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맞은편 새 건물에서 영업개시
연구원들의 추억 깃든 과학동네 '식구'

웅비성 건물 외관 모습. 이곳에서는 2004년에 영업을 개시, 현재까지 13년 가까이 이곳을 이용하는 연구단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12일을 끝으로 이곳은 추억으로 남게됐다. <사진=허경륜 기자>
웅비성 건물 외관 모습. 이곳에서는 2004년에 영업을 개시, 현재까지 13년 가까이 이곳을 이용하는 연구단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12일을 끝으로 이곳은 추억으로 남게됐다. <사진=허경륜 기자>
대덕연구단지 네거리 근처 도룡동에 위치한 중식 음식점 웅비성(사장 이호성·김명자)이 12일을 끝으로 영업을 종료, 맞은편 새 건물로 이전해 19일 새롭게 단장한 모습으로 과학동네 손님들을 맞는다. 
 
연구단지 네거리에 상가건물 하나만 오롯이 서있던 시절, 상가건물 2층에 자리를 잡은 후 문을 연 웅비성은 세 번의 이전을 거쳐 현 장소까지 29년 동안 연구단지와 함께한 식당이다.
 
이호성·김명자 사장 부부는 처음 연구단지에 들어올 당시 허허벌판이었던 연구단지 네거리에서 행인들도 찾아보기 어려워 장사에 대한 막막함도 있었지만 잘 되겠다는 확신을 갖고 식당을 운영해 왔다.
 
개업 첫 날부터 연구원들이 점심시간 줄을 서 기다리는 걸 보며 연구단지의 척박한 환경을 이해 할 수 있었다. 당시 상당수 연구원들이 자동차를 이용해 점심시간 웅비성을 찾았다. 
 
김명자 사장은 "지금의 발전한 모습도 나름대로 좋지만, 한산했던 예전의 분위기와 풍경이 그립기도 하다"며 연구단지 네거리 옛모습을 추억했다.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부터 웅비성을 찾던 많은 학생들은 지금은 연구원이 되어 그 맛을 잊지 못해 웅비성을 계속 찾는다. 외국에 살고 있는 이들도 한 번씩 한국을 방문할 때면 옛맛을 잊지 못해 웅비성을 찾는다.
 
웅비성을 찾는 고객들은 대부분 단골고객이다. 북적이는 점심시간, 20년 된 단골고객을 찾아보기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웅비성의 단골고객 연구원들은 신입 연구원이 들어오면 웅비성을 찾아 함께 식사를 하곤 한다. 선배 연구원들은 신입 연구원을 김명자 웅비성 사장에게 꼭 소개시켜 주기도 한다.

선배 연구원을 따라 웅비성을 알게된 후배 연구원들은 자신의 후배 연구원과 웅비성을 이어주며 자연스레 단골이 되는 문화다.
 
가족들과 웅비성을 찾은 20년째 웅비성 단골인 한 연구원은 "웅비성이 과학동네의 중요한 식구가 되었다"며 "고등학생이 된 두 아들들이 아기때부터 함께 찾았던 식당이라 더욱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26년째 웅비성을 찾는 LG화학기술연구원의 한 연구원은 웅비성이 보낸 우여곡절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놓는다. 웅비성이 지금의 건물로 이전하기 전 가건물에 있을 당시 개업 전날 이전하게 될 가건물에 화재가 났었다고. 그는 "웅비성은 연구단지에서 한 이름으로 가장 오래된 식당일 것"이라며 "웅비성이 멀리 이전되지 않아 다행으로 느낀다"고 말했다.

연구단지에서 많은 연구원들의 사랑을 받아오며 추억과 애정이 담긴 웅비성은 12일 마지막 영업을 끝으로 역사로 남게 됐다. 오는 19일부터 맞은편에 위치한 새로운 건물에서 웅비성을 만나 볼 수 있다.

김명자 사장은 "손님들의 의견을 반영해 편안함 뿐만 아니라 쾌적함과 조용함을 더하기 위해 현재 건물 대비 방 수를 대폭 늘렸다"며 앞으로도 많은 연구원들이 찾아주길 기대했다.

추억으로 간직될 웅비성의 현장 이모저모를 사진으로 담아봤다. 

웅비성 곳곳의 이모저모.<사진=허경륜 기자>
웅비성 곳곳의 이모저모.<사진=허경륜 기자>

웅비성 메뉴판 인사말.<사진=허경륜 기자>
웅비성 메뉴판 인사말.<사진=허경륜 기자>

웅비성 내부 방(좌)과 홀(우)의 모습.<사진=허경륜 기자>
웅비성 내부 방(좌)과 홀(우)의 모습.<사진=허경륜 기자>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조명들.<사진=허경륜 기자>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조명들.<사진=허경륜 기자>

지인이 선물해준. '고봉만좌(高朋滿座)'가 담긴 액자. '높은 친구들로 자리를 가득 채우라'는 뜻이 담겨있다.
지인이 선물해준. '고봉만좌(高朋滿座)'가 담긴 액자. '높은 친구들로 자리를 가득 채우라'는 뜻이 담겨있다.

웅비성 로고가 들어간 블라인드.<사진=허경륜 기자>
웅비성 로고가 들어간 블라인드.<사진=허경륜 기자>

최근 병풍으로 칸막이를 대신해 놓았다. 실내가 더 넓어 보이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사진=허경륜 기자>
최근 병풍으로 칸막이를 대신해 놓았다. 실내가 더 넓어 보이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사진=허경륜 기자>

가족들과 함께 웅비성을 찾은 연구원(우편 첫번째). 어느덧 웅비성을 이용한지 20년이 돼간다고 한다. 웅비성 추천메뉴로 흥소탕면과 잡탕밥을 꼽았다.<사진=허경륜 기자>
가족들과 함께 웅비성을 찾은 연구원(우편 첫번째). 어느덧 웅비성을 이용한지 20년이 돼간다고 한다. 웅비성 추천메뉴로 흥소탕면과 잡탕밥을 꼽았다.<사진=허경륜 기자>

김명자 웅비성 사장의 모습. 김 사장은 "웅비성을 찾아주시는 손님들과 잘 맞아 29년 동안 큰 어려움 없이 식당을 운영해 올 수 있었다"며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가까이로 이전하는 것이 손님들에 대한 예의라 생각했다고 말하는 김 사장은 "지금까지 웅비성을 이용해주시고 사랑해주신 모든 분들 덕분에 오늘날의 웅비성이 있을 수 있었다"며 고객들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사진=허경륜 기자>
김명자 웅비성 사장의 모습. 김 사장은 "웅비성을 찾아주시는 손님들과 잘 맞아 29년 동안 큰 어려움 없이 식당을 운영해 올 수 있었다"며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가까이로 이전하는 것이 손님들에 대한 예의라 생각했다고 말하는 김 사장은 "지금까지 웅비성을 이용해주시고 사랑해주신 모든 분들 덕분에 오늘날의 웅비성이 있을 수 있었다"며 고객들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사진=허경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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