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장비 국산화⑧]마커스 INM 물리적 분석팀 리더 "장비 구입 조건, 모든 사람 쓸 수 있어야" "장비구입 깐깐, 네덜란드로 직접 구입하러 가기도"

 

독일 라이프니츠 신소재연구소.<사진=김지영 기자>
독일 라이프니츠 신소재연구소.<사진=김지영 기자>
"신소재 개발을 수행하는 대학이나 기업, 연구소 등의 현미경 분석 서비스를 하고 있다. 장비는 무엇을 사느냐보다 앞으로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 현미경을 직접 개발하지는 않지만 다양한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독일 라이프니츠 신소재 연구소(INM)의 한 연구실. 여러 개로 나뉜 방에서 연구자들이 전자현미경을 활용한 분석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어두운 방에서 혼자 연구하는 사람, 문서만을 전문적으로 리뷰하는 사람 등 각자의 일에 몰입하고 있는 이곳은 INM의 서비스그룹이다.
 
INM은 연구소에서 수행하는 연구분야를 지원 및 서비스하기 위해 ▲화학적 분석 ▲물리적 분석 ▲공학 분석 ▲정보 및 문서 분석 등 4개의 서비스 그룹을 만들었다.
 
현미경을 통해 전자광학과 X선 분석 조사를 하거나 파일럿 플랜트(새로운 공법이나 신제품을 도입하기 전에 시험적으로 건설하는 소규모 설비)에서 사용하는 작은 규모의 장비개발 및 장치, 부품건설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INM의 연구진의 요청에 따른 분석조사 뿐만 아니라 학문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INM외에 대학이나 기업의 연구관계자와 파트너를 맺고 서비스한다.
 

 

마커스 코흐 박사는 물리적 분석 서비스 그룹장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좋은 연구장비를 구입하는 것보다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사진=김지영 기자>
마커스 코흐 박사는 물리적 분석 서비스 그룹장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좋은 연구장비를 구입하는 것보다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사진=김지영 기자>
물리적 분석 담당리더인 마커스 코흐(Marcus Koch)박사는 "우리는 전자현미경을 통한 분석조사를 실시한다"며 "연간 실시하는 현미경 관찰 의뢰연구는 약 1000건이다. INM외에 HIPS, 뮌헨공과대, 자를란트대학 등 독일의 연구소와 대학과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서비스 그룹의 시작은 1987년으로 1991년도 첫 현미경을 구입해 업무를 시작했다. 마커스 박사에 따르면 이미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전자현미경업체가 다수 존재하는 만큼 연구소 자체에서 현미경을 개발하기보다 구입해 연구 중이다. 단 현미경 구입시 조건은 '모든 사람이 쓸 수 있어야 한다'로 까다롭다.
 
마커스 박사는 "우리가 장비를 구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유연성, 호환성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구소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이 장비를 사용할 수 있는지를 묻고 고민한다"며 "장비를 구입하기 전 네덜란드, 뮌헨 등에 직접 가 원하는 연구가 가능한지 확인 후 구입한다. 고칠 부분은 많지 않지만 필요한 경우에는 약간씩 개조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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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M의 물리적 분석 서비스팀은 전자현미경을 활용해 분석조사를 실시한다. 연간 실시하는 현미경 관찰 의뢰연구는 약 1000건이다. <사진=김지영 기자>
INM의 물리적 분석 서비스팀은 전자현미경을 활용해 분석조사를 실시한다. 연간 실시하는 현미경 관찰 의뢰연구는 약 1000건이다. <사진=김지영 기자>
INM은 장비활용 확대를 위한 연구자 전문성 키우기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한 유연한 근무환경을 운영 중이다. 마커스 코흐 박사가 이끄는 팀에는 그를 포함 총 4명의 연구자가 활동 중인데 모두 정규직으로 정해진 출퇴근 시간이 아닌 개인 사정에 따라 움직인다. 실제 육아 등으로 한 연구원은 오후 2시 퇴근하거나 오후에 출근해 근무하기도 한다.
 
그는 "현미경마다 특허도 다르고 샘플 준비 과정도 다르기 때문에 전문가가 필요하다"며 "정교한 기술이 필요한 만큼 전문가 육성이 중요하다. 한 연구자를 전문가로 키우기 위해 연구자별로 담당분야를 나누고 그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유연한 근무환경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그룹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본업이지만 연구자 개인의 궁금증을 위한 기초연구도 원하면 할 수 있다. 마커스 박사는 그 일환으로 식물표면과 식물의 줄기, 잎사귀 등을 관찰하고 있다. 그의 연구실에 가니 작은 통에 직접 연꽃을 키우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는 "장기간 청소를 해주지 않으면 먼지가 붙어 투과성이 떨어지는 솔라셀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코팅법에 대한 개인적 호기심이 있다"며 "나의 메인 연구는 아니지만 틈틈이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친 후 직접 실험실을 안내해준 그는 설명하는 내내 몇 번이고 장비의 유연성과 호환성을 강조했다.
 
그는 "INM의 서비스 그룹은 그야말로 연구자들을 위한 서비스를 위한 팀이기 때문에 연구예산을 외부에서 수주해오는 일 거의 없이 주어진 연구비를 활용하고 있다"면서 "정부 지원으로 운영되는 만큼 장비를 정말 제대로 사용해야 한다. 어떤 장비를 사느냐보다 앞으로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한 만큼 우리의 장비를 최대한 많은 연구자들이 활용하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자 역할"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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