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모 표준연 박사 "기존 장비보다 10배 이상 정확한 고감도 진단 기대"

미국 심장병협회 보고에 따르면 심근경색으로 의심되는 환자의 경우 자각 증상이 일어난 후 매 30분마다 사망률 7.5% 증가한다. 결국 발병 후 신속하고 정확하게 조기 진단을 내리는 것은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권동일)은 조현모 나노측정센터 박사팀이 높은 수준의 박막두께 측정기술을 활용, 실시간으로 비표지 분석이 가능하고 기존 장비보다 10배 이상 정확한 고감도 질병진단 기술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면역질환 진단의 대표적 방법인 '효소면역진단법'은 인체 혈액에 포함된 질병진단 표지자를 직접 측정하기엔 측정 감도가 너무 낮아 감도를 높이기 위해 5단계의 과정을 거친다. 각 단계마다 시료를 세척하고 2차 항체, 나노입자, 효소, 발광물질 등을 차례로 반응시키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보통 2시간 이상의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연구팀은 여러 단계의 증폭과정 없이 3개의 주요 심근경색 질병진단 표지자를 통해 실시간 측정이 가능한 '실리콘 기반 진단센서'를 개발했다. 기존에 사용하는 '표면플라즈몬 센서'의 금박막을 사용하지 않고, 박막두께 측정기술을 적용해 신호증폭이 가능한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조현모 표준연 박사팀이 개발한 실리콘 기반 타원계측 질병진단 장치.<사진=표쥰연 제공>
조현모 표준연 박사팀이 개발한 실리콘 기반 타원계측 질병진단 장치.<사진=표쥰연 제공>
개발된 실리콘 기반 진단센서는 신호를 증폭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2차 항체 대신 스마트 항체를 센서에 이용해 환자의 장시간 연속진단이 가능하다. 또 표면플라즈몬 장치의 굴절률 오차를 제거함에 따라 10배 이상의 고감도 측정이 가능해 심근경색 진단 기준농도 보다 백분의 일 이하인 밀리리터당 피코그램(pg/mL) 수준까지 측정할 수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표면플라즈몬 장치의 비싼 금박막보다 안정된 광특성을 가지면서 경제적인 실리콘 기판을 사용, 기존 장비보다 가격을 훨씬 낮춰 질병진단 장치 실용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현모 박사는 "이번 기술은 그동안 질병진단을 위해 필요했던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신측정기반 기술이다"며 "향후 급성 심근경색과 급성 감염병 등의 진단장치 개발에 폭 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바이오센서스 앤드 바이오일렉트로닉스'(Biosensors and Bioelectronics)'에 지난 8월 18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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