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 소재 11개 기관 '과학문화 생태 공간 조성' MOU
"한국형 실리콘밸리 만들자···과학이 녹아든 공간"

탄동천 일대에 꽃들이 만개한 전경.<사진=대덕넷 DB>
탄동천 일대에 꽃들이 만개한 전경.<사진=대덕넷 DB>
#상상1. 대덕 탄동천을 중심으로 푸른 녹지 위에 가로수길이 펼쳐진다. 과학적 원리가 적용된 편의 휴식시설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 평일 저녁이 되자 연구원 가족을 비롯해 시민, 연인들이 탄동천을 찾아 휴식을 즐긴다. 가로수길 한쪽에는 연구원 가족들이 도시락을 까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연구 과정을 공유하니 자연스럽게 새로운 연구 주제가 발굴된다. 

#상상2. 대덕에 소재한 출연연들은 벽을 허문지 오래다. 주말이 되자 어린이 뿐만 아니라 전국 학생들이 출연연을 찾는다. 출연연 앞마당이 놀이터가 되고 출연연 연구성과가 장난감이 된다. 이웃 출연연 상황도 마찬가지다. 이공계 학생들이 본관 앞 잔디밭에 삼삼오오 모여앉아 파티를 즐긴다. 다양한 아이디어가 오가며 소통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대덕연구단지가 꿈꾸는 한국형 실리콘밸리의 모습일까? 최근 대덕연구단지 한 가운데 흐르는 탄동천을 중심으로 여러 기관이 과학동네의 새로운 과학문화 조성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대덕연구단지는 여의도 8배 면적에 KAIST를 비롯한 정부출연연구기관 17개, 국공립기관 19개, 약 1500여개의 기업이 입주해 있다. 석·박사급 연구개발 인력만 6만7000여명을 넘어섰다.

과학동네 중심에는 탄동천이 흐르고 있다. 탄동천은 대전 유성구 금병산 골짜기에서 시작돼 대덕연구단지를 가로질러 갑천으로 유입된다. 유성구청은 지난해 탄동천 일대에 '숲향기 길'을 조성했지만, 과학동네 중심에 흐르는 하천에 비해 과학문화·콘텐츠·공간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탄동천 주변 생태공간 조성 지도.<사진=중앙과학관 제공>
탄동천 주변 생태공간 조성 지도.<사진=중앙과학관 제공>
그런 가운데 국립중앙과학관(관장 양성광)이 탄동천을 주변으로 과학문화 생태 공간 조성을 위해 직접 나섰다. 탄동천 인근에 위치한 기관들과 협업해 변화를 이끌어 가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중앙과학관을 비롯해 국제지식재산연수원(원장 박순기)과 대전교육과학연구원(원장 정용하), 대전교육정보원(원장 이용현), 대전시민천문대(대장 최형빈), 유성구청(구청장 허태정),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곽병성),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원장 성게용), 한국조폐공사(사장 김화동), 한국지질자원연구원(원장 신중호),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규호) 등 11개 기관이 28일 '과학문화가 살아 숨 쉬는 탄동천 과학문화 길 조성'을 위한 상호 협력 MOU를 체결했다.

중앙과학관을 비롯해 11개 기관이 28일 '과학문화가 살아 숨 쉬는 탄동천 과학문화 길 조성'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사진=박성민 기자>
중앙과학관을 비롯해 11개 기관이 28일 '과학문화가 살아 숨 쉬는 탄동천 과학문화 길 조성'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사진=박성민 기자>
11개 기관은 과학문화 인프라 신설·확충에 협력할 예정이다. 탄동천에 가로수길을 조성하고, 창의적 디자인과 과학적 원리가 적용된 편의·휴식시설 설치를 목표로 한다. 더불어 각 기관 내 편의·휴식시설을 외부에 개방해 탄동천 과학문화 인프라를 확충해 나갈 방침이다.

과학문화 콘텐츠를 발굴해 제공하는 협업도 진행한다. 매년 찾아오는 과학의 달 4월에 공동축제를 기획해 추진할 예정이다. 각종 과학문화 행사를 발굴해 탄동천을 방문하는 시민·학생·연구원들에게 다양한 과학문화 콘텐츠를 상시 제공될 수 있도록 협력할 계획이다.

또 탄동천 인근 산책로에 야외 벤치와 정자를 설치한다. 계절별로 다양하게 꽃 피우는 나무를 추가로 심어 시민들이 즐겨 찾는 쉼터로 만들어간다. 연중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풍성한 과학동네를 통해 국내 대표적인 명소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과학문화 생태 공간 조성에 앞장선 양성광 관장은 "대덕연구단지를 상징하는 공간을 조성해 대한민국 대표적 명소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시민들이 과학동네를 즐겨 찾아 과학을 생활화할 수 있는 문화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과학계 한 원로 과학자는 "외국인들이 한국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대덕연구단지가 떠오를 수 있도록 한국의 명소로 탄생하길 기대한다"라며 "탄동천이 과학문화 생태 공간으로 시민들의 삶에 과학이 녹아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탄동천 주변 과학문화 생태 공간 조성을 위한 MOU 체결식에서 각 기관 수장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탄동천 주변 과학문화 생태 공간 조성을 위한 MOU 체결식에서 각 기관 수장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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