 철저한 방역과 바이러스 검사는 필수다. 서 교수는 "지난해 더위 속에 방역이 제대로 안되면서 피해가 커지고 있다. 지금처럼 농민의 신고로 일괄매몰하는 대응으로는 AI를 막을 수 없다. 앞으로 4000만마리 이상이 매몰처분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며 "정부와 대학, 과학계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바이러스는 주기적으로 발생한다. 현재 발생한 AI 등은 변종이 아니지만 변종 바이러스가 발생할 경우 피해가 커질 것"이라면서 "백신 개발로 바이러스 숫자를 줄여나갈 수 있어야 한다. 바이러스를 퇴치하지 않고 돼지 등 다른 동물이 감염될 경우 돼지는 사람과 같은 수용체를 가지고 있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서 교수의 강연에 이어 참석자들이 최근 고양이 감염 등을 이야기하며 고병원성 AI의 인체 감염여부를 질문했다. 서 교수는 "고병원성 바이러스는 아시아 국가 여러나라에 깔려있다. 현재 AI는 변종은 아니지만 사체, AI 감염 분변 등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사람도 걸릴 수 있다. 중국에서 발생한 사례가 있다"면서 "이전에 신종플루도 돼지에게 왔을때 바로 잡지 못하면서 크게 확산됐다. 과학이 발달해도 이를 미리 감지하기는 어렵다. 누군가 즉시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한다면 돈과 명예가 따를 것"이라고 답변했다.

안성환 대표는 장세척 부담없이 포도알 크기의 인분으로 쉽고 빠르게 대장암을 진단할 수 있는 키트로 미국 시장에 진입한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기존 대장암 검사는 불편하다보니 꺼리게 된다. 그러다 대장암에 걸리게 되면 치료 비용이 3000만원 규모다. 하지만 키트로 사전에 진단할 경우 30만원으로 예방이 가능하다"면서 "대장암에 이어 방광암과 폐암에도 적용할 수 있다. 파이프라인 3개를 모두 인정받으면 허가용 임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맹필재 교수는 포럼에 앞서 지난해 바이오헬스케어협회 회원사들의 활약을 소개했다. 회원사 중 바이오리더스 지노믹트리 수젠텍등 기업이 코스닥, 코넥스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바이오헬스케어협회는 올해부터 바이오헬스 분야 이슈를 주제로 미래포럼을 열 계획이다. 또 연구자들이 보유한 아이템 중 창업에 적합한 아이템 발굴에도 적극 나서며 창업 활성화를 이끌 계
획이다.

바이오헬스케어협회 회원들이 행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길애경 기자>
바이오헬스케어협회 회원들이 행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길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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