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알리는 닭처럼···"표준과학 새 지평 연다! 꼭이요~"

활기찬 '붉은 닭' 기운 받은 표준연 닭띠 과학자 3人의 새해 포부

(왼쪽부터) 김단비 전기자기센터 박사, 임기원 유동음향센터 박사, 정연욱 양자측정센터 박사.<사진=조은정 기자>(왼쪽부터) 김단비 전기자기센터 박사, 임기원 유동음향센터 박사, 정연욱 양자측정센터 박사.<사진=조은정 기자>

꼬끼오~! 정유년(丁酉年) 새해가 밝았다. 십이 간지 중 붉은색을 의미하는 '정'과 닭을 의미하는 '유'가 만난 '붉은 닭', 우렁찬 목청으로 새벽을 알리는 닭은 '부지런함'의 대표적 동물. 특히 붉은 닭은 선견지명과 총명함을 머금고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열정과 활력을 상징하기도 한다.

붉은 닭의 해를 맞아 더 활발한 활동이 기대되는 표준연 '닭띠' 과학자 주인공은 바로 임기원 유동음향센터 박사(57년생), 정연욱 양자측정센터 박사(69년생), 김단비 전기자기센터 박사(81년생). 활기찬 닭의 기운을 받아,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고 있을 이들의 정유년 포부를 들어봤다.

◆ 임기원 박사 "우리 삶과 산업체에 구체적 기여하는 연구에 주력"

임기원 박사.<사진=조은정 기자>임기원 박사.<사진=조은정 기자>
"캄캄한 어둠 속에서 제일 먼저 여명을 알리는 닭처럼, 과학자도 남들이 도전하지 않는 분야에서 끈질긴 연구를 통해 새로운 지평을 열어야 한다. 그것은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는다. 노벨상을 수상한 과학자들이 30년 이상 한 분야에서만 한 우물을 파듯, 우리 연구문화도 그렇게 바뀌어야 한다."

임기원 유동음향센터 박사는 과학자의 역할을 닭에 비유해 설명했다. 올해 입사 35년차를 맞은 임기원 박사는 1982년 12월 표준연에 처음 발을 디딘 후 지금껏 꿋꿋이 표준연을 지켜왔다. 그가 입사한 초기만 해도 건물마다 청경이, 검문소와 군부대가 표준연 주변을 지키던 시절이었다.

임 박사는 "연구를 시작할 무렵에는 지금처럼 연구시설도 많지 않았고, 연구실 셋업 시기였으므로 연구 환경도 열악하였다. 하지만 연구에 대한 열정은 지금 보다 높았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는 연구환경, 시설, 복지 등 많은 제도는 개선되었으나,  연구 관점에서 보면 연구원들이 각자도생(各自圖生) 길을 걷고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임 박사는 "지나고 나서 보면 연구원 스스로 열정이 있을 때 가장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연구 결과가 도출되며, 제도는 그러한 열정을 격려하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한다"며  "연구는 사람이 하는 것이므로 연구원의 열정을 중요시하는 제도가 바람직하다. 성과를 강요할 것이 아니라 열정을 어떻게 끌어 낼 것인가 하는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고 덧붙였다.

연구의 흥미에 몰입하는 과학자의 열정이 혁신적인 연구결과는 물론 우리가 애타게 기다리는 노벨상에도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임 박사의 설명이다.

올해 그의 연구는 30여년동안 유량 측정기술 개발의 경험을 바탕으로 ▲고온용 초음파 유량계 개발 ▲정맥주사용 유량 제어 장치 개발 ▲스마트형 파이프 푸루버 개발 등. 산업체나 우리 실생활에 구체적 적용이 되는 연구를  주력하고 있다. 

임 박사는" 원자력 발전소의 주급수는 약 250 ℃의 온도와 80 기압의 고압의 조건에서 유동하고 있다. 이러한 주급수 유량 측정의 어려움 때문에 원전 가동의 효율이 떨어지고 있다"며 "극한 조건에서 유량 측정 가능한 고온용 초음파 유량계를 개발하여 발전 효율을 향상 시키고 경제적인 에너지 생산에 기여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병윈에서 사용되는 링거액을 우리 몸에 정확히 주입할 수 있는 정맥주사용 유량 조절 장치를 개발에도 힘쓴다. 유량 조절장치의 부정확으로 인하여 의료 사고 또는 치료효과가 떨어뜨리고 사용에 불편한 경우가 많았다. 정확한 장치를 개발하여 고령화 사회에 늘어나는 의료 수요에 부응해 국민 의료 복지 향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체 현장에서 직접 유량계를 교정할 수 있는 스마트형 파이프 푸루버를 개발 성과도 기대했다.

임 박사는 "산업 현장에서 쓰이는 대부분 교정장치는 현장에서 유량계를 떼어내 연구원에서 교정장치에 부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며 "스마트형 파이프 푸루버 개발에 성공하면 산업체의 유량 측정정확도를 향상 시킬 수 있고 석유류의 건전한 상거래에 기여할 것이다. 해당 연구는 중소기업과 함께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정연욱 박사 " 2017년, 양자컴퓨터 획기적 도약 예상"

정연욱 박사.<사진=조은정 기자>정연욱 박사.<사진=조은정 기자>
"미국국립표준기술연구원(NIST)에서 30년 동안 꾸준히 조셉슨 전압표준을 연구하고 실용화했던 과정을 자세히 알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를 비교해보면 별 다를 것이 없어 보일지라도, 10년 단위로 과거를 회상해보면 상당한 수준으로 도약했음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꾸준함으로 조셉슨 전압표준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가 되고 싶다."

정연욱 양자측정센터 박사는 2005년 입사했다. 올해는 그가 표준연에서 맞는 두 번째 닭띠 해. 입사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정 박사와 표준연과의 인연은 꽤 깊다.

1987년 고온 초전도체 연구가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면서, 당시 연구의 중요성을 실감한 그의 지도교수와 표준연 박종철 박사가 의기투합해 '고온초전도체' 정부 과제를 만들어냈다. 표준연과 서울대가 초전도라는 주제로 교류하였고, 그것이 정 박사가 학생 신분으로 표준연의 초전도 연구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계기가 됐다.

대학 졸업 후 조셉슨 소자 연구를 지속하기 위해 2003년 미국국립표준기술연구원(NIST)에 지원했다. 연구환경이 너무 좋아 '여기에 쭉 정착할까?' 생각도 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2005년 표준연 김규태 박사의 국내 세미나 초청으로 잠시 귀국, "왜 남의(나라) 연구를 하고 있느냐"는 김 박사의 제안이 계기가 되어 표준연에 정착하게 되었다.

표준연 입사 후, 지난 12년 간 정 박사의 연구 주제는 ▲조셉슨 전압표준(초정밀 파형발생기) ▲잡음온도계(온도단위와 전기단위의 연결) ▲초전도 큐비트 기술개발(양자역학적 상태 정밀제어측정) 등 크게 3가지. 특히 초전도 큐비트는 양자측정과 양자정보의 핵심 요소기술로 꼽힌다.

정연욱 박사는 "최근 네이처지에서는 '2017년은 양자컴퓨터 분야에서 획기적 점프가 일어날 것'이라고 언급했다"며 "많은 사람들이 기대와 관심을 보이는 만큼 지금의 연구 속도를 유지해 세상을 바꾸는, 쓸모 있는 과학적 기술적 연구결과를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큐비트 연구는 매우 다양한 정밀측정 기술들이 복합적으로 필요한 분야. 큐비트 연구는 정 박사에게 양자역학 세계를 직접 조작하고 눈으로 관찰하는, 도전 의식과 연구의 즐거움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연구 주제다.

정 박사는 "표준연의 3개 센터(양자측정센터, 광도센터, 시간센터) 과학자뿐 아니라 국가보안기술연구소 과학자들과 함께 융합과제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 김단비 박사 "디지털 브리지 개발, 세계적 수준으로"

김단비 박사.<사진=조은정 기자>김단비 박사.<사진=조은정 기자>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디지털 브리지 개발에 힘써 저주파 임피던스 측정 표준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릴 발판을 마련하겠다."

2010년도 슈퍼 포스트 닥터(Super Post doctor) 1기로 표준연에 입사한 김단비 전기자기센터 박사. 입사한 지 올해로 8년 차인 김 박사는 '여전히 연구실 막내'라며 웃는다. 학위 중에는 플라즈마 쪽을 전공했고, 표준연에서는 전기표준만 6년째 연구 중이다. 김 박사는 "다시 학위과정으로 돌아간 느낌"이라며 "개인적으로 5년, 10년, 20년 후 나는 표준연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많이 고민한다"고 웃었다.

김 박사는 전기자기센터에서 저주파 임피던스 표준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저주파 임피던스 표준은 1 kHz 주파수 근방에서 저항, 전기용량, 인덕턴스 표준으로 이루어지며 이와 더불어 교류전압비 표준을 포함한다.

김 박사는 "전압 및 직류 저항 표준과 비교해 아직 확립되지 않은 부분이 많고 임피던스가 복소량이다 보니 확립해야 할 해당 표준이 많다"며 "올해가 5년 주기로 이뤄지는 피어리뷰(Peer Review:국제적 동등성 확보를 위한 BIPM CMC 등재 과정)의 해다. 국제적 전문가가 심사를 맡고, 표준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 및 업데이트 전반을 검토하는 과정인 만큼 철저한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답했다.

디지털 브리지 개발 연구에도 힘쓴다. 디지털 브리지는 저주파 임피던스 표준 측정 연구 분야의 트렌드이자 전기 표준 분야의 핵심 요소다. 1960년대 이후로 트랜스포머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나, 최근 조셉슨 전압 표준과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김 박사는 "기존 아날로그 기술로 길게는 100년 이상 역사를 가진 선진 NMI(국가측정표준기관) 들을 따라 잡기에 진입장벽이 높지만, 디지털 기술은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설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본격적인 디지털 브리지 개발을 통해 저주파 임피던스 측정 표준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릴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박사는 "표준 측정 연구라는 것이 하루, 한 달, 한해는 가시적 성과가 없어 느리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해당 표준을 책임진다는 사명감으로 5년, 10년 연구하다보면 완성된 그림 일부가 보일 것"이라며 "그만큼 더 보람이 크며, 다음 10년을 준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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