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9월 중 예비선정 계획···매년 50억원씩 5년간 투자

슈퍼컴퓨터 국산 자체개발 사업이 올 하반기 연구단 선정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착수될 계획이다. 국가적 차원에서 2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자해 슈퍼컴 국산화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더이상 외산 슈퍼컴퓨터 수입에만 의존하지 말고, 국내 기술력 확보 차원에서 직접 개발을 추진하자는 정부의 의지가 담긴 프로젝트다. 

초고성능 컴퓨팅(HPC, High-Performance Computing)은 일반적인 컴퓨터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대용량 정보를 초고속으로 저장·처리·활용하게 하는 기술로, '슈퍼컴퓨팅' 기술로 이해하면 된다. 
 
슈퍼컴 기술개발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통합된 ICT 분야 첨단기술의 집약체로, 대규모 데이터를 고속으로 저장·분석·처리하기 때문에 지능정보사회 기반의 핵심이 된다. 
 
한국형 '초고성능컴퓨팅 핵심기술 개발사업'을 추진할 연구사업단 공모가 최근 마감된 가운데 산·학·연 연구진으로 구성된 각 컨소시엄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선정결과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선정된 연구단은 연구저변이 부족한 초고성능 컴퓨팅 분야 원천기술 확보와 핵심 전문연구인력 양성 등 다양한 산업적 응용시장으로 파급되도록 역할을 부여받고 있어 사실상 국내 슈퍼컴 연구의 중심점이 될 전망이다.

◆ 국가 차원의 '슈퍼컴 국산화 첫 프로젝트'···'산·학·연 전문가로 컨소시엄' 구성

국내·외 개발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한 연구기관들은 각각 산·학·연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사업 선정을 위한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공모 결과 KISTI와 서울대 컨소시엄 2파전 양상이다. 
 
그동안 슈퍼컴 대표 연구기관으로 주목받던 KISTI가 연구단에 선정되지 못할 경우 앞으로 슈퍼컴 연구의 주도권을 내주는 꼴이 돼 적잖은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는 KAIST(한국과학기술원),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KT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신청서를 제출했다.

KISTI 연구진은 지난 2014년 항공기 설계용 풍동 시뮬레이션 시스템 'BARAM'을 개발했으며, ETRI 연구진은 미국 Appro사와 공동으로 'MAHA' 등을 개발한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슈퍼컴 국산화에 도전장을 던진 또 하나의 컨소시엄은 서울대(총장 성낙인)다. 서울대는 성균관대, UNIST, SKT, 매니코어소프트 등과 함께 25명의 연구진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서울대 컨소시엄 관계자는 "트랙레코드 등 슈퍼컴 소프트웨어 개발 뿐만 아니라 운영까지도 노하우를 쌓아 왔다"면서 "학계를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며, 이론 뿐만 아니라 실전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장점이 있다"고 피력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국가적 차원에서 진행되는 슈퍼컴 국산화 프로젝트는 이번이 처음으로 그동안 산·학·연이 개별적으로 소규모 연구를 진행해 왔다"면서 "첫 발걸음을 시작하는 만큼 사업이 잘 추진될 수 있도록 각계의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이번 컨소시엄 평가는 국산화 개발 역량을 중심으로 투명하고 공평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KISTI 슈퍼컴퓨터(좌)와 서울대 슈퍼컴퓨터(우).<사진=대덕넷 DB>
KISTI 슈퍼컴퓨터(좌)와 서울대 슈퍼컴퓨터(우).<사진=대덕넷 DB>
◆ 9월 중 예비 선정···선정 연구단 의견 반영해 하드웨어 사업도 추진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조무제)은 접수된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서류검토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구성을 완료한 평가위원회에서 서면평가와 발표평가를 추후 진행하고 최종 대상을 선정할 예정이다. 
 
연구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신규과제 선정평가는 이번 달 중 실시되며, 예비선정 발표는 실질적인 업무 절차상 추석 이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후 예비 선정공고·이의 신청 등을 거쳐 사업 추진위원회 심의와 최종 선정은 10월 내 마무리될 전망이다. 

선정되는 연구단은 ▲초고성능컴퓨팅 핵심기술개발 상세 일정 수립 ▲국산화 대상 기술 선정과 개발 계획 마련 ▲국내·외 개발 역량 결집 ▲초고성능컴퓨팅 핵심기술개발 재원 확보 노력 ▲개발된 PF급 초고성능컴퓨팅 핵심기술 상용화 노력과 생태계 조성 등을 수행한다.

연구단에게는 시스템 소프트웨어와 응용소프트웨어로 구분해 매년 총 50억원 내외의 연구비가 2단계(3년+2년)에 걸쳐 총 5년간 지급된다. 하드웨어 분야는 선정된 연구단의 핵심기술개발 로드맵 등을 반영해 사업이 추가적으로 추진된다.

미래부 관계자는 "초고성능 컴퓨팅 하드웨어시스템은 이번에 선정되는 연구단이 제출한 로드맵을 기반으로 출연연 기관고유·융합연구 사업 등을 통해 연계·통합 추진될 것"이라면서 "연구단과의 의견수렴 등을 거쳐 추후 예산을 책정하고 추가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9월 중 예비선정되는 초고성능컴퓨팅 연구단.<자료=미래창조과학부 제공>
9월 중 예비선정되는 초고성능컴퓨팅 연구단.<자료=미래창조과학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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