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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인 현장 목소리· · · "특구재단 '관료화' 심각"

[긴급진단 上]특구인 86.5% '문제있다'…무관심 넘어 냉소적
"본연의 미션 재정립, 클러스터 생태계 조성해야"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출범 11년째다. 국가 미래 먹거리를 만들 세계적 R&D클러스터를 조성해야 한다는 비전을 품고 출범했다. 지난 11년간 모두 관료출신 기관장이 4번 임기를 마쳤다. 곧 5번째를 맞는다. 본지는 특구재단의 지난 과거를 성찰해 보고, 앞으로의 미래를 어떻게 펼쳐나갈지에 대해 특구 구성원들의 현장목소리를 긴급 취재했다. 上 - 특구 진단, 下 -구성원들의 미래 바람과 차기 특구재단 이사장 순이다.<편집자 편지>

"특구진흥재단 전체가 마치 행정부서화 되고 있어요. 마치 정부의 한 팀처럼 예산만 나눠주고 평가하고 특구진흥재단 출범 목적조차 모르고 있습니다."(대학 교수)

"특구진흥재단 이사장의 존재감을 느끼지 못하겠습니다. 부임 초기빼고 본적이 없네요."(정부출연연구기관 과학자)

"생태계 조성에는 관심이 없고 연구소기업 숫자 늘리기에 성과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위험한 발상입니다."(벤처기업 관계자)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하 특구진흥재단)을 평가하는 특구 구성원들의 목소리다. 출범 11년째를 맞는 특구진흥재단의 역할론에 대한 의문제기는 해를 거듭할수록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본지가 현장에서 체감하는 특구진흥재단의 문제와 역할을 짚는 설문 취재결과, R&D클러스터 생태계 조성 등 본연의 임무가 명확히 정립되지 않았으며, 보여주기식 성과에 치중하며 관료화 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 특구진흥재단 가장 큰 문제,  10명중 8.6명 '관료화' '존재감 無'

대덕넷이 실시한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진단 설문조사에서 참여자의 86.5%가 특구진흥재단의 역할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표시했다.<이미지=대덕넷>대덕넷이 실시한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진단 설문조사에서 참여자의 86.5%가 특구진흥재단의 역할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표시했다.<이미지=대덕넷>


'관료화' '갑질' '경직된 조직' '뭐하는 조직인지 모르겠다'

'현재의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를 묻는 첫번째 질문에 설문 참여자 100여명 중 86.5%가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설문 참여자 중 벤처기업과 출연연 소속이 80.2%(기업 41.7%, 출연연 38.5%)로 연구현장과 기술을 사업화하는 기업 현장의 목소리가 여과없이 담겼다.

응답자들은 가장 개선이 시급한 부문으로 '재단은 정부기관? 수장의 관료화' '소통부재' '미래부 눈치보기' '역할의 모호성과 전 직원의 관료화' 등을 꼽았다.

다수의 참여자는 "특구진흥재단이 무엇을 하는지 잘 모를 정도로 기업에게 와 닿지 않는다"고 지적, 특구진흥재단의 소통 부재를 꼬집었다.

30대 연령으로 기업 소속이라고 밝힌 응답자는 "특구진흥재단의 역할은 특구 생태계 활성화, 클러스터 활성화, 소통활성화인데 철학이 없다보니 구성원들이 관료주의에 빠져있다"며 "정체성 재확립과 역할 재정립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60대의 한 기업인은 "특구진흥재단의 수장과 구성원들이 관료적이고 권위적인 분위기는 물론 업무 스타일도 정부 공무원을 보는 것 같다"라며 "특구진흥재단에는 기업 지원에 필요한 전문요원과 역량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지원 관계자는 특구진흥재단에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협업 구조가 만들어져야 함을 강조했다. 그는 "재단은 시대의 흐름과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고 있다. 조직이 경직되고 관료화가 심하다"면서 "지역의 창업생태계의 일원으로서 역할이 강조돼야하고 독립적인 사업전개보다 지역 기관들과 협업구조가 만들어지길 원한다"고 기대했다.

출연연 소속의 설문 참여자는 "1기 수장부터 낙하산 인사로 출범 취지는 사라지고 관료화가 뿌리깊게 자리잡은 상태"라며 "본래 서비스는 안하고 예산을 따서 관리사업에 치중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특구진흥재단 이사장 자리는 초대 박인철 이사장부터 현 이사장까지 관료 출신. 출범 초기에는 예산과 인력확보를 위해 전담부처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 전담부처 출신 수장이 유리한 면도 있었다.

초대 이사장에 이어 연달아 기재부 출신 관료가 수장으로 부임한 뒤, 임기 종료 전 자신들의 향후 입지를 위해 떠나버리며 머물다가는 자리로 전락했다. 특구진흥재단의 위상도 자연스레 자취를 감추는 모양새가 이어졌다.

현 정부들어 특구진흥재단이 기재부가 아닌 미래창조과학부 출신 기관장으로 바뀌면서 현장에서는 '본연의 역할'을 잠시 기대 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설문에서 지적했듯 현재의 특구진흥재단 역시 정부의 보여주기식 성과주의에 매몰돼 지원보다 관리에 치중하며 현장과의 소통은 더욱 멀어졌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설문에서 지적한 특구진흥재단의 또 다른 문제는 '정부부처의 꼭두각시' '전시성 행사' '재단 설립에 맞는 장기 로드맵 부재'와 '차별성 없는 기술사업화로 페이퍼 컴퍼니 연구소기업 설립 난립' '행정중심의 비전문가 집단' 등이 거론됐다.

◆ 지역과 연계 없고, 연구소 기업 숫자 늘리기만 급급

연구소기업 숫자만 무분별하게 늘리는 문제도 지적됐다. 첫 연구소기업은 2006년 설립된 콜마비앤에이치(당시 썬바이오텍)로 한국원자력연구원 기술을 이용해 창업했다.

초기 연구소기업 설립은 미미했다. 2012년까지 등록된 연구소기업은 38개로 6년동안 큰 증가세를 보이지 않았던게 사실이다. 연평균 6.3개 수준이다.

하지만 2013년부터 설린된 연구소기업은 212개로 4년간 연평균 53개씩 늘어났다. 불과 4년만에 전체 연구소기업은 대덕 119개, 광주31개, 대구 60개, 부산 28개, 전북 12개 등 전체 250개로 크게 늘었다.

현 정부 출범 후 창조경제 성과와 맞물리며 기존대비 8배 이상 대폭 증가했다. 무엇보다 연구성과를 새롭게 발굴해 연구소기업을 설립하기보다 이미 설립된 기업 중 대학과 출연연 기술을 받은 기업을 연구소 기업으로 지정하며 실질적인 창업과 생태계 조성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많다.

기업 소속의 한 관계자는 "지금의 특구진흥재단은 미래부의 예산을 받아 뿌리고 평가하는 일만 하고 있다"면서 "기술사업화를 위한 역할도 연구소 기업 숫자 늘리기에 급급하다. 핵심성과 지표기준이 잘못돼 있다. 이는 해당 기업들에게는 무척 위험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기업은 생태계 조성이 안되면 아무리 인큐베이션해도 성공률이 한자리수 일 정도로 어렵다"면서 "창업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팔로우가 가능한 액션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일부터 특구진흥재단에서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기업인은 "특구진흥재단이 역할을 하지 않으면서 연구소 내 기술을 제대로 발굴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특구진흥재단의 예산과 인력은 늘었는데 예산 배분인력만 있다. 생태계 활성화에 대한 노력을 하지 않아 기술을 제대로 링크해주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했다.
 
다수의 기업 소속의 참여자는 특구진흥재단의 실적 챙기기로 사업 수행기관을 압박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들은 "담당인력들의 전문성 부재로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떨어진다"면서 "공공기관으로서 연구소기업 숫자만을 갖고 기관의 정량목표를 책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관련 과제 수행기관들을 압박한다. 갑질이 심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구성원들이 기대하는 특구진흥재단의 역할은?

특구 구성원들이 기대하는 특구진흥재단의 역할은 무엇일까.

설문 참여자들이 기대하는 특구진흥재단의 역할은 '관리기관이 아니라 지원기관으로서 특구내 다양한 목소리를 들으며 네트워크의 중심축이 되어야 한다'로 의견이 모아진다.

또 '창업 문화 조성과 인식개선' '정부의 심부름꾼이 아닌 대덕특구설립 목적에 맞는 생태계 조성' 'Global Open Scientific Society Network 활성화' 등 연구성과 창출과 활용, 확산을 위한생태계 조성과 네트워크 필요성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 

이는 '대덕연구개발특구 등의 육성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대덕연구단지의 연구성과를 기술사업화하며 경제 강국 대한민국을 이끌 세계적 생태계로 발전시키자는 출범 취지와도 맞닿는다.

출연연 소속의 참여자는 특구진흥재단의 무책임한 역할을 비난했다. 그는 "그동안 고위 공무원이 수장에 잠시 머물렀다 가면서 역할까지 모호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구진흥재단은 초기 대덕연구단지관리본부 업무를 인계했는데 이를 모른척하고 있다"면서 "대덕의 커뮤니티인 구 롯데호텔에 고층오피스텔 건축물이 들어오는데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업 소속의 한 참여자는 "특구진흥재단이 수도권 집중화 현상을 극복하고 대덕의 생태계를 이어갈 수 있는 활동과 정책제안을 해야한다"면서 "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장기적인 비전과 전문가적 마스터 플랜, 투명하고 공정한 시스템, 인적 구성의 업그레이드, 취지에 맞는 적절한 운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0대 연령의 기업 소속 참여자는 "특구진흥재단은 미래 먹거리 창출과 연결고리 역할을 해야 한다. 재단이 본래 목적에 맞게 목적성을 갖고 바르게 정진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출연연 소속의 답변자는 특구진흥재단의 역할로 ▲특구 연구개발성과 사업화와 창업의 효율적 지원 ▲기술사업화 네트워크 구축 및 상호교류와 협력 ▲국내외 투자유치 및 협력사업 추진 ▲특구개발과 관련된 토지, 건물, 시설, 기자재 취득과 공유 등 구체화해 들었다.

대학 소속의 응답자는 특구진흥재단의 역할이 불투명하다며 명확한 미션 설정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재단이 뭘 진흥시키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과제의 차별성도 없고 응용개발이라는 이름하에 평가하는 것이 제역할인지 의문이 든다. 특구진흥재단의 출범초기 취지부터 분명하게 알았으면 좋겠다"고 역설했다.

기업에 근무 중인 한 참여자들은 "단순히 옥상옥의 기관이 아니라 본래 취지에 부합하는 지원사업과 생태계 구성을 위해 다시 한 번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목소리를 모았다.

대학 소속의 응답자는 "재단은 기존의 정부 역할 대행에서 벗어나서 출연연과 대학에서 산출된 기술의 사업화와 창업 및 신기술 수요를 창출하는 전문 기관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번 설문에는 출연연과 기업 소속 참여자가 80%. 이들은 현장에서 직접 체감하는 특구진흥재단의 역할 부재를 지적했다.<이미지=대덕넷> 이번 설문에는 출연연과 기업 소속 참여자가 80%. 이들은 현장에서 직접 체감하는 특구진흥재단의 역할 부재를 지적했다.<이미지=대덕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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