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규 ETRI 박사 "향후 특정분야 도메인 목표로 응용·상용시스템 개발"

엑소브레인은 지난 18일, ETRI(원장 이상훈) 대강당서 개최된 장학퀴즈 '대결! 엑소브레인'에서 2등과의 점수차를 160점 앞선 510 대 350으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사진=백승민 기자>
엑소브레인은 지난 18일, ETRI(원장 이상훈) 대강당서 개최된 장학퀴즈 '대결! 엑소브레인'에서 2등과의 점수차를 160점 앞선 510 대 350으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사진=백승민 기자>
"엑소브레인에게 한 수 배우는 느낌이었다. 패배의 아쉬운 점도 있지만 우리나라의 인공지능 수준이 이만큼 발전했다는 것에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오현민 퀴즈대회 참가자)

"엑소브레인의 뛰어난 능력에 놀라웠고 문제에 답하는 뛰어난 능력과 흔들림 없이 일정한 페이스대로 유지되는 실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이정민 퀴즈대회 참가자)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엑소브레인(Exobrain)'이 인간과의 퀴즈대결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지난 4년간의 1단계 연구성과를 인정받았다.

엑소브레인은 지난 18일, ETRI(원장 이상훈) 대강당서 개최된 장학퀴즈 '대결! 엑소브레인'에서 2등과의 점수차를 160점 앞선 510 대 350으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퀴즈대결에서 엑소브레인은 장학퀴즈 시즌1 우승팀 참가자인 김현호 안산 동산고 3학년 학생, 시즌2 우승팀 참가자인 이정민 대원외고 학생, 2016년 수능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윤주일 서울대 학생, 방송사 두뇌게임 프로그램에서 준우승한 오현민 KAIST 수리과학과 학생 등 총 4명과 자웅을 겨뤘다.

특히 사전 리허설에서는 '중성수소에서 방출되는 이 파의 관측을 통해 우리은하의 나선구조가 밝혀진 이 전파는 무엇일까'라는 주관식 질문에서 아무도 답을 예상하지 못하는 가운데 엑소브레인은 '21cm 파'라고 답을 적어 관계자들을 놀래키기도 했다. 엑소브레인은 이날 객관식과 주관식으로 이뤄진 총 30문제 중 25문제를 맞췄다.  

박상규 ETRI 엑소브레인 총괄책임자(박사)는 "질문지안에 여러 문장들이 많은데 인간의 경우 구조파악이 쉬워 질문의 요지를 잘 파악한 반면, 엑소브레인의 오답의 경우, 음성인식을 통해 문장의 언어적 분석과 연결에 어려운 부분이 있어 질문의 요지를 파악하기 힘든 경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ETRI는 2013년부터 10년 기간 동안 엑소브레인을 개발하고 있다. 이번에 선보인 엑소브레인은 한국어 처리 기술, 지식 축적 기술, 질문 분석을 통한 단답형 질의응답 기술 등 12만건의 정보가 적용된 1단계(2013년 5월~2017년 2월) 개발 버전이다.

박상규 박사는 "미국 IBM사 왓슨의 퀴즈대결, 일본의 '토다이'의 동경대 입시시험 합격 등을 통해 인공지능 개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며 "이번 퀴즈대결은 1단계 엑소브레인 개발기술의 수준 검증과 함께 산업계의 인공지능 기술 수요를 창출하기위해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김현기 ETRI 지식마이닝 연구실장은 "이번 엑소브레인의 핵심 AI 기술은 글로 기술로 된 언어를 분석하는 기술, 분석된 언어분석 결과를 지식으로 축적하는 기술, 실제 문제가 주어졌을 때 정답을 추론하는 기술로 구성된다."며 "그동안 장학퀴즈의 실제 방영된 문제를 시뮬레이션을 통해 분석하고 우승자들과 가상 대결을 펼쳐 꾸준히 기술개발을 시켜왔다"고 말했다.

엑소브레인은 장학퀴즈 '대결! 엑소브레인'에서 2등과의 점수차를 160점 앞선 510 대 350으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사진=ETRI 제공>
엑소브레인은 장학퀴즈 '대결! 엑소브레인'에서 2등과의 점수차를 160점 앞선 510 대 350으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사진=ETRI 제공>
◆ 엑소브레인, 향후 어떻게 활용되나?

지난 2011년 인간과 퀴즈대결에서 승리한 IBM의 '왓슨'은 당시 인간과 대결에서 승리해 원천기술을 확보했음을 증명했다. 이후 IBM은 원천기술을 어떻게 산업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지 응용기술을 5년간 연구했다.

현재 '왓슨'은 암진단을 대표적인 활용 분야로 내세워 태국의 붐룬그라드 국제병원과 인도의 마니팔 병원에서 활용되고 있다. 향후 중국 전역의 21개 병원에도 도입될 예정이며, 우리나라도 '왓슨'을 활용한 진료를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2022년 종료 예정인 엑소브레인의 남은 2단계, 3단계 연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엑소브레인 프로젝트의 총괄책임을 맡고 있는 ETRI 박상규 박사.<사진=대덕넷>
엑소브레인 프로젝트의 총괄책임을 맡고 있는 ETRI 박상규 박사.<사진=대덕넷>
ETRI는 오는 2020년까지 2단계 프로젝트에서는 응용기술 개발에 전력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상담, 법률, 특허 등 전문지식의 질의응답(QA) 솔루션의 세계적 성능 달성을 목표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박상규 박사는 "지난 4년은 엑소브레인을 위한 기초적인 핵심기술 개발 위주였다면 2단계 연구에서는 원천기술에 응용기술을 더하는 것이다"며 "법률적인 자문이나 판례 조사, 국회의 법률시스템을 제정, 금융계 전체적인 흐름의 자동분석 리포트 시스템 등의 전문가적 시스템과 정부의 민원상담 시스템 등의 일반 상담 시스템을 구축하고  상용화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3단계 프로젝트에는 오는 2022년까지 영어로 기술된 전문지식에 대해서도 질의응답이 가능한 한국어·영어 전문지식 QA 솔루션을 개발한다. 아울러 다양한 스마트 기기에 활용 될 수 있는 지능형 로봇 QA, 웨어러블 QA 등의 솔루션 등도 개발할 예정이다.

이윤근 ETRI 자동통역언어지능연구부장은 "현재 AI 분야 중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시각지능과 언어지능 이 두 가지 분야에 대해 ETRI는 집중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엑소브레인은 언어지능 분야의 대표적인 성과로 앞으로 원천기술 개발은 지속적으로 해 나가면서 엑소브레인을 이용한 산업화, 상용화를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피력했다.

한편 ETRI는 엑소브레인의 우승 상금으로 받은 2천만원은 울산시 수해지역 고등학교에 장학금으로 기부할 예정이다. 이번 장학퀴즈는 오는 12월 31일, EBS를 통해 오후 5시 4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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