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테크, 우수한 품질 인정···SNI 도입 예정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 타진
자카르타 현지서 4개사 대상 바이어 미팅 진행

도심에는 교통체증이 극심하다. 오토바이, 차량 등이 한 군데 엉켜있지만 현지인들이 이리저리 피해 움직이는 것을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대중교통이 열악해 도입한 오토바이 택시 '고젝(Go-jek)', '우버(UBER)'도 인상적이다. 중국 화교 자본의 유입으로 제법 고층 빌딩도 많다. 도로 한복판에는 '2018 아시안게임'을 겨냥해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도시철도(MRT) 공사 현장도 눈에 띈다.

2억5000만 인구가 거주하고, 세계 15위권 면적과 GDP를 확보해 중국과 베트남을 이을 경제개발국가로 떠오르고 있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찾았다. 

국가 경제발전과 달리 인도네시아는 수도 자카르타를 제외한 지역에서 전력난을 겪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당국에서는 전기 제품 총량 규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기존의 백열등, 형광등, 컴팩트 형광등에서 벗어나 전력절감이 가능한 LED 보급을 빠르게 확산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KOTRA 시장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LED 시장에서 현지 지역 업체들은 주로 중국제품을 조립(Assembly)하는 활동이 활성화되어 있다. LED 공급은 주로 필립스(Phillips), 파나소닉(Panasonic), 오스람(Osram), 제너럴일렉트릭(GE) 등의 글로벌 기업을 통한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에 대전 지역 기업이 진출 가능성을 타진했다.  고가의 글로벌 기업 제품과 중국·베트남 제품 사이의 '넛크래커(Nut Cracker)' 신세를 극복하고 제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겠다는 포부다. 

지난 1997년 플라스틱 제품을 개발·생산하는 전통적인 금형기업으로 출발한 이래 과감한 R&D 투자를 통해 LED 실내 조명 분야 강소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강동테크(대표 홍춘강)의 현지 바이어 미팅 현장에 동행했다.

중국 화교 자본 등으로 인해 설립된 고층빌딩 등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야경은 자못 훌륭하다.<사진=강민구 기자>
중국 화교 자본 등으로 인해 설립된 고층빌딩 등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야경은 자못 훌륭하다.<사진=강민구 기자>

자카르타 메르데카 광장 중심에 있는 국가 독립 기념탑.<사진=강민구 기자>
자카르타 메르데카 광장 중심에 있는 국가 독립 기념탑.<사진=강민구 기자>
◆총 4개사 미팅 진행···"제품 우수성 인정, 협력 가능성 제시"

굳은 표정으로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있는 비즈니스 미팅 현장. 계속되는 질의 응답과 기술 시연이 이뤄져도 합의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측 대표가 회심의 제품을 꺼낸다. LG화학 연구진과 공동개발하고 있는 방열 플라스틱 특수 소재를 적용한 LED 램프다. 가격을 보고 계산기를 두드리더니 정말 이 가격이 맞냐고 물으면서 얼굴에 환한 미소가 핀다.  

강동테크 대표와 이를 지원하는 대전금형RIS사업단, EC21 관계자와 동행한 미팅 현장은 지역기업의 해외시장 판로 개척에 대한 어려움을 확인하면서도 현지 시장 진출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 하는 자리가 됐다.

한국 기업 대표는 직접 브로셔와 LED 제품을 들고 다니면서 현지 업체들에 적극적으로 홍보활동을 펼쳤다. 현지 업체들은 한국산 제품의 품질을 인정하면서 스펙, 가격 등을 조율해 협력 관계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중국 업체가 제조한 제품(좌)와 인도네시아 LED 램프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필립스 매장(우).<사진=강민구 기자>
중국 업체가 제조한 제품(좌)와 인도네시아 LED 램프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필립스 매장(우).<사진=강민구 기자>

자카르타 도심 중심부에는 일본 업체가 수주한 MRT 철도 공사가 한창이다.<사진=강민구 기자>
자카르타 도심 중심부에는 일본 업체가 수주한 MRT 철도 공사가 한창이다.<사진=강민구 기자>
현지에서 처음으로 방문한 업체는 LED 부품을 중국서 수입해서 유통하고 있는 신생업체다. 사전에 강동테크를 검색해서 미팅 제안을 해 올 정도로 열성적이었던 곳 중 하나다. 

현재 중국업체를 통해 제작한 제품에 대한 설명도 이뤄졌다.<사진=강민구 기자>
현재 중국업체를 통해 제작한 제품에 대한 설명도 이뤄졌다.<사진=강민구 기자>
"한국제품의 우수성은 익히 알고 있습니다. 다만 인도네시아 시장에서는 필립스. 오스람 등 브랜드 업체가 가정용 램프 시장에서 자리 잡고 있어 대형광고판 등 특화 조명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중국 제품에 실망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한국제품을 활용하고 싶습니다."

서로에 대한 정보 교환에 이어 강동테크 LED 제품의 시연이 이뤄졌다. 현지 업체 측에서는 브로셔를 흥미롭게 지켜보면서 궁금한 내용들을 질문하는 모습이다. 서로에게 가장 큰 걸림돌은 가격. 이에 대한 조정 가능여부와 기술적 질문들이 주로 이뤄졌다. 

알위 Sitematik 대표는 "LED 램프 부품은 중국 제품을 사용하며, 칩은 미국 제품을 사용해 조립하고 있지만 가격여부에 따라 한국 제품으로 대체할 의향이 있다"면서 "상세 요구 스펙을 메일로 보낼테니 연락을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미팅이 진행된 회사는 필립스 출신 기술자들이 모여 설립됐다. 독자적인 브랜드를 가격에 따른 표준형, 경제형 투트랙 전략을 사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중국 제품의 내구성이 떨어져 다소 비싸더라도 성능이 좋은 필립스 부품을 활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 2000년부터는 도요타공장 시설에 램프를 납품할 정도로 기술적 이해도도 갖추고 있다.

부디 산토(Budi Santo)씨는 "초기에 대량 주문을 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소량 특수주문으로 시작해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했으면 한다"면서 "고품질, 저가격 등 각 소비자가 원하는 조건은 상이하기 때문에 이를 세분화해서 협력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동테크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진행된 바이어들과의 미팅을 통해 향후 협력 가능성을 확인했다.<사진=강민구 기자>
강동테크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진행된 바이어들과의 미팅을 통해 향후 협력 가능성을 확인했다.<사진=강민구 기자>
세번째로 방문한 회사는 설계·유통 중심 회사다. 중국에서 OEM을 통해 자체 브랜드를 공급해 호텔, 백화점 등에 납품하는 설계 중심의 유통 회사로 발리 신공항, 아파트 조명 관련 납품을 추진하고 있다.  

바이어와 미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사진=강민구 기자>
바이어와 미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사진=강민구 기자>
 
"제품 수명은 어느 정도인가요? 구 스펙을 주면 가로등으로 제작도 가능한가요? LED 칩도 한국 것 인가요?"

제품 수명, 내구성, 내부 구성 등 제품 검증을 위한 질문과 답변이 계속됐다. 현지 설계 담당자가 기존에 중국 업체를 통해 제조하는 있는 LED 모듈을 시연했다. 아직까지 이 모듈에 대한 큰 하자가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관심은 적지만 한국 업체에서 유사한 가격에 자신들이 원하는 스펙을 맞출 수 있다면 적극 고려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스펙과 기업 소개서를 보내줄테니 지속적으로 협의하자며 제안이 오간다. 

마지막으로 찾은 업체는 LED 전문 전자상가에 위치해 있다. 한국의 여느 전자상가와 유사한 전문 상가에 지멘스, 필립스, 파나소닉 등 외산 LED 제품을 전시해 놓은 대리점들의 모습이 보인다.

LED 전문 전자상가.<사진=강민구 기자>
LED 전문 전자상가.<사진=강민구 기자>
신규 단장한 것으로 보이는 전시실에서 바이어 미팅이 진행됐다. 이 업체는 대만 브랜드의 실내등, 다운라이트, 패널 등의 LED 조명을 현지에서 유통하고 있다.  

특히 IoT(사물인터넷)와 결합된 시스템 조명 장치 시연이 이어지자 현지 업체 관계자가 큰 관심을 드러냈다. 최근 LED 밝기 조절 장치를 찾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까지 제품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룹 제어까지 가능하고, 발열이 적다는 설명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자원부(ESDM) 전기총국이 조명기구에 대한 인도네시아 국가표준인증제도(SNI) 시행에 관한 강제 규정을 발표함에 따라 향후 현지 기업과의 협업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라 조명기구를 제조, 수입, 판매하는 기업은 반드시 KAN(인도네시아 국가 인정기구)이 인정하거나 에너지광물자원부에 의해 지정된 인증 기관이 발행한 제품 인증서를 보유해야 한다. 현지 기업들이 단순 부품 조립에서 제조·생산으로의 변화가 요구되는 가운데 협업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강동테크는 자체 개발한 자동전압설정방식(SMPS, Switching Mode Power Supply)을 통해 고객들이 원하는 범위 내 요구 전압으로 변경시킬 수 있는 있는 기술도 확보해 향후 기술 제휴 가능성도 있다. 

홍춘강 강동테크 대표는 "인도네시아 LED 시장 특성상 중국업체들이 다수 진출해 있어 저가 시장을 공략하기 보다는 가로등, 실외등과 같은 특수 시장 공략 가능성을 확인하는 시간이 됐다"면서 "일부 업체와는 비즈니스 성사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가격만 갖고는 타제품 대비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고객 요구조건에 맞춰 기술을 제공하고 현지에서 조립하는 형태로 협업하면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베트남 시장과 달리 인도네시아 시장은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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