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리·불통 '적폐의 어두움' "과학계, 스스로 밝히자"

'과학기술계 합리적 질서' 제1차 과학정책 대화 포스텍서 개최
민주화 성찰 키워드? '신뢰·용기·문화·소통·의견수렴'
科技 민주화 핵심은 자율적 의사소통··"과학계, 짜고치는 고스톱 탈피해야"
김요셉·박은희·박성민 기자 sungmin8497@hellodd.com 입력 : 2017.01.14|수정 : 2017.03.22
과학기술계 합리적 질서 만들기 과학정책 대화에 참가한 패널들의 모습. 왼쪽부터 ▲김미소 표준연 선임연구원 ▲김승환 포스텍 교수 ▲원미숙 과실연 동남권 대표 ▲이강수 BRIC 실장 ▲장윤선 포스텍 총학생회장 ▲홍성주 STEPI 박사.(순서는 가나다 순)<사진=대덕넷>과학기술계 합리적 질서 만들기 과학정책 대화에 참가한 패널들의 모습. 왼쪽부터 ▲김미소 표준연 선임연구원 ▲김승환 포스텍 교수 ▲원미숙 과실연 동남권 대표 ▲이강수 BRIC 실장 ▲장윤선 포스텍 총학생회장 ▲홍성주 STEPI 박사.(순서는 가나다 순)<사진=대덕넷>

"정부는 과학자 의견수렴 과정에 대한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공청회나 포럼이 짜고 치는 고스톱인 경우가 많다. 과학계 민주화의 기본은 자율적 의사소통이다. 의견수렴 과정 자체를 재점검해야 한다."

"촛불 혁명 이후 분권과 자치라는 시대정신이 생겼다. 과학자 개인들의 합리적 기준을 끄집어내 최소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세련된 촛불집회처럼 과학계 불합리한 점을 세련되게 바꾸어 나가자."

"과학계 다양한 세대들이 용기를 가지고 의견을 피력할 수 있어야 한다. 다함께 용기를 내서 비합리적인 사회 체질을 개선하는 선봉장이 돼야 한다."
 
과학기술계 합리적 질서를 어떻게 세워나갈까. 헌정 사상 최대의 민심 촛불이 밝혀진 가운데 과학기술계가 비합리적 질서를 바로 잡기 위해 나섰다. 

지난 14일 오후 포스텍(POSTECH) C5 컨퍼런스홀. POSTECH·UNIST 대학생을 비롯해 정부출연연구기관 과학자, 이공계 대학 교수, 벤처기업인, 과학 시민 단체 등 100여명의 과학기술계 인사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대덕연구단지에서 포항으로 가는 무료버스도 운행돼 세종과 대덕 인사들도 참가했다. 김도연 POSTECH 총장과 문미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행사 끝까지 동참해 청중으로서 직접 의견을 내고, 현장의 각양각색 의견을 들었다. 

'한국 과학기술계 합리적 질서'를 주제로 열린 제1차 과학정책 대화에서는 홍성주 STEPI 박사의 주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김미소 표준연 선임연구원 ▲김승환 포스텍 교수 ▲원미숙 과실연 동남권 대표 ▲이강수 BRIC 실장 ▲장윤선 포스텍 총학생회장의 패널 토론과 플로어 청중토론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토론 과정은 교수와 학생, 남녀노소 격이 없었다. 커뮤니케이션 전문 스타트업 다른코리아(대표 김진한)의 질문·의견 개진 시스템도 모든 참가자들의 참여와 소통을 도왔다. 


◆ 합리적 질서 누가 만들어주나? NO! "스스로 만들어야"···정부 R&D관리 80~90년대 '그대로'

"황우석 사태 이후 과기계의 의사결정은 민주적으로 투명해 졌나요?"
"세월호 사건 이후 재난 시스템이 연구개발 사업에 반영 됐나요?"

'과학계 합리적 질서를 만들어가기 위한 시론'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홍성주 박사는 이같은 질문을 던지며 "그렇지 못하다"고 단정했다.  

그러면서 홍 박사는 '민주적인 과학계', '투명한 과학계'를 만들기 위한 공론을 만들어 가자고 제안했다. 합리적 질서는 누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닌 각자 아이디어를 내고 토론할 때 어느 순간 합의가 도출되고 변화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홍 박사는 "세월호와 같은 큰 국가적 변화의 움직임이 있었을 때 과학계가 제대로 된 변화를 만들어 내지 못했기에 외부로부터 비판을 받는 현 사태가 됐다"면서 이 문제 원인에 대한 역사적 분석 배경을 설명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 시스템 구조의 변화를 살펴보면 1960~70년대 정부는 정부출연연구기관 시스템을 만들어 국가 과학기술 시스템을 가동시켰다. 이후 1980~90년대 대학과 기업이 발전하면서 산·학·연 구조로 변했다. 당시 공공 연구개발비는 1조원 수준이었다. 2000년대 들어 R&D예산이 증가해 정부를 대신한 연구비 에이전시들이 생기게 됐으며, 현재 공공 연구개발비는 19조원으로 늘어난 상태. 

홍 박사는 "정부가 공공 연구개발비 1조원을 관리하던 방식을 19조원에도 그대로 적용하니 문제가 발생하는 법"이라며 "정부는 R&D 예산이 늘어나면서 부처 에이전시 시스템을 확대해 산학연을 관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 과학기술자들은 글로벌 네트워크 속에 있는데 정부는 글로벌 정책으로 이동하지 못하고 에이전트를 통해 세밀한 모니터닝만 하려고 하니 정책과 운영시스템 간에 갭이 발생하는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홍 박사는 "부처 에이전시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니 연구자들의 수직적(위아래) 소통 비용만 늘어나게 된다"면서 "산학연 간의 수평적 협력 시간은 상대적으로 부족하게 되고, 현장에서 결국 자율성을 갖지 못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홍 박사는 과학계의 구조적 문제점을 크게 3가지로 압축했다. '리더십 부재', '수직 구조의 위계 질서', '연구자 자율성 부족' 등이다.

특히 홍 박사는 과학정책 리더십 부재의 비합리성을 문제 삼았다. 홍 박사에 따르면 우리 과학기술계는 리더를 키우고 전수하는 체계, 좋은 리더를 만들기 어려운 구조다. 성과 위주의 수직 위계질서로 인해 연구자의 성과가 관료의 성과로 해석된다. 관료는 매년 평가를 받으니 연구자와 연동해 기획을 짜고 연구를 하는 패턴이 됐다. 결론적으로 정책 위험을 회피하게 되는 꼴이 된다. 

때문에 연구자들이 하고 싶은 것 보다는 해야 하는 일이 많고 할 수 있는 것보다 할 수 없는 것이 많게 되니, 계란으로 바위 치기같은 공허한 울림만 계속되고 있는 양상이다. 

그렇다고 비관만 해서는 금물. 홍 박사는 "한국 과학기술계 역사를 보면 과학자들이 주도권을 가진 경험이 있다"며 과학자들의 자발적 변화를 주문했다.

과거 KIST 설립 때 미국의 바텔 연구소 모델을 가져와 연구 자율성을 보장하는 체제로 출발했다. IMF 이후 국무총리 산하 5대 연구회를 설립했는데 이 역시 독일식 연구협회 모델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출연연의 연구 자율성 보장에 초점이 맞춰진 행보였다. 

홍 박사는 "과거 긍정적인 과학계 시도들이 역행을 하고 있지만 지금 수준에서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정답은 없다. 합리적인 정신, 긍정적인 문화를 되살릴 방법을 찾아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 교수와 학생 '의사소통 괴리 크다'···과학계 의견수렴 과정 "짜고치는 고스톱 탈피해야"

이번 과학정책 대화에서 패널과 청중이 쌍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는 다른코리아 '콘 서비스'가 준비됐다. 청중들은 다양한 의견과 궁금증을 물었다.<사진=대덕넷>이번 과학정책 대화에서 패널과 청중이 쌍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는 다른코리아 '콘 서비스'가 준비됐다. 청중들은 다양한 의견과 궁금증을 물었다.<사진=대덕넷>

이강수 실장은 이날 패널토론에서 '과학계의 합리적 의사결정과 절차에 대한 민주화 수준 진단' 설문조사 결과(과학계 종사자 총 507명 참여)를 발표하면서 과학계의 의견수렴 문제점을 짚었다.

이 실장은 "민주화는 의견수렴 과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하지만 정부에서 진행하는 공청회나 포럼은 이미 짜고치는 고스톱의 경우가 많다"며 "현장 연구자들의 의견수렴 자체가 신뢰성을 잃고 있다. 의견수렴 과정에 대해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과학계 합리적 질서를 만들려면 자율적 소통이 보장된 의견수렴 절차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설문결과에 따르면 '과학 정책기관 종사자'가 진단한 민주화 수준에서 '높다'라고 평가한 응답자는 9% 수준에 불과했으며, '낮다'라고 답한 응답이 64%였다. 

교수와 학생간 의사소통 수준의 괴리가 크다는 점도 강조됐다. 이 실장은 "교수는 연구실이 민주적으로 운영된다고 생각하지만, 연구원이나 대학원생들은 민주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교수와 대학원생과의 소통 괴리가 크다"고 진단했다.

'현장 연구실 종사자' 응답자 중 교수급 61%가 연구실이 민주적으로 운영된다고 답한 반면, 연구원·대학원생급은 37%가 민주적으로 운영된다고 답했다.

이 실장은 올해 졸업을 앞둔 이공계특성화대학 석사과정생 고민 상담 사례를 전하며 "한 학생이 대기업 입사 지원에 앞서 지도교수의 눈치가 보여 하소연하면서 말을 못하더라"라며 "지도교수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현장에서 과연 자율적으로 소통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원미숙 대표는 "대학 현장 연구실에서 불통의 수준이 심각하다"며 "교수는 교수 주장만 하고, 학생은 반론을 펼 수 없는 구조다. 교수들도 원활한 소통을 위해 고민하고 앞장설 수 있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장윤선 총학생회장은 "한 동료가 수업을 자주 빠지다 보니 교수님이 걱정돼 직접 학생을 찾아오는 사례가 있었다. 교수로부터 인간적인 감동을 받았다"라며 "결국 합리적 사회적 질서 마련을 위해 제도·시스템도 재정립도 중요하겠지만, 학생을 비롯해 교수님들도 인간적인 자기 성찰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다.

UNIST의 한 학생은 학생이 원하지 않는 지도교수의 연구를 책임지며 수행해야 하는 친구의 사례를 들며 "대부분의 교수들이 연구실적 비중이 높은데 연구실의 리더인 교수들이 연구를 책임지지 않고 방치하는 케이스들이 적지 않다"고 일갈했다.

또, 이 학생은 이공계 병역특례 이슈가 불거졌을때 "이미 혜택을 받은 기성 과학자들은 움직이지 않았다"라며 "과연 과학계의 많은 비합리성을 타파하기 위해 기성 과학자들이 성찰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 연구자가 연구를 못한다···행정부담, 연구비 배분 등 걸림돌과 '자성의 목소리'

"연구자가 가장 중요한 것은 연구인데, 행정처리가 굉장히 많다. 시스템적으로 요구하는 사항 많다."

김미소 연구원은 우선적으로 고쳐져야 할 과학계 합리적 질서는 '연구자가 연구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김 연구원은 자신의 경험을 들며 연구자들의 '행정적 처리'가 너무 부담이라고 밝혔다. 행정 처리가 많은 것도 문제지만, 너무 갑작스럽게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 일이 적지 않다. 월요일 화요일 보고서에 집중하다가 금요일쯤 되면 체력이 방전된다. 이렇게 5년이 지났다고 고백했다. 

김 연구원은 또, 출연연의 경우 기타 공공기관으로 분류돼 있기 때문에 계약직 등 연구인력을 유연하게 뽑지 못하는 상황을 지적하며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솔루션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김도연 총장은 연구과제 평가 문제 하나 만이라도 제대로 고쳐지길 원했다. 김 총장은 "연구비 배분 문제가 심각하다"며 연구과제 심사 선정 시스템 개선을 촉구했다. 

현재 연구과제 심사는 대개 심사위원 7명이 앉아서 점수를 낸다. 7명 중 가장 점수를 많이 쓴 사람과 적게 쓴 사람을 빼고 평균값을 내는데 이 방식을 타파해야 한다고 김 총장은 주장했다. 언뜻보면 합리적인것 같지만 가장 비합리적인 방식이기 때문이다.

김 총장은 "점수를 많이 쓴 사람, 적게 쓴 사람이 제대로 평가하는 사람이다. 이 두사람이 토론하게 해서 과제를 선정하는 방식이 합리적일 수 있다"고 설명하며 과학계의 평가 신뢰도가 떨어져 있기 때문에 과학기술계의 평가 방식의 획기적 변화가 필요하며, 이를 신뢰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런 가운데 과학계의 합리적 체질 개선을 이루려면 결국 과학기술인의 자성과 함께 자발적 실행이 선결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승환 교수는 "과학자가 연구를 넘어 경제·산업·사회적 현황의 흐름을 직시해야 한다"며 "사회 전반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을 알고, 복잡한 세상 속 변화에 과학자들이 관심을 두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접근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글로벌한 관점에서 국내라는 단편적인 시선도 벗어나야 한다"라며 "제4차 산업혁명 이야기가 나오면서 우리는 시대의식을 고민해야 한다. 시대를 관통하는 과학기술이 무엇인지 고민해보자"고 말했다.

원미숙 대표는 지방 R&D 정책의 정체성·차별성을 언급하며 "지방 R&D 정책은 대부분 중앙정부 주도의 정책이다. 결국 중앙정부에 기대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최근 AI 등 국가적 재난재해가 일어났을 때 과학자들이 제대로 목소리를 내고 대응체계를 만들어가지 못했다. 과학자들이 내 연구주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과학계 공동체를 고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원 대표는 이어 과학계 리더들의 자성을 요구했다. 그는 "한 조직에서 리더십의 부재로 기관 자체가 갈피를 못 잡고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라며 "나이가 들어서 리더가 되는 것인지, 연구·경영을 잘해서 리더가 되는 것인지 리더들 스스로 자성의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과학자 스스로가 얼마나 철학·소신·사명을 가지고 있는가?"라며 "과학계는 결국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 자신도 자성의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미소 연구원은 "과학계 문제를 결국 시스템, 사회구조 문제로 돌리기 쉽다"며 "스스로 각 위치에서 자신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각자 자리에서 본업부터 충실하며 목소리를 내자"고 말했다.

◆ "과학계 문제는 나의 미래···'용기' 갖고 목소리 내야"

과학기술계 합리적 질서 만들기 과학정책 대화는 동남권·호남권·충청권·수도권 총 4차례로 나눠 진행된다. 첫 과학정책 대화는 동남권 포스텍에서 진행됐다.<사진=대덕넷>과학기술계 합리적 질서 만들기 과학정책 대화는 동남권·호남권·충청권·수도권 총 4차례로 나눠 진행된다. 첫 과학정책 대화는 동남권 포스텍에서 진행됐다.<사진=대덕넷>

"과학기술인들은 자신의 의견을 용기 내 발언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은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 말고 다른 사람이 발언해 주길 바라고 있다. 남의 일이 아니라 미래에 나의 일이 될 수 있다."

장윤선 회장은 과학계 민주화를 위해 과학도가 갖춰야 할 소양으로 '용기'를 꼽았다. 그는 "과학계 여러 리더가 고질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구성원 스스로가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과학도들은 과학계 문제를 나의 미래라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용기를 가지고 지속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반대로 학생들이 용기 내 발언하는 만큼 리더들은 학생들의 의견을 수평적으로 듣고 수렴하려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라며 "나 말고 다른 사람이 발언해 주길 바라지 않고, 스스로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학자의 주인의식에 대해 김승환 교수는 "누가, 어디서, 어떻게 고질적 과학계 문제를 풀어가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결국,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용기에서 비롯된다"라며 "연구자들은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자신의 일이다. 스스로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홍성주 박사는 "촛불 혁명 이후 분권과 자치라는 시대정신이 생겼다"며 "과학자 개인의 합리적 기준을 끄집어내 과학계 최소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세련된 촛불집회처럼 과학계 불합리한 점을 세련되게 바꾸어 나가자"고 힘주어 말했다.

플로어에서 박현빈 UNIST 학생은 "합리적 질서를 만들어가기 위해 대화와 소통이 가장 중요하며 기반에는 용기가 필요하다"라며 "모든 구성원이 타당성을 느꼈을 때 합리적 질서가 될 것이다. 일대일의 소통을 비롯해 구성원과 구성원, 국가와 국가의 소통에서 양쪽 모두가 타당성을 맞춰갈 때 불합리한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환 교수는 "뇌는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수많은 모듈과 단계를 나눈다. 이들이 수평적·수직적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통합해야 결국 뇌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라며 "이처럼 불안정한 세상 속에서도 우리는 통합의 기능이 필요하다. 결국, 풀뿌리 소통과 통합의 문화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문미옥 의원은 "오늘 자리를 통해 과학기술자들이 합리적 질서를 바로 세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라며 "과학자 스스로가 사회 전체를 위해 한발 양보할 수 있는 수준으로 거듭나 민주화를 이끌어가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도연 총장은 환영사에서 "합리적인 사고방식으로 자연의 질서를 찾아내는 것 자체가 과학이다. 이를 이용해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이 기술"이라며 "사회가 합리적이지 않은 이유는 급속 성장으로 인한 성장통 때문이다. 빛이 밝으니 그림자가 있다. 우리는 우리 안의 그림자부터 고민하자"고 강조했다.

이번 과학정책 대화는 과학계 주요 기관들이 대거 동참했다. 공동 주최 기관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신상진·이은권·오세정·신용현·김경진·이상민·문미옥·추혜선·윤종오 등) ▲IBS(기초과학연구원)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GIST(광주과학기술원) ▲STEPI(과학기술정책연구원) ▲BRIC(생물학정보연구센터)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 ▲대덕클럽 ▲연구발전협의회총연합회 ▲벽돌한장 ▲과학기술정책연구회 ▲KAIST 학부총학생회 ▲UNIST 학부총학생회 ▲한국과학기자협회 ▲YTN Science ▲대덕넷 등이다.

제2차 과학정책 대화는 오는 1월 19일 오후 3시 GIST(오룡홀), 제3차는 2월 2일 오후 3시 KAIST(창의관 101호)로 이어진다. 이후 2월 9일 오후 3시 제4차 종합토론회가 국회의원 회관 2층 회의실에서 열릴 예정이다.
 
◆ 아래는 청중들의 목소리.

과학정책 대화 현장에는 패널과 청중이 쌍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는 다른코리아 '콘 서비스'가 가동됐다. 청중들은 패널에게 모바일을 이용해 자유롭게 궁금증을 묻거나 의견을 제시했다.

-관료주의에 대한 불만은 있지만, 아직 학생이라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연구자가 연구만 하면 왜 안 되나요? 연구만으로도 골치 아픈데.

-관리구조에 영향을 받은, 위험회피를 위한 성과주의적 과학기술의 발달로 치우친 느낌이 든다. 기초과학의 발달이 상대적으로 느려진 것 같습니다. 이에 따른 의견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지금 당장 평범한 우리가 쉽게 할 수 있는 일들이 뭐가 있을까요?

-정부에서는 예산을 많이 쓰는데도 성과가 없다고 하고, 일선 연구자들은 연구비가 없다고 합니다. 이런 불일치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요? 어떤 부분을 고쳐서 해결할 수 있을까요?

-창업을 꿈꾸는 사람으로서 토론회에 참가하였는데요. 저는 비과학기술계인으로서 연구원이나 과학자 기술자가 필요하지만, 턱없이 연결 가능성이 낮습니다. 저는 연구개발과 경영인이 효과적으로 연결되어야 하는데 사실상 그게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젊은이, 학생들이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판단하기가 어렵습니다.

-과학기술 같은 경우 이공계 불문하고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공계가 아닌 분들은 과학 기술에 접근하기 어렵고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해 이공계 아닌 분들이 쉽게 과학기술에 지식을 쌓을 방법이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오늘 발표 내용은 과학기술계뿐 아니라 교육계 전반, 특히 대학에도 그대로 적용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제의 원인 중에 기존 과학계, 연구자, 대학의 부정부패를 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관리 강화가 정당화되는 이유 말이죠.

-이공계에서 합리적이라 하면 우리 사회 전체가 합리적이라 받아들일까요?

-바텀업의 기본이 용기라는 이야기는 정론이지만, 민주사회에서 내부고발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 마련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위계적인 사회 구조 속에서 고립되어 더욱 위계적인 과학기술계의 혁파를 위해, 서로 수평적인 의사결정 구조 마련을 위해 기성 과학자들의 자성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성찰의 순간을 공유할 수 있을지 여쭙고 싶습니다.

-이공계에 대한 투자와 지원이 기초과학에 비해 높다고 생각합니다. 이 때문에 정말 필요한 기초과학에 대한 연구는 더뎌지는 것 같고 성과를 내지 못하며 투자비용이 더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루어지지 않나 싶습니다.

-합리적이다, 아니다. 결론을 어떻게 알 수 있나요?

-전통적으로 수직적인 상하관계를 타도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 같습니다.

-연구자나 과학기술자는 연구개발에 힘쓰는 것과 다른 전공자나 전문가가 이를 실용화시키는 것이 구분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실상은 구분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좋은 기술들이 개발됨에도 불구하고 실용화되지 못하고 연구개발에서 멈추는 안타까운 사례가 많은데 이를 해결할 수있는 방법이있응까요?

-자유로운 의사전달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뭐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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