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화 원장, 新연구패러다임 '오픈사이언스'강조
"오픈 사이언스 기반 효율적 맞춤형 서비스 제공 디딤돌 될 것"

"연구패러다임은 이른바 '오픈사이언스' 시대를 맞이하며 변화하고 있다. 'KISTI 오픈 사이언스 플랫폼'을 구축해 가는 첫 해로 역할을 충실히 하자."

한선화 KISTI 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오픈사이언스'를 강조했다. KISTI 오픈 사이언스 플랫폼 구축을 통해 연구 문헌과 데이터가 공유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정비가 시작될 수 있도록 하고 다양한 분야의 연구 커뮤니티가 오픈 사이언스를 통해 더 많은 협력과 성과가 나오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한 원장은 "'조력자로서의 KISTI'가 아닌 국가 오픈사이언스를 이끌어 나가는 '리더로서의 KISTI'로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내부 자원의 통합과 연계를 통해 오픈 사이언스 기반의 효율적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딤돌을 놓겠다"고 약속했다.

또 그는 "처음 이 자리에 섰을 때 제시했던 청사진은 올곧게 추진되고 있는지, 약속했던 저의 다짐은 빛이 바라지 않았는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고민하고 움직이겠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신년사 전문.

신년사

사랑하는 KISTI 가족 여러분!

연말연시가 오면 상투적으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라는 말을 쓰곤 했는데 지난해는 참으로 다사다난했습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붉은 닭의 힘찬 울음소리가 새해를 열었습니다.

2017년 새아침을 맞이하여 직원 여러분 모두의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길 기원하며, 올해 소망하시는 모든 일들을 꼭 이루시길 바랍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출렁였던 시대의 격랑 속에서도 묵묵히 맡은 자리에서 열심히 노력해주신 직원 여러분들 덕분에 KISTI는 흔들리지 않고 제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숱한 비바람에도 깊은 뿌리를 내린 우리 KISTI는 지난 한 해 크고 작은 과실을 탐스럽게 맺었습니다.

올해 초 우주의 신비에 한걸음 다가서며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차기 노벨상 후보인 LIGO의 중력파 검출에 네 분의 우리 연구원이 일익을 담당하며 우리가 가진 역량과 연구 인프라의 중요성을 널리 알릴 수 있었습니다.

'국가대표' 서비스인 NTIS는 태평양을 가로질러 코스타리카로의 진출을 위한 귀중한 걸음을 내딛었습니다. 지난 7월 기술이전을 위한 투자의향서(LOI) 체결을 이뤄내며 대표적인 '과학한류' 콘텐츠로 점점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이에 질세라 지능형 분석 서비스인 TOD와 COMPAS도 중국,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습니다. 

농업 분야의 국제 기상기후 예측을 주도하고 있는 계기상기구(WMO)는 선진국의 기상데이터를 개발도상국이 활용할 수 있는 ICT 공유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KISTI 협업 플랫폼인 COREEN과 컴퓨팅 인프라를 공식 사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슈퍼컴퓨팅의 활성화를 위해 세계 유수의 기관, 기업이 모인 OpenHPC에 국내 최초로 회원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KISTI는 슈퍼컴퓨팅 분야의 세계 표준기술 개발에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역량을 뽐낼 무대가 마련됐습니다.

국가전자정보컨소시엄이 우리 연구원으로 일원화되었습니다. '학술지의 위기'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학술정보 구독 비용이 지속적으로 인상되는 상황에서 우리의 역량을 인정받는 동시에 앞으로 고품질 정보의 효율적인 수집에 더 막중한 책임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빅데이터 분석에 있어서는 상용 분석 플랫폼에 비해 약 70배나 빠른 다차원 빅데이터 분석 기술인 투픽스(TuPiX)가 개발되어 앞으로 대용량의 과학데이터를 손쉽게 분석, 처리할 수 있는 중요한 물꼬를 텄습니다.
이 기술은 민간에 기술이전 됨은 물론, 위성영상 분석 기업과 함께 연구소 기업도 준비 중입니다. 

또한 생명의료 분야에서도 치매발병 메커니즘 규명을 위한 빅데이터 핵심기술을 개발해 세계 최고 수준의 잡지인 Plant Cell지에 게재하고, 협력 기관과 함께 다수의 가시적 성과를 냄으로써 데이터 중심 연구의 중요성 및 우수성을 입증하였습니다.

슈퍼컴퓨팅 기반의 계산과학공학을 접목해 R&D의 패러다임을 선진형으로 바꾸어가는 R&D 효율화에 KISTI가 중심 축을 맡게 되었습니다.

지난해부터 출연(연) 세 곳과의 협업을 시작하였고 올해에는 더 많은 출연(연)의 연구 속에서 우리의 계산과학 역량이 든든한 해결사가 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 연구원의 우수한 연구원들이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 그 임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지난해 새롭게 닻을 올린 슈퍼컴퓨터개발센터는 첫해부터 슈퍼컴퓨터 시스템의 핵심요소인 초고성능 계산 서버용 보드의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향후 국산 슈퍼컴퓨터 개발의 초석을 다졌습니다.

전국 곳곳에 자리잡은 ASTI의 현장 지원은, 중소기업에게 특히 힘들었던 지난 해에도 매출 증가 3,726억원, 신규 고용유발 495명이라는 놀라운 실적을 보였습니다. 
기업 경쟁 환경을 온라인에서 쉽게 살펴볼 수 있는 밸류체인 네트워크 분석 시스템(VCNS)은 시범 서비스 기간에도 구체적 성과를 보이고 있어 중소기업 지원의 질을 한층 높일 것으로 기대합니다.

과학기술정보의 보고인 NDSL은 '지식발견형 서비스'로 옷을 새롭게 갈아입었습니다.
더 편리하고 더 쉽게 이용자들이 원하는 맞춤형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지능형 플랫폼으로 변모해나가는 중입니다.

기상청도 인정한 세계 최고 수준의 재난대응 기술은 군 작전기상 의사결정지원 서비스에 적용되어 임진강 유역의 풍수해나 북한의 수공에 대응할 수 있는 든든한 시스템을 구축하며 국방력 강화에도 기여했습니다.

제조업 중소기업에 가장 인기있 는 M&S 서비스도 획기적인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개별 기업 지원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클라우드 기반 슈퍼컴퓨팅 M&S 소프트웨어 HEMOS를 개발함으로써 국내 중소기업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모델링 및 시뮬레이션에 대한 높은 장벽을 낮춰주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중소기업의 R&D 기획에 핵심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산업‧시장 인텔리전스 시스템 KMAPS, 유망아이템 발굴 및 선정 과정을 체계화해주는 중소기업형 유망아이템 지식베이스, 보유 기술이 적정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도록 돕는 기술가치평가시스템 STAR-Value 등 새롭게 재정비한 다양한 정보분석 서비스들은 우리 연구원의 중소기업 지원 역량을 한층 끌어올렸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성과들이 지난 일 년을 장식했습니다.
이 모든 일들은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어려운 내외 여건들을 극복해낸 KISTI의 모든 직원 여러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자랑스러운 KISTI 직원 여러분!

ICT 기술의 발달을 통한 지식의 개방과 공유, 데이터와 컴퓨팅을 중심으로 하는 방법론의 변화, 거대과학의 성공과 범지구적 문제의 해결을 위해 국경을 넘나드는 협업이 중요해졌습니다. 
주요 연구패러다임은 이른바 '오픈사이언스' 시대를 맞이하며 변화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최근 세계 과학계의 주요 성과들이 모두 이와 같은 '오픈사이언스'의 기조에 부합했던 것처럼, 이제 국내에서도 점점 오픈사이언스의 저변과 활용 분야를 넓혀가야 할 때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연구 인프라와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또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제 그동안 우리가 쏟아 부었던 노력이 결실을 맺을 시기가 도래했다고 생각합니다. '행복사회 실현을 위한 R&D 파트너'라는 비전에 걸맞게 새로운 시대적 요구 앞에서 보다 분발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저는 중장기적으로 우리 KISTI가, 오픈사이언스 선도자이자 허브가 되길 꿈꿉니다. 이를 바탕으로 '조력자로서의 KISTI'가 아닌 국가 오픈사이언스를 이끌어 나가는 '리더로서의 KISTI'로서 자리매김하길 바랍니다.

조직으로서 연구자 개인으로서 오픈사이언스라는 시대적 흐름을 미래지향적인 목표이자 새로운 도전으로 삼읍시다.

올 한해는 우리 KISTI의 역량과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긴, 이른바 'KISTI 오픈 사이언스 플랫폼'을 구축해 가는 첫 해가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외적으로 오픈사이언스를 위한 국가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겠습니다. 정부의 지원을 받아 생성된 연구 문헌과 데이터가 공유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정비가 시작될 수 있도록 하고 다양한 분야의 연구 커뮤니티가 오픈 사이언스를 통해 더 많은 협력과 성과가 나오도록 지원하겠습니다. 

또한 내부 자원의 통합과 연계를 통해 오픈 사이언스 기반의 효율적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딤돌을 놓겠습니다.

절호의 기회이자 어쩌면 우리 연구원의 미래가 걸린 이 중요한 무대로 다 같이 나아갑시다. 이 자리에 계신 한 분 한 분이 가슴에 뜨거운 열정을 품고 함께 노력한다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금자탑을 쌓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KISTI 가족 여러분!

제가 원장에 취임한 지도 어느덧 2년 반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습니다.
처음 이 자리에 섰을 때 제가 제시했던 청사진은 올곧게 추진되고 있는지, 여러분께 약속했던 저의 다짐은 빛이 바라지 않았는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고민하고 움직이겠습니다.

그동안 이곳에서 여러분들이 보여줬던 헌신을 가슴 깊이 기억하며 신발끈을 고쳐 매겠습니다.

달리는 말은 말굽을 멈추지 않는다는 뜻을 가진 ‘마부정제(馬不停蹄)’라는 말에 있듯이, 지난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더욱 정진하는 저와 여러분이길 기원합니다.

정유년, 붉은 닭의 해를 맞아 떠오르는 시가 있습니다. 바로 이육사 선생님의 '광야'입니다.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이 시 구절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이 부분입니다. 

내일 지구의 멸망이 와도 사과나무를 심겠다던 스피노자의 말처럼 준비하지 않은 사람에게 내일은 오지 않습니다. 오늘 여기 우리가 씨를 뿌리면 결국 그 열매는 우리, 그리고 우리의 후배들이 거두게 될 것입니다. 올 한 해, 우리 다 같이 KISTI의 발전과 과학 한국을 꽃피우기 위한 소망의 씨앗을 뿌립시다. 

다시 한 번 올 한 해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행운과 행복이 함께 하시고, 바라시는 모든 일들이 어긋남 없이 이루어지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17년 1월 2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장
한 선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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