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관리사 탄생 뒷이야기 "치열한 토론 후 뜨거운 열정으로"
"연구자는 연구에 집중···효율성 연구문화 강조"

류용섭 KIRD 원장은 연구개발관리사 자격제도는 연구개발 예산의 효율성을 높이고 연구자들이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바람직한 연구문화 조성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사진=조은정 기자>
류용섭 KIRD 원장은 연구개발관리사 자격제도는 연구개발 예산의 효율성을 높이고 연구자들이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바람직한 연구문화 조성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사진=조은정 기자>
"연구개발관리는 연구개발 기획부터 평가, 연구윤리에 관한 법령과 규제까지 연구 수행과정에 필요한 공통의 문제입니다.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던게 사실이지만 연구개발 전주기에 대해 알아야 연구자는 마음놓고 연구에 전념할 수 있겠죠. 또 19조원 규모로 투입되는 연구개발(R&D) 예산의 효율성을 높이고 바람직한 연구문화도 조성될 수 있고요."

류용섭 KIRD(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 원장이 밝힌  '연구개발관리사 자격제도' 도입 취지다. 거시적 안목에서 바람직한 연구개발 문화 조성과 연구개발 예산의 효율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KIRD는 내달 19일 서울과 대전에서 '제1회 연구개발관리사 자격검정 시험평가'를 실시한다. 오는 30일까지 연구개발관리사 응시자 접수를 받는다.

처음 실시되는 자격제도 시험이지만 정부출연연구기관과 공공기관, 대학, 산업계 등 각계 접수자가 670여명(24일 현재)이 넘어설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연구개발관리사는 기획과 수행·관리, 성과 확산 등 R&D 전주기와 연구실 안전, 연구윤리·보안 등 R&D 필수 분야에 대해 일정 수준 이상의 능력을 인정받으면 취득할 수 있는 전문 자격증이다.

자격제도 필요성 제기부터 도입까지 중심축 역할을 해온 류용섭 원장을 만나 연구개발관리사의 의미와 향후 발전계획을 들어봤다.

◆ 연구자에게 부담? "연구자는 연구에 집중하면 됩니다"

"연구자들은 전문가 집단으로 순수하고 열정적으로 자기분야에만 집중하는 특성이 있지요. 때문에 과기분야는 정책적으로 제대로 안내하고 격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큰 틀에서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말이죠. 이를위해 KIRD에서는 그동안 R&D 전주기 수행과 관리를 비롯한 많은 전문 교육을 해왔지만 실제 현장에서 연구 효율성을 높이는데 얼마나 기여 하는지 궁금했습니다."

연구개발관리사 자격제도 도입이 논의되는 시작점 무렵 류 원장은 "KIRD 교육들이 R&D 현장에 얼마나 활용되고 있을까 하는 물음으로 시작됐다"면서 "일부에서 너무 이른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스스로 R&D 전주기 역량을 점검할 수 있는 교육-평가-개선의 선순환체제 구축으로 연구문화를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며 제도도입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연구개발관리사 자격제도는 연구자들이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면서 "대상은 연구관리·책임자, 연구행정 실무자, 비이공계 출신 R&D직무 경력전환자 등이 주 대상이지만 응시자격에 학력이나 경력 제한을 두지 않았다. 자신의 역량을 측정하고 도전하고 싶은 이는 누구든지 환영한다"고 제도에 대해 소개했다.

연구개발관리사 자격제도 도입을 위해 KIRD는 2014년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토론자리를 마련했다. '필요하다'와 '시기상조'라는 팽팽한 의견대립이 있었다. 

류 원장은 "제도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예산이 반영되어야 하는데 반신반의와 정부나 연구현장의 우려 시선이 많았다"면서 "도입을 위해 치열한 논쟁과 수많은 설명, 설득 과정을 거쳐 공감대가 형성되며 예산이 반영됐다"고 회고했다.

◆ TF팀 구성해 추진 "연구개발 투자 효율성 제고와 문화 마련 기대"

"미래부까지 설득해 제도를 도입키로 했는데 인력이 많지 않은 상태에서 완전히 새로운 일을 추진하려니 어려움이 많았어요. 괜히 했나 생각이 들 정도로요."(웃음)

류 원장은 "지금까지 없었던 제도로 세부 계획을 세워야하는데 집중할 인력이 없었다. 다른 일이 우선이라는 의견도 많았다"면서 "본부장, 실장 등 제도 도입 필요성에 공감하는 사람 중심으로 TF팀을 구성해 추진했다. 정말 어려움이 많았고 고민도 많았다. 하지만 하고자 하는 사람끼리 모이면서 속도가 붙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에 준비하면서 보니 다른 각 분야는 자격증이 무척 많았다. 하지만 과학기술분야는 하나도 없더라"면서 "연구개발관리사는 정보기술 프로젝트 관리사처럼 능력 인정형 자격이다. 과학기술인력의 R&D 관리 역량개발을 촉진시킬 수 있게 동기 부여하고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학습하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주어 정부, 연구자 모두에게 효율적인 성과향상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제 시작이지만 제도 안착과 지속성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류 원장은 "연구자들이 연구에 집중하다보면 제도나 법령을 제때에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면서 발생할 수 있는 연구부정행위나 안전사고, 성과유출 같은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로 연구자를 어렵게 한다"면서 "자격제도 도입은 이러한 R&D사고를 예방하고 궁극적으로 바람직한 연구문화를 확산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보완발전 시키는게 바람직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앞으로 기대와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류 원장은 "우선 현장에서 필요한 제도로 활용되도록 표준을 더욱 공고히 하고 엄정한 절차를 통해 공신력을 높여 대외적으로 신뢰받는 자격제도로 만들어 가겠다"면서 "길게는 자격제도 확산에 따른 R&D 수행 관리과제 책임자에 대한 인센티브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밝혔다.

그는 이어 "하지만 아직은 시작단계로 운영방식 등 개선하고 수정할 부분이 많을 것"이라면서 "시너지를 위해 교육과 연계하는 등 전반적인 운영방식도 다양하게 발전시켜 나갈 예정으로 각계의 관심이 필요하다"며 고견을 당부했다.

끝으로 류 원장은 "국가 R&D 예산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연구개발 전주기, 연구윤리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면서 "제도 도입 취지에 이해가 넓혀지고 잘 도입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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