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삶의 시작점···미병관리 패키지화 해 수출도"

[인터뷰]이혜정 한의학연 원장 "미병관리 삶속에 녹아들며 문화이뤄야"
이혜정 한의학연 원장<사진=대덕넷 자료>이혜정 한의학연 원장<사진=대덕넷 자료>
"미병(未病)의 관리는 단순하게 병의 전조 증상을 관리하는 것을 넘어 자연의 변화에 맞춰 우리 몸을 조절하는 것으로써, 섭생부터 치료 방법론까지 우리의 삶 전체에 문화로써 녹아들어가는, 한의학의 기본 철학과 맞닿아 있는 것이다. 이것을 패키지화할 수 있다면, 한의학의 새로운 의료문화상품으로 동아시아 건강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

이혜정 한국한의학연구원(이하 한의학연) 원장은 미병관리의 개념에 대해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시작점"이라고 설명했다.

평균 수명 100세 시대가 성큼 다가옴에 따라 삶의 질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건강은 삶의 질을 결정하는 기본 요소임에도 현대인들은 바쁜 일상과 업무, 과도한 스트레스로 건강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몸 안의 균형은 사라지고, 과거에 비해 생활습관병을 비롯한 만성질환에 걸리는 연령층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2013년과 2015년 한국갤럽과 한국한의학연구원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성인의 약 50%가 미병 상태로써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명은 늘어나고 있지만 실제 삶의 질은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2015년 2월 한의학연을 중심으로 한·양방병원, 한의과·의과·공과대학 등이 참여하는 미병연구단(단장 이시우·이하 연구단)이 출범, 한의학 기반의 국민 개개인에 맞는 맞춤건강관리방법과 예방관리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병관리는 행복한 삶을 위한 시작점"

"미병관리는 한의학점 관점에서 섭생(양생)의 과정이며, 미병 개념은 오래전부터 고의서(古醫書)에서 다루어진 한의학의 기본 틀입니다."

미병은 당장 드러나는 질병은 아니지만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증상 혹은 검사의 이상소견 등 건강하지 않는 상태를 이르는 한의학 용어다. 현대의료가 이미 발생한 질병을 치료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한의학의 치료정신에는 병이 오기 전부터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삶의 원칙을 세우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이 삶의 원칙을 섭생이라 할 수 있다.

이 원장은 중국과 일본, 한국의 미병관리를 비교해 설명했다.

중국은 정부차원에서 미병관리를 위해 염황동방공사 같은 국영기업을 설립, 각 중의병원의 치미병센터를 통해 중의학적 관리기술, 즉 기공, 양생, 중의약을 보급하고 있다. 그러면서 주민들의 삶에 중의학적 미병관리 기술이 녹아들게끔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의 기공은 실생활에 적용되고 있으며, 중의학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역시 높은 편이다.

일본은 중국과 달리 고령화시대 노인들의 보건의료문제가 커지면서 건강한 노년을 위해 미병관리를 노인 의료에 적용하고 있다. 일본은 1990년 중반부터 관심있는 의사들이 미병시스템학회를 결성해 지금까지 20년 넘게 연례학회와 미병저널을 출판해 오고 있다. 특히 12월 17일을 미병의 날로 정해 국민들에게 적극 홍보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중국과 일본에 비하면 아직 미병 개념이 활성화 되지 않은 편이다. 2015년 미병연구단이 출범하고, 연구단을 중심으로 다학제 연구와 연구성과를 홍보하면서 조금씩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병관리의 기본은 심정신동(心靜身動), 즉 마음을 편안히 하고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에서 비롯됩니다."

이 원장은 "편안한 마음으로, 마음 속의 욕심을 떨치고, 잡념이 일지 않게 하며, 가급적 많이 걷고, 엘리베이터 보다 계단을 이용하는 것들은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다. 여기에 한의약의 원리를 음식과 결합한 약선도 활용해 볼 수 있다"면서 "최근 우리나라에서 크게 늘어난 의료관광과 연계해 관광객들이 치료만 받고 가는 것이 아니라 문화, 약선, 의료에 이르는 한의 의료문화타운을 형성할 수 있다면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음식은 실생활과도 밀접하기 때문에 전문가가 제안하는, 자신의 건강에 이로운 음식을 처방받아 직접 먹을 수 있는 식당을 마련해 개인별 건강맞춤 식단을 제공하면 치료효과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 원장은 한의학의 기공에서 착안한 새로운 체조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이 원장은 "한의학이 발달한 우리나라의 미병관리 모델은 일본보다 중국 모델이 좀 더 가깝다. 중국을 방문해보면 시내 곳곳 공원에서 기공을 열심히 실천하는 시민들을 볼 수 있다. 이것이 건강한 삶을 위한 생활 기공"라면서 "우리도 한의학의 기공에 근거한 국민체조를 만들어 동양의학과 철학이 실생활에 적용될 수 있으면 좋겠다. 스마트폰의 App으로 제공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다. 향후 미병연구단에서 삶속에서 미병관리를 실천할 수 있는 음식과 운동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을 기대한다"고 제안했다.

◆ "미병관리 패키지화 하면 수출 가능성도 높아"

이혜정 원장은 미병관리 프로그램을 패키지화 해 수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사진=대덕넷 자료>이혜정 원장은 미병관리 프로그램을 패키지화 해 수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사진=대덕넷 자료>
"미병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가족력, 체질, 유전자 분석을 활용해 개인에 맞는 음식, 운동법을 제공함으로써 삶속에서 질병을 미리 관리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러한 미병의 진단 ·관리를 하나의 패키지로 만들어 행복한 삶을 이끄는 문화로 조성하면 국내 뿐 만아니라 외국 수출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혜정 원장은 건강한 삶, 행복한 삶을 위해 미병관리의 패키지화를 주장했다.

그는 "서양의학은 유전자나 세포를 치료하지만 한의학은 삶속에서 미리 관리하는 것이다. 그래도 질병이 발생하거나 재발하면 이후의 삶을 어떻게 행복하게 유지할지도 필요하다"면서 "즉 일반적인 삶을 포함한 문화, 섭생, 진단, 치료, 재발방지를 위한 후속조치까지 패키지화가 필요하다. 미병연구단에서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병연구단은 질병을 예방하고 최상의 건강상태를 유지하는 한의학 기반 맞춤건강관리방법과 예방관리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한다.

연구에 참여하는 대학, 병원, 기관 등의 연구자들이 미병진단 기준, 미병지도, 코호트 미병연구 등을 진행해 오고 있으며, 한의연의 기관주요사업은 물론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한의학 기반 한국인의 건강증진을 위한 예방관리사업'을 수탁과제로 수행하고 있다. 이들 과제로부터 SCI논문 18편 포함 67편의 논문, 국제 특허출원 8건, 국내 특허출원 24건 등록 12건 등의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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