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과학기술 젠더혁신 정책방향 국회토론' 개최
"젠더혁신 여성 위한 것 아냐, 제대로된 진단으로 가는 길"

이은권, 변재일, 윤상현, 문미옥, 오세정 국회의원이 19일 국회소회의실에서 '과학기술 젠더혁신 정책방향'을 주제로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사진=김지영 기자>
이은권, 변재일, 윤상현, 문미옥, 오세정 국회의원이 19일 국회소회의실에서 '과학기술 젠더혁신 정책방향'을 주제로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사진=김지영 기자>
"1997년~2000년 사이 미국에서 시판되다 회수된 약 10건 중 8건이 여성부작용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전임상과 임상에서 수컷 쥐와 남성에게만 약효의 유효성이 있음을 확인 후 판매했던 것이 드러났다. 세포에도 성별이 있다. 연구자들도 성별을 유념해 실험해야 하며, 동물실험에서도 성별균형을 맞추기 위한 인력, 사육시설 확충이 필요하다." (이숙경 가톨릭대학 교수)
 
"젠더혁신은 여성을 위한 것이 아니다. 여성 위주의 치료법도 존재하며 이는 남성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남녀차이 반영 진단기준이나 치료법개발이 필요하다. 연구개발에 성·젠더 분석을 적용해 연구의 수월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법과 정책, 제도가 중요하다." (이혜숙 젠더혁신연구센터 수석연구원)
 
이은권, 변재일, 윤상현, 문미옥, 오세정 국회의원은 19일 국회소회의실에서 '과학기술 젠더혁신 정책방향'을 주제로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연구수월성과 결과 활용의 적실성을 높이기 위해 젠더혁신에 대한 관심과 정책, 제도가 중요하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주제발표를 가진 이숙경 가톨릭대 교수에 따르면 전 임상 연구에서 젠더를 고려하지 않고 male(남성)과 female(여성)세포, 조직, 동물을 적절하게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사실과 달리 편중된 결과와 정보를 얻게 된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임상연구가 진행되면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환자다. 실제로 미국에서 1997년~2000년 사이 시판된 의약품 중 10건이 회수됐고 그중 8건이 여성에게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female이 실험 대상에서 배제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포를 공급하는 세계적인 회사들도 보유세포의 성별표시를 안 하는 것이 대다수이고 연구자들도 성별을 유념해 실험해야 한다는 개념이 부족한 상태다. 세포와 마우스를 성별을 나눠 관리하는데 더 많은 사육시설과 인력보충 등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렵지만 세포에도 성별이 있으며 세포의 성별은 중요한 실험의 변수로 작용한다"며 "연구자들의 실험결과에는 성별표시를 의무화하고 성별확인이 손쉬운 활용법도 연구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구자들에게도 젠더혁신을 위한 연구는 굉장히 불편한 일이지만 궁극적으로 인류를 위해 꼭 필요하며 경제적 이득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숙 젠더혁신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은 '젠더혁신을 위한 연구지원정책'을 주제로 국내외 젠더혁신 법과 정책 등을 분석해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젠더혁신의 선진국은 유럽연합을 꼽을 수 있다. HORIZON 2020에 젠더혁신 관련 내용을 법조항으로 반영해놓았으며, 특히 젠더혁신은 모두를 위한 연구라는 것을 목표로 자문그룹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젠더혁신 전문가평가와 연구지원, 모니터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미국의 NIH도 척추동물과 인간에 대한 모든 연구제안서를 작성할 때 연구전략부분에 성을 하나의 변수로 고려할 것을 2016년 1월 25일부터 의무화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젠더혁신을 위한 과제지원이 있다. 그러나 정책적으로 실현되기 위해 R&D와 연결돼야하는데 인력양성과 R&D벽이 높아 어려운 실정"이라며 "법과 제도로 뒷받침해서 이끌어줘야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의료계에 따르면 젠더혁신 연구를 하지 않으면 향후 무역장벽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며 "젠더혁신은 절대 여성을 위한 것이 아니다. 폐경기에 여성이 많이 앓는 골다공증은 여성위주의 치료법이 많아 남성들이 진단을 제대로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남녀차이를 반영한 진단 기준과 치료법 개발을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피력했다.
 

토론자들은 인류의 건강과 경제적 이익을 위해 젠더혁신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했다.<사진=김지영 기자>
토론자들은 인류의 건강과 경제적 이익을 위해 젠더혁신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했다.<사진=김지영 기자>
이어진 토론에서 최진희 서울시립대교수는 환경을 연구할 때도 젠더혁신을 고려해야함을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화학물질 안정성에 성별고려도를 분석한 결과 4000종 중 성별을 동시 고려한 연구는 10%정도로 매우 적었다. 그는 "유해성평가는 화학물질이 안전하다는 것을 평가하는 방법론이다. 여기서 젠더이슈가 부족한 것은 향후 화학물질로 인한 질병발생으로 연결될 수 있음을 나타낸다"며 "화학계에서도 젠더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옥라 서강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젠더혁신은 현대과학에 대한 도전”이라고 말하며 “과학기술 발전도 중요하나 미래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나 문제들을 담아 종합적이고 융합적 관점으로 과학기술 젠더혁신에 도전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
 
이 외에도 신선미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실장은 연구개발사업에 여성들의 참여기회를 넓힘으로써 성과를 더욱 높이기 위한 방안을, 장병주 미래부 미래인재기반과장은 젠더혁신을 국내 환경에 맞게 단계적으로 하기 위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국민을 이해시키기 위한 노력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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