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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기의 사진공감]초가을 여행

글 사진: 박용기/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전문연구원
비 개인 아침 바다_다행히 아침이 되니 비가 그치고 푸른 가을 하늘이 모습을 들어내고 있었다. 비 개인 가을 하늘은 아직 남아있던 구름조각들과 어우러져 유난히 아름답게 느껴졌다. Pentax K-1, HD Pentax-D FA 24-70mm f/2.8ED SDM WR, f/16, 1/100 s, ISO100비 개인 아침 바다_다행히 아침이 되니 비가 그치고 푸른 가을 하늘이 모습을 들어내고 있었다. 비 개인 가을 하늘은 아직 남아있던 구름조각들과 어우러져 유난히 아름답게 느껴졌다. Pentax K-1, HD Pentax-D FA 24-70mm f/2.8ED SDM WR, f/16, 1/100 s, ISO100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지만 가을은 여행의 계절이 아닐까 생각한다. 서늘해진 바람과 높고 푸른 하늘, 그리고 낮으론 아직 조금 따갑지만 어딘지 정겨워진 햇살이 코스모스가 피어있는 가을 길과 벼들이 누렇게 익어가는 들판을 찾아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는 계절이다.

이번 10월 초에는 개천절이 월요일이어서 3일간의 연휴가 있었다. 아내가 1박 2일의 여행이라도 하자고 하여 부랴부랴 숙소를 알아보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이런 황금 연휴에 갑자기 떠나려 하면 마땅한 숙소를 잡기가 어려웠다.

아내와 함께 저녁 한 때를 투자하여 인터넷 서핑을 한 결과 그래도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무창포 부근의 펜션 하나를 찾아 예약하였다. 그러나 막상 일기 예보를 보니 계속 비 예보가 있었다. 하지만 연휴 3일을 방콕 모드로 지낼 수는 없다며 아내는 비 오는 바다라도 보러 가자고 하였다.

다행히 떠나기로 한 일요일 오후엔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어렵지 않게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숙소 주변에는 코스모스가 풍성히 피어있어 가을 느낌을 살려주고 있었다.

그곳에서는 마침 대하와 전어 축제가 열리고 있어 신선한 새우 소금 구이와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전어 구이로 맛있는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외손녀가 엄마 아빠와 함께 밤 모래사장에서 불꽃 놀이를 하면서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보니 제법 여행 온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 날 오전 바닷물이 빠지면 갯벌에서 조개를 잡기로 하였는데 밤 늦은 시간부터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다행히 아침이 되니 비가 그치고 푸른 가을 하늘이 모습을 들어내고 있었다.

비 개인 가을 하늘은 아직 남아있던 구름조각들과 어우러져 유난히 아름답게 느껴졌다. 일기예보 때문에 외손녀에게 갯벌 체험의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맑아오는 하늘에 대한 반가움이 더 컸던 것 같다.

가을이면 할머니와 산책을 하면서 들꽃을 꺾고 단풍잎을 모아오기를 좋아하는 자연친화적인 외손녀는 예상대로 물이 빠진 갯벌에서 조개를 캐고 게를 잡는 일을 너무 좋아하였다.

다행히 갯벌은 발이 빠지지 않는 모래이어서 장화를 신겨주고 꽃삽 하나를 들려주니 모래도 파 보고, 바닷물이 남아 있는 작은 웅덩이에 손도 담가보면서 혼자서도 즐겁게 놀고 있었다.

즐거운 갯벌 놀이_가을이면 할머니와 산책을 하면서 들꽃을 꺾고 단풍잎을 모아오기를 좋아하는 자연친화적인 외손녀는 예상대로 물이 빠진 갯벌에서 조개를 캐고 게를 잡는 일을 너무 좋아하였다. 다행히 갯벌은 발이 빠지지 않는 모래이어서 장화를 신겨주고 꽃삽 하나를 들려주니 모래도 파 보고, 바닷물이 남아 있는 작은 웅덩이에 손도 담가보면서 혼자서도 즐겁게 놀고 있었다. Pentax K-1, HD Pentax-D FA 24-70mm f/2.8ED SDM WR, f/11, 1/125 s, ISO100즐거운 갯벌 놀이_가을이면 할머니와 산책을 하면서 들꽃을 꺾고 단풍잎을 모아오기를 좋아하는 자연친화적인 외손녀는 예상대로 물이 빠진 갯벌에서 조개를 캐고 게를 잡는 일을 너무 좋아하였다. 다행히 갯벌은 발이 빠지지 않는 모래이어서 장화를 신겨주고 꽃삽 하나를 들려주니 모래도 파 보고, 바닷물이 남아 있는 작은 웅덩이에 손도 담가보면서 혼자서도 즐겁게 놀고 있었다. Pentax K-1, HD Pentax-D FA 24-70mm f/2.8ED SDM WR, f/11, 1/125 s, ISO100

조금 늦게 갯벌에 나가게 되어 바닷물이 들어오기 시작하는 바람에 조개는 몇 마리 캐지 못했고 대신 바위에 붙어 있던 작은 소라 모양의 대수리를 조금 따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지만, 비가 와서 갯벌에 못 나갈 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인지 맑아진 하늘이 그저 고마울 뿐이었다.

점심을 먹고 조금 뒤 돌아오려 하였는데 외손녀가 모래 놀이를 더 하고 싶다고 졸랐다. 할 수 없이 모래 사장에 돗자리를 깔고 우산 몇 개로 그늘을 만들어 놓고 놀게 하였다. 그런데 어찌나 재미있게 노는지 가자는 소리를 할 수가 없었다.

석양 바라기를 하고 있는 갈매기들_점심을 먹고 조금 뒤 돌아오려 하였는데 외손녀가 모래 놀이를 더 하고 싶다고 졸랐다. 할 수 없이 모래 사장에 돗자리를 깔고 우산 몇 개로 그늘을 만들어 놓고 놀게 하였다. 그런데 어찌나 재미있게 노는지 가자는 소리를 할 수가 없었다. 결국 해가 질 때까지 그렇게 해변에서 하루 종일을 보내게 되었다. Pentax K-1, HD Pentax-D FA 24-70mm f/2.8ED SDM WR, f/22, 1/50 s, ISO100석양 바라기를 하고 있는 갈매기들_점심을 먹고 조금 뒤 돌아오려 하였는데 외손녀가 모래 놀이를 더 하고 싶다고 졸랐다. 할 수 없이 모래 사장에 돗자리를 깔고 우산 몇 개로 그늘을 만들어 놓고 놀게 하였다. 그런데 어찌나 재미있게 노는지 가자는 소리를 할 수가 없었다. 결국 해가 질 때까지 그렇게 해변에서 하루 종일을 보내게 되었다. Pentax K-1, HD Pentax-D FA 24-70mm f/2.8ED SDM WR, f/22, 1/50 s, ISO100

결국 해가 질 때까지 그렇게 해변에서 하루 종일을 보내게 되었다. 덕분에 오랜만에 바다 너머로 붉게 해가 지는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사진에 담을 수 있게 되었다. 어쩌다 바닷가에서 해넘이를 볼 기회가 있었지만 대부분 수평선 부근에 구름이 만들어 지거나 해무가 생겨 끝부분을 잘 보기는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날만은 바다 속으로 빠져드는 석양의 마지막 모습까지 지켜볼 수 있었다.

집으로 갈 시간_덕분에 오랜만에 바다 너머로 붉게 해가 지는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사진에 담을 수 있게 되었다. Pentax K-1, HD Pentax-D FA 24-70mm f/2.8ED SDM WR, f/22, 1/100 s, ISO100집으로 갈 시간_덕분에 오랜만에 바다 너머로 붉게 해가 지는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사진에 담을 수 있게 되었다. Pentax K-1, HD Pentax-D FA 24-70mm f/2.8ED SDM WR, f/22, 1/100 s, ISO100

해가 지고 난 후에도 한참을 붉게 노을 진 서쪽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외손녀가 "달이다!" 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모두 "무슨 달?" 하면서 그 아이의 말을 믿지 않았다. 나는 심지어 막 켜진 둥근 가로등을 보고 그런 게 아니냐고 물었다.

그런데 외손녀는 해가 진 서쪽 하늘을 가리키며 저기 가는 달이 떠 있다는 것이었다. 보통 때도 워낙 달이나 별을 잘 찾는 아이여서 우리는 그제서야 눈을 크게 뜨고 아이가 가리키는 하늘을 유심히 보기 시작하였다. 그랬더니 정말 희미하지만 실낱같은 초승달이 예쁘게 서쪽 하늘에 걸려 있었다.

저녁 노을과 초승달_그 시각에 그곳에 달이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았던 어른들에게는 보이지 않았지만 아이의 편견 없는 맑은 감성으로 바라볼 때엔 마술처럼 그곳에 모습을 드러냈던 초승달을 보면서, 세상엔 편견을 버릴 때 비로소 보이는 것도 존재함을 깨닫게 하였다. Pentax K-1, HD Pentax-D FA 24-70mm f/2.8ED SDM WR, f/7.1, 1/15 s, ISO200저녁 노을과 초승달_그 시각에 그곳에 달이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았던 어른들에게는 보이지 않았지만 아이의 편견 없는 맑은 감성으로 바라볼 때엔 마술처럼 그곳에 모습을 드러냈던 초승달을 보면서, 세상엔 편견을 버릴 때 비로소 보이는 것도 존재함을 깨닫게 하였다. Pentax K-1, HD Pentax-D FA 24-70mm f/2.8ED SDM WR, f/7.1, 1/15 s, ISO200

그 시각에 그곳에 달이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았던 어른들에게는 보이지 않았지만 아이의 편견 없는 맑은 감성으로 바라볼 때엔 마술처럼 그곳에 모습을 드러냈던 초승달을 보면서, 세상엔 편견을 버릴 때 비로소 보이는 것도 존재함을 깨닫게 하였다.

또한 그곳에 분명히 아름다운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었지만 강한 햇빛때문에 볼 수 없었던 달이 해가 지면서 비로소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보면서 어떤 것들은 때로 보이지는 않지만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하였다.

최선을 다해 자기 자신을 가꾸고 자기의 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있으면 비록 당장은 드러나지 않지만 언젠가 아름다운 모습이 드러나는 순간이 온다는 자연의 가르침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했다.

영국의 시인 윌리엄 워드워즈는 '무지개'라는 시에서 '아이들은 어른의 아버지'라고 했다. 선입견이나 편견이 없이 왜곡되지 않은 생각을 지닌 어린아이는 이미 그것을 많이 잃어버린 어른들에 비해 자연의 아름다움과 숭고함을 더 많이 느낄 수 있기 때문이리라. 

결국 저녁을 먹고 어두워진 후에야 그곳을 떠나게 되었다. 그런데 고속도로로 접어들기 위해 진입로 부근에 왔을 때 도로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그곳에는 대전과 서울은 오른쪽 방향이라고 적혀있었다.

그런데 네비게이션에서는 똑바로 가서 목포 방향의 서해안선으로 진입하라고 알려주고 있는게 아닌가? 잠시 망설이다 내 눈앞에 보이는 표지판을 따라 오른쪽 진입로로 핸들을 돌렸다.

그런데 잠시 뒤 네비게이션은 내 선택을 존중하여 내가 선택한 길로 경로를 바꾸어 주었지만 대신 표시된 도착 예정 시각이 20분이나 훌쩍 뒤로 물러나 있었다. 생각해 보니 대전에서 그곳에 갈 때도 남쪽으로 조금 내려가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올라갔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네비게이션의 충실한 가이드를 무시한 댓가로 늦은 시간에 20분의 추가 운전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살아가면서 신의 인도함도 비슷할 때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때로는 인간의 판단과 반대 방향으로 인도 하지만 결국은 그 길이 더 좋은 길임을 나중에야 알게 될 때가 있기 때문이다.

개미취 피는 가을에_개미취의 보라빛이 아름다운 초가을이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5.6, 1/160 s, ISO400개미취 피는 가을에_개미취의 보라빛이 아름다운 초가을이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5.6, 1/160 s, ISO400

초가을의 서정시_이제 코스모스와 싸리꽃이 피고 홍접초 백접초가 여전히 아름다우며, 구절초, 쑥부쟁이, 개미취, 벌개미취, 고마리꽃 등이 피어나는 초가을이다. 머지 않아 아름다운 단풍이 꽃을 대신하여 다시 한 번 이 세상을 아름답게 물들여 놓을 것이다. 짧지만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이번 여행은 즐겁고 유익했던 초가을 여행으로 기억될 것 같다. 역시 가을은 느낌이 있는 여행의 계절이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80 s, ISO100초가을의 서정시_이제 코스모스와 싸리꽃이 피고 홍접초 백접초가 여전히 아름다우며, 구절초, 쑥부쟁이, 개미취, 벌개미취, 고마리꽃 등이 피어나는 초가을이다. 머지 않아 아름다운 단풍이 꽃을 대신하여 다시 한 번 이 세상을 아름답게 물들여 놓을 것이다. 짧지만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이번 여행은 즐겁고 유익했던 초가을 여행으로 기억될 것 같다. 역시 가을은 느낌이 있는 여행의 계절이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80 s, ISO100

이제 코스모스와 싸리꽃이 피고 홍접초 백접초가 여전히 아름다우며, 구절초, 쑥부쟁이, 개미취, 벌개미취, 고마리꽃 등이 피어나는 초가을이다. 머지 않아 아름다운 단풍이 꽃을 대신하여 다시 한 번 이 세상을 아름답게 물들여 놓을 것이다.

짧지만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이번 여행은 즐겁고 유익했던 초가을 여행으로 기억될 것 같다. 역시 가을은 느낌이 있는 여행의 계절이다.

무지개/ 윌리엄 워드워즈

저 하늘 무지개를 보면
내 가슴은 뛰노라
나 어린 시절에 그러했고
어른인 지금도 그러하고
늙어서도 그러하리
그렇지 않다면 차라리 죽는게 나으리!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
내 하루하루가
자연의 숭고함 속에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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