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무선통신융합포럼, 18일 창립 포럼 개최
산·학·연 전문가 자발적으로 모여 구성···향후 대전시 등에 정책 제안 계획

"사용자, 연구자, 기업 관계자 등이 함께 현장에서 논의하면서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리빙랩을 통해 지역산업 기반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최고의 리빙랩 사례 등을 벤치마킹해 현장에서 함께 논의해나간다면 좋은 혁신 모델을 창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송위진 STEPI 박사)

"유통도 소프트웨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을 데이터화하고 이를 소프트웨어로 만들어서 플랫폼으로 구축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무선통신업계에서도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이제는 소프트웨어적 접근을 고려해야 합니다."(조성복 한국기업기술가치평가협의회장)

대전지역 주력산업인 무선통신융합산업의 발전을 위해 교수, 출연연 연구원, 중소기업 대표 등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가 열렸다.

대전무선통신융합포럼(회장 이재광)은 18일 대전 라온컨벤션 제나홀에서 창립회의를 열고, 지역혁신체계와 대전지역산업 현황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재광 회장(한남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은 "무선통신융합을 위해 대학, 연구소, 기업 관계자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대전시 정책 등에 반영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송위진 STEPI 박사가 '국가혁신체계와 지역혁신 체계'에 대해 발표하고 있는 모습.<사진=강민구 기자>
송위진 STEPI 박사가 '국가혁신체계와 지역혁신 체계'에 대해 발표하고 있는 모습.<사진=강민구 기자>
◆리빙랩···사용자까지 참여해 혁신 이끌어

첫 포럼의 발제자로 나선 송위진 STEPI 박사는 ​'도시혁신의 새로운 플랫폼, 리빙랩'을 주제로 혁신이론과 정책의 프레임 변화 속에서 현장 중심 사회 문제 해결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송위진 박사는 "경제성장에만 초점을 맞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양극화, 기후변화, 청년문제 등 사회문제해결 필요성이 증대되는 등 새로운 혁신체제가 요구된다"면서 "산학연민이 협의를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면서 공유가치(CSV)를 창출하고 비즈니스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 박사는 히타치(Hitachi) 등 해외 성공사례를 예로 들며 리빙랩을 소개했다. 히타치는 지난 2000년대 주력산업이었던 가전 산업에서 위기를 겪었지만 도시발전, 에너지, 환경 등 사회적 도전과제 해결을 위한 활동에 참가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했다. 

또한, 덴마크 에그몬트 리빙랩도 사용자가 어떠한 것을 원하는지 스스로 점검하고, 상호작용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성공한 사례로 제시됐다.

특히 송 박사는 리빙랩의 성공요소로 조직된 사용자의 참여를 꼽았다. 현장에서 조직된 사용자를 통해 양질의 피드백을 받아 제품을 실증화한다면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발표에 이어 질의응답에서 조상섭 호서대 교수는 "정치를 이러한 혁신시스템에 담고 있는 사례가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송 박사는 "노사관계, 선거제도 등을 풀어가는 리빙랩 사례도 나오고 있다"라고 답했다.

김철한 한국연구재단 기술사업화단장은 "실제 리빙랩에 성공해서 확장된 사례는 무엇이며, 공공성이 강한 리빙랩을 어떻게 조직화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송 박사는 "민들레 협동조합, 대만 IT 리빙랩 등이 성공사례라고 할 수 있으며,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지역사회 수요 맞춤형 시스템을 개발해서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호영 ETRI 박사는 "대전의 강점 중 하나인 출연연에서는 잘 안되고 있는데 어떠한 정책적인 문제가 있으며 앞으로 국가혁신시스템 활용에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현재 멘토링하고 있는 조직들을 살펴보면 주로 대중과 자주 접촉하는 조직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송 박사는 "리빙랩의 의미는 연구자들이 기술이 최종사용자에게 사용되는 것을 직접 확인하면서 이들의 요구를 파악하는 것인데 연구자들의 성향상 이러한 부분을 꺼리고, 사업화는 기업 고유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ETRI 등 사업화를 많이 수행하는 연구기관은 최종 사용자를 만나고 테스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대전 구도심이나 세종시 등은 새로운 시장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 요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환철 코메스타 대표의 "한국 B2B 시장에 도입할 경우 규제 등 극복해야 할 요소에는 어떠한 것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조직화되어 있고 스마트한 사용자들을 확보해 양질의 피드백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4차 산업혁명시대···"무선통신업계 소프트웨어 전략 창출에도 나서야"

송 박사에 이어 발표자로 나선 조성복 한국기업기술가치평가협의회장은 '4차산업혁명과 대전의 미래 산업'에 대해 발표했다. 조성복 회장은 4차산업혁명이 인류문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가운데 대전지역 미래산업의 재조직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성복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의 본질로 무경계, 초연결을 꼽았다. 디지털화, 연결화를 통해 모든 변화가 기하급수적으로 변화하는 가운데 대전시 8개 주요추진사업의 현황과 미래를 정확히 파악하고 특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조 회장은 대전지역주요산업을 보고서를 제시하며 무선통신융합 성장률이 높은 반면 부가가치는 낮게 나왔다고 분석했다. 대전시의 200개 무선통신기업체 50%가 10인 이내로 영세한데다 부가가치가 낮게 나오면서 새로운 혁신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조 회장의 발표에 이어 질의 응답이 이어졌다.

윤석무 대전테크노파크 정책기획단장은 "대전 8개 산업은 도출 과정에서 산업 인프라 고려, 산업 코드 문제 등이 있어 고민을 많이 한 끝에 얻은 기초자료"라면서 "이 자료는 포스트지역산업을 찾을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환철 코메스타 대표는 "기업을 운영하면서 실제로 체감하는 상황은 무선통신융합산업의 부가가치 창출이 마이너스 상황이라고 본다"면서 "많은 무선통신업체들이 지난 2013년 이후 새로운 통신사업 없이 생존이 어려울 정도로 위기를 겪고 있는데 이들이 좀 더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공공분야 사업 개발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환철 대표는 "부가가치가 마이너스가 나온 이유에 대한 원인과 개선점을 찾고, 이를 객관적인 입장에서 정책적 방향을 고민해주는 포럼 등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무선통신사업과 관련된 국방산업에서도 함께 논의하는 장을 마련해 지역기업 활성화에 나섰으면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조성복 회장은 "무선통신센서는 10년전보다 CPU 장치 속도가 60배 이상 증가한 반면 비용은 40분의 1로 절감됐을 정도로 하드웨어 중심은 한계가 있다"면서 "하드웨어 중심은 한계가 있으며, 소프트웨어와 결합해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황호영 ETRI 박사는 "대전무선통신업계의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는 당장 강점을 갖고 있는 센서 제조 등 하드웨어 육성이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유행만 좇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주시하면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병선 ETRI 박사는 "독일의 인더스트리 4.0. 무너지는 제조산업을 살리기 위해 도입됐다"면서 "이와 같이 가장 부족한 부분을 강하게 하거나 강한 부분을 더 강하게 만드는 것이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철한 단장은 "벤처기업 관계자들을 자주 만나는데 자신의 기술에 몰입하면서 전체적인 비즈니스를 못 보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면서 "포럼 등 외부 공동체를 통해 기업 등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포럼은 무선통신융합산업의 발전을 위한 이슈를 연구해 정책 의제로 개발하기 위해 구성됐으며, 오는 6월까지 매월 셋째 주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전무선통신융합포럼' 참석자들의 단체사진.<사진=강민구 기자>
'대전무선통신융합포럼' 참석자들의 단체사진.<사진=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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