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항공공학 전문가들 'ICAS' 행사차 대덕 찾아···11개 전문 세션 논의
차기 회장 등 인터뷰···항공통합관리 등 분야 국제적 협력 필요성 강조

항공 공학 분야 세계최고 수준의 전문가들이 대덕을 찾았다. 지난 'ICAS 2016(국제항공공학협회총회)' 행사장에는 록히드마틴, 보잉, 에어버스, NASA, JAXA 등 산·학·연·관을 총 망라해 각 분야 전문가들이 총출동했다.

이번 행사 참가자들은 교통관리, 안전성과 보안, 공급망 관리 등 항공 분야 11개의 전문 트랙에 대해 논의하면서 최신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상호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주요 참가자인 ICAS 차기 회장 선임자 등을 만나 항공 분야의 주요 이슈와 참가 소감 등에 대한 의견을 들어 봤다.   

◆ 첫 여성 총회 회장 선출···"신기술 접목, 젊은 학도 양성 등 화두"

이번 행사의 프로그램 조직위원장을 맡았던 수잔 잉(Susan Ying) COMAC 최고통합책임자(CIO, Chief Integration Officer)가 차기 총회 회장으로 선출됐다. 지난 1957년 총회가 시작된 이래 여성이 리더로서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계 미국인인 수잔 잉 차기 회장은 커넬대에서 기계·항공우주공학과 학사, 스탠포드대에서 3D CFD 시뮬레이션으로 항공·우주항행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 20여년간 보잉에서 근무하면서 R&D 간부까지 역임했던 그는 은퇴 후, 중국에서 새로운 항공기를 제작한다는 소식을 듣고 새롭게 이 분야를 개척해 나가고 있다.     

그가 현재 재직하고 있는 COMAC(Commercial Aircraft Corporation of China. 중국상용항공기유한공사)은 2008년에 설립된 신생업체로 현재 9000명 이상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을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4분의 3의 인력은 30세 이하로 구성되어 있으며, 젊고 역동적인 조직문화를 기반으로 관련된 연구 경험을 축적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자체 개발한 중대형 상업용 여객기 C919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ICAS에 대해 "이 행사는 항공학 분야 전세계 40개국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국제 총회"라면서 "해외 각국 60명의 학공학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700개 이상의 초록지를 직접 검토하고 선별했으며, 강사섭외 등도 직접 진행했다"며 서두를 꺼냈다.

​그는 "항공학 분야 연구자, 공학도, 리더들이 한 자리에 모여 최신·최우수 성과에 대해 알아야 한다"면서 "산학연관 관계자들이 모여 함께 교류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잔 차기 회장은 항공 분야의 주요 이슈로 항공기 통합시스템 구축, 시스템 엔지니어링 등을 꼽았다. 수백만개의 부품이 사용되는 항공기 특성상 체계가 점점 복잡해지고 있으며, 부품 제조를 수행하는 다수 공급자와의 관계 형성도 중요해지고 있다.

항공시스템 분야에서 각 비행기에는 수백만의 부품이 들어가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시스템적인 이동이 중요하다. 또한, 공기역학 측면에서의 위치, 구조, 제작, 공급 관리 등의 시스템 엔지니어링 등도 주요 이슈다.

그는 "항공기 통합시스템 트랙에서는 항공기 설계부터 시스템 통합까지의 주제에 대해 논의됐다"면서 "현재 화학연료 사용에서 미래에는 하이브리드나 전기비행기 등으로 변화하는데 이를 미리 준비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잉 787 드림라이너, 에어버스 350XWB와 같은 항공기(Composite aircraft)에는 50% 이상의 합성소재가 사용되고 있는데 기술적 합성뿐만 아니라 안전성 테스트, 자격증 관련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면서 "초음속 항공기도 이와 마찬가지로 경제성에 기반한 설계, 제작, 시험, 작동, 운영과 관련한 과제들이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5년부터 집행위원회 임원을 수행했던 그는 조직과 협회에 대한 이해가 높았던 점을 인정 받아 차기 총회 회장을 맡게될 예정이다.

수잔 차기 회장은 "과거에는 전략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해서 운영하기도 했었는데 전략은 전략일뿐 실행에 옮길 수 있어야 한다"면서 "전략적인 실행방안을 만들어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적층가공(Additive Manufacturing), 3D 프린팅 등의 신기술을 항공분야에 접목하는 방안 등을 총회에서 논의하며, 젊은 연구자들을 위한 멘토링을 통해 지속적인 참여를 이끌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수잔 차기 회장은 "어렸을 때 내가 가는 방향이 맞는지, 20년 후 미래는 어떻게 될지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면서 "멘토링을 통해 이들의 고민을 직접 듣고 진로를 설계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총회에서는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을 대상으로 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도입해서 20명의 연구자들이 무료 멘토링을 진행했다"면서 "이들이 훗날 리더로 성장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여성과학자의 양성도 해결해 나가야 할 숙제 중 하나다. 아직까지 이 분야에서 여성과학자들에게 흥미를 끌 수 있는 인센티브가 타 분야 대비해서는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그는 앞으로 총회를 잘 이끌어가겠다는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COMAC 뿐만 아니라 ICAS에서도 최고 위치까지 올라가면서 개인적인 경력의 정점에 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항공분야를 개척하면서 차세대 연구자들에게 제 연구경험을 공유하고, 이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ICAS 차기 회장에 임명된 수잔 잉 CIO의 모습. <사진=강민구 기자>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ICAS 차기 회장에 임명된 수잔 잉 CIO의 모습. <사진=강민구 기자>
◆ "경량화·친환경 등 항공기술 요구 커질 것"

첨단 합성 물질 제조 전문 기업 ACS 호주의 머레이 스콧(Murray L. Scott) 의장은 지난 1994년부터 격년마다 열리는 행사에 빠짐없이 참가해 온 골수 참가자다. 그는 첨단 합성 구조물 관련 전문가로 왕립 멜버른 공과대학교(RMIT) 교수도 역임하고 있다.  

최근 항공분야는 경량화, 친환경, 첨단기술 접목 등이 요구되고 있다. 이와 같은 신물질 제조 합성 공정이 자동화로 신속한 제작, 노동 비용 절감 등이 가능해지고 있지만 더 많은 기술적 진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스콧 의장은 앞으로의 주요 이슈로 항공기엔진의 발전 등에 따른 저연료사용, 경량화, 환경친화적 기술 등을 제시했다.

그는 "국제적으로 탄소섬유, 에폭시 등의 재료를 활용해 항공기의 설계·제조 비용을 감소하려는 추세"라면서 "합성물질을 이용해 민간 항공기 적용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항공기의 구조적 효율성 개선과 비용 개선이 화두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첨단 합성 물질 제조 전문 기업 ACS 호주의 머레이 스콧(Murray L. Scott) 의장. 그는 이 분야에서 30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한 베테랑이다.<사진=강민구 기자>
첨단 합성 물질 제조 전문 기업 ACS 호주의 머레이 스콧(Murray L. Scott) 의장. 그는 이 분야에서 30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한 베테랑이다.<사진=강민구 기자>
항공교통량 증가에 따른 관리도 중요한 이슈 중 하나다. 그에 따르면 전세계적인 항공 교통량은 매년 5% 이상 증가하고 있다. 중국이나 중동의 움직임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최근에는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많은 항공기가 비행하고 있어 국제적인 논의와 해결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는 앞으로 R&D, 혁신 기술 생산 등 국제적인 전방위적인  파트너십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전세계로 퍼져 있는 파트너를 만나면 더 많은 성과를 창출하고, 잠재적인 시장 기회도 확대될 수 있다는 것. 

그는 "총회 집행위원장을 맡을 정도로 국제협력에 관심이 많다"면서 "문화적·상업적·기술 교류 등 다양한 측면에서 매력이 있으며, 이제는 국제적인 분쟁을 멈추고 기후변화나 기술 발전을 위해 함께 협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스콧 의장은 지난 1998년 에어버스와의 국제협력을 가장 큰 성공 사례로 꼽았다. 독일, 영국, 프랑스, 호주 등이 기술 협력을 하면서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했다는 평이다. 

그는 한국과 호주 간 교류 협력 필요성도 강조했다. 아직까지 상호 교류는 많지 않은 상황이다.호주는 보잉 787날개 부품을 자국에서 설계하고 제작하는 등 다수의 글로벌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범용기 등의 소형항공기 제작도 활발한 편이다. 또한, 멜버른과 브리즈번을 중심으로 하는 전세계 항공 교통량의 11%를  차지할 정도로 첨단 항공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또한, 그는 한국의 젊은 과학자 등이 이러한 국제 행사에 더 많이 나서서 교류해야 한다는 조언도 건넸다.

그는 "총회 등에 참석하면 이곳에서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한국 공학도와 학생들이 이러한 국제 행사에 더 많이 참가해서 국제적인 동향을 살펴야 하며, 국제 연구자들과 교류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하거나 효율적인 국제 교류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제 30회 ICAS는 지난 달 25일부터 30일까지 DCC에서 진행됐다. 차기 총회는 오는 2018년 브라질에 이어 2020년 중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ICAS 2016에 참가한 전문가들이 항공교통량 관리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사진=강민구 기자>
ICAS 2016에 참가한 전문가들이 항공교통량 관리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사진=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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