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17일 대전 ICC 호텔서 개원 5주년 기념식 개최
글로벌 기초과학리더 모여 다학제 교류, 젊은 과학자 양성 등 강조

"기초과학은 400년전 자연현상을 이해하기 위한 학문으로 시작되었으며 기술개발이나 삶의 질 향상이라는 목표와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현재 인류의 기술들은 기초과학으로부터 나왔으며, 느리지만 혁신을 이끌고 있습니다. 기초과학은 다음세대를 위한 토대를 구축하는 과정입니다."(필립 코도네 CNRS 도쿄사무소장)

"RIKEN에서는 연구자들이 분야간 경계 없이 자유롭게 소통합니다. 예를 들어 생물학자와 화학자가 이야기를 나누죠. 행정직원들도 과학자와 함께 상호작용하면서 서로 도움을 받습니다."(마츠모토 히로시 RIKEN 이사장)

글로벌 기초과학리더들이 대덕을 찾아 각 기관의 기초과학 연구 환경 정보를 공유하고, 상호 협력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IBS(원장 김두철)는 17일 대전 ICC 호텔에서 '2016 IBS 연례회의 겸 개원 5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 글로벌 기초과학리더 "자연에 대한 호기심, 다학제 소통 등 강조"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글로벌 기초과학리더들이 '한국 기초과학 발전을 위한 IBS의 역할'을 주제로 라운드테이블이 진행됐다.

박범순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교수는 '역사적 관점에서 바라본 IBS'를 주제로 IBS 설립까지의 과정에 대해 소개했다.  

박범순 교수는 "역사적으로 보면 정부부처간, 정당간 갈등을 거친 끝에 IBS가 설립될 수 있었다"면서 "한국은 기초과학 연구에 대한 투자가 상대적으로 부족했지만 이제는 이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IBS는 단순한 연구기관이 아니라 대학과 정부출연연간 가교 역할을 하면서 기초과학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사회에 창의력과 생동성을 부여하는 것이 IBS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박 교수의  발제에 이어 패널 토론이 진행됐다. 글로벌 기초과학 리더들은 한국 기초과학 연구의 발전 방향으로 상호소통, 장기적 비젼 확보, 연구 자율성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마츠모토 히로시(Matsumoto Hiroshi) RIKEN 이사장은 "과학자는 자연에 대한 호기심과 타 연구자의 연구 주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자신만의 연구주제를 보면 협소해질 수 밖에 없는데 서로 대화하고 소통하면서 견문을 넓히고 에너지, 자원, 질병 등 인류가 직면한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지 사와츠키(George Sawatzky)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교수는 "기초과학은 호기심에 기반하며, 서로 교류하면서 연구 방향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 전문가들은 IBS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조언했다. 

디트마 베스트베버(Dietmar Vestweber) 막스플랑크 분자의학연구소장은 "디렉터 고용은 엄격히 해야 한다"면서 "연구 프로젝트를 장기적으로 진행하면서 종신재직, 연구직 보장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지 사와츠키 교수는 "IBS 센터간 상호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젊은 인재들이 입사하고 싶은 기관이 될 수 있도록 평판을 쌓으면서 탁월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범순 교수는 "개인 연구자에게 있어 연구 자율성 확보가 중요하며, 정치인이나 이해관계자 등이 연구기관 행정 등에 개입하면 안된다"면서 "기관에서는 도덕적 책임성을 갖고 장기적 차원의 목표를 갖고 있어야 하며, 대학, 정부부처 등과 더 많이 소통할 것"을 주문했다.

패널 토론에 이어서는 질의응답 시간도 진행됐다.

필립 코도네(Philippe Codognet) CNRS 도쿄사무소장은 "출연연이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각국에서는 어떻게 이들과 소통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크라우드 소싱 등을 통해 시민이 참여하는 시민 과학이 발전하고 있다"면서 "국민에게 기초과학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과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츠모토 히로시 RIKEN 이사장도 "이사장으로서 언론인들과 1달에 1번 만나 브레인스토밍 회의를 하고, 운영 철학 등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라운드테이블 참석자들의 모습.<사진=강민구 기자>
라운드테이블 참석자들의 모습.<사진=강민구 기자>
◆ 노벨상 수상자 강연 등 진행

라운드테이블에 앞서 개회식과 기조강연이 개최됐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IBS는 대한민국 기초과학연구의 도전이며, 지난 5년간의 과정을 통해 세계적인 연구기관으로 도약하고 있다"면서 "내년 IBS 본원이 완공되면 더 좋은 환경에서 성과도 나올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IBS에 신진 연구자들이 모여 좋은 연구결과를 내고, 시민들과 소통하면서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면서 "미래부 차원에서 중장기 연구과제 도입, 생애 첫 연구비 지원제도 등 연구자 중심의 R&D 혁신 정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두철 IBS 원장은 "IBS는 네이처(Nature)가 선정한 라이징 스타에 꼽히는 등 개원 5년만에 우수한 연구성과들로 좋은 시작을 보이고 있다"면서 "기초과학의 패러다임 전환 역할에서 사회 수요를 반영한 연구 등을 통해 리더로서 역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조강연에는 2011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브루스 보이틀러(Bruce Beutler) 미국 텍사스주립대 사우스웨스턴메디컬센터 교수가 연사자로 나서 '돌연변이 유전자의 실시간 추적'을 주제로 자신의 연구를 소개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의 이목에 신경쓰지 말 것 ▲좌절하지 말 것 ▲편견을 버릴 것 ▲뛰어난 동료를 선택할 것 ▲추측을 최대한 하지 말 것 등을 노벨상 수상 등을 위한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꼽았다. 

부르스 교수는 "자연을 사랑하고, 삶에서 생명에 대한 호기심을 가졌던 것이 노벨상까지 이어진 것 같다"면서 "자신감을 갖고 연구에 몰입해 나간다면 관련된 성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르스 보이틀러 교수의 노벨상 수상을 위한 조언.<사진=강민구 기자>
부르스 보이틀러 교수의 노벨상 수상을 위한 조언.<사진=강민구 기자>

IBS 연례회의 참석자들의 단체 사진.<사진=강민구 기자>
IBS 연례회의 참석자들의 단체 사진.<사진=강민구 기자>

IBS 연례회의가 17일 대전 ICC 호텔에서 열렸다.<사진=대덕넷>
IBS 연례회의가 17일 대전 ICC 호텔에서 열렸다.<사진=대덕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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