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뽑은 연구 리더 ETRI 파격 도전 '기대 vs 우려'

본부장 19명 인선 완료…45명의 그룹장도 같은 절차 진행 중
정부출연기관의 중간 보직자 인선이 바텀업으로 선임되며 과학기술계 내외부에서 기대 속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원장 이상훈)는 2일 5연구소 3단 3본부 3센터 1부에서 5연구소 19본부 45개 그룹으로 조직을 개편하고 구성원들의 설문 참여 결과를 통해 19명의 본부장 선임을 마무리했다.

본부장의 역할은 과제 기획부터 제안은 물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구성, 플랫폼, 상용화까지 시스템적으로 연구개발(R&D)을 통합관리하게 된다. 즉 각 본부별로 연구개발의 전반을 아우르고 조율하며 방향성을 제시하는 총괄 역할을 하게 된다. 

ETRI 관계자에 의하면 지난달 22일부터 26일까지 본부장 공모에 참여한 49명의 후보 평가에는 구성원 80% 이상이 참여 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본부장 선임에 이어 ETRI는 그룹장 선임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45개 그룹장 자리를 놓고 4일까지 후보를 모집 중이다. 이후 10일까지 각 후보자가 내놓은 조직 운영 계획과 후보자의 리더십, 성실성, 사명감 등 항목별로 구성원이 평가하고 3점 이상 받은 후보를 대상으로 13일께 인사를 마감할 예정이다.

그룹장 인선까지 마무리되면 ETRI는 50여개 부, 200여개 실을 중심으로 운영되던 연구개발 과제들이 19개 본부, 45개 그룹 중심으로 보다 큰 그림을 그리며 각 본부별로 연구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 "새로운 시도지만 지속성 위한 구체적 절차 필요" 

이번 ETRI의 조직개편은 기존 출연연에서는 볼수 없던 방식이다. 때문에 내부 구성원들도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양상이다.

A 연구자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도다. 원하는 본부장 역할을 연구원들이 지망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직접 선출했다는 점에서 권위와 책임감을 갖게 된다고 생각한다. 오늘 시무식에서도 다들 표정이 좋았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온 만큼 앞으로 기대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다른 B 연구자는 긍정적으로 해석하면서도 우려도 표했다. 그는 "구성원 평가를 통해 구성원들의 의견이 일부 반영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면서 "하지만 내부 평가기준을 통과한 지원자가 각 본부별로 1~2명 정도로 적었다. 구성원 평가만으로는 적절한 인사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임명후보자를 추천하는 직할부서장 입장에서도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을 것"이라면서 "또 기존 부서원들은 서로 잘 아는 사이로 미묘한 심리전도 있었다. 이런 문화는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C 구성원 역시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본부에서 연구개발을 진두지휘 하며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은 좋지만 PBS 제도 등으로 당장 연구원들의 임금 확보가 필요한데 그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과제 제안을 본부차원에서 제대로 챙길 수 있을지 걱정되는게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ETRI 내부 예산 체계부터 구체적으로 설계하고 각 연구자별 임금을 최소 50%이상 확보했을 때 과제 제안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본부에서 그런 구체적인 역할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D 연구자는 잦은 개편을 걱정했다. 그는 "실을 묶어서 그룹을 만들었다. 연구원들은 과제 만드느라 정신없는데 보직자가 너무 자주 바뀌니 사실 관심도 없다"면서 "제도적으로 민주적인 방식이라는데는 공감하지만 지속성을 위해서는 보완이 필요하다. 그리고 본부장이나 그룹장 인사가 인기에 영합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본부장으로 선임된 한 관계자는 "이번 사례가 처음이라 사실 걱정도 된다. 하지만 이전에는 여러 과제를 하는 것과 달리 한가지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면서 "본부 차원에서 과제를 기획하고 수주할 것이다. 그 안에는 그룹장과 여러명의 PL(프로젝트 리더)이 필요하다. 앞으로 관련 연구자를 구성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차근차근 진행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선임 과정에서 처음부터 투명성을 공표 했지만 과락 인원도 여과없이 발표되면서 구성원간 자칫 불신이 커지지 않을까 조심스럽다"며 "제도의 지속성을 위해 섬세한 절차와 과정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다음은 구성원 평가에 의해 선임된 ETRI 본부장 명단이다.
◆ 미래전략연구소
▲ 기술경제연구본부장 한성수
▲ 미래기술연구본부장 방승찬
▲ 표준연구본부장 김형준
 
◆ SW·콘텐츠연구소
▲ SW기반기술연구본부장 조일연
▲ 지능정보연구본부장 박상규
▲ 차세대콘텐츠연구본부장 이길행
▲ 지능로보틱스연구본부장 신성웅
▲ 바이오의료IT연구본부장 김승환

◆ 초연결통신연구소
▲ 정보보호연구본부장 진승헌 
▲ 네트워크연구본부장 양선희
▲ IoT연구본부장  김 현
▲ 초연결원천연구본부장 허재두
 
◆ ICT소재부품연구소
▲ 실감소자연구본부장 이정익
▲ 광무선융합연구본부장 백용순
▲ 지능형반도체연구본부장 강성원
▲ 소재부품원천연구본부장 이진호
 
◆ 방송∙미디어연구소
▲ 미디어연구본부장  이현우
▲ 전파위성연구본부장 이호진
▲ 자율무인이동체연구본부장 안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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