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자원연, 희송지오텍과 탐사 원천기술 개발···골든썬 운영 금은광상에 적용
연구진 "데이터 해석 노하우 활용해 자원탐사시장 진출 모색"

국내 연구자가 개발한 기술을 통해 해남에서 약 21만톤의 새로운 금맥을 캤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원장 김규한)은 지난해 개발한 '광대역 유도분극탐사 정밀탐광 해석기술'을 희송지오텍(사장 김기석)에 이전해 상용화 기술을 완성하고, 골든썬주식회사(사장 임기영)에서 운영하고 있는 천열수 금광상에 해당 기술을 적용해 활용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을 통해 해남 모이산 광구와 가사도 광구에서 신규 석영맥 금광화대의 분포와 연장성이 발견됐다. 시추조사 등을 통해 품위·광체 매장량을 평가한 결과 새롭게 발견된 금광석 가채광량은 21만 1238톤(금 627.5kg)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존의 탐사기술인 유도분극탐사(Induced Polarization, IP)는 지하에 전류를 흘려보내 땅속 매질의 전기화학적 특성에 의해 양극이 생기는 분극현상을 유도하고, 이를 측정해 지하구조를 파악한다.
 
이 기술은 분극현상을 강하게 일으키는 황화광물을 포함하고 있는 금속광상 탐사에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탐사기법의 특성상 현장에서 고출력 직류 전류(10A 이상)를 흘려보내기 어렵고, 잡음에 매우 취약해 우리나라처럼 전자기 잡음이 강한 지역에서는 양질의 자료를 획득할 수 없는 문제가 있었다.
 
반면, 지질자원연 연구진이 개발한 '광대역 유도분극 정밀탐광기술'은 땅 속 깊은 곳까지 정밀하게 탐사해 구리나 금, 은과 같은 금속광상을 찾아낼 수 있다. 
 
광대역 유도분극탐사(Spectral Induced Polarization, SIP) 기술은 강한 직류 전류가 필요했던 유도분극탐사와 달리 교류 전류를 흘려보내 보다 넓은 주파수 대역(0.1~1kHz)에 대한 진폭과 위상차를 측정해 지하구조를 파악하는 방법이다. 기존 유도분극탐사의 문제점인 전자기 잡음이 일으키는 자료 측정상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양질의 자료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이 기술을 활용하면 황화광물을 포함한 금속광상의 광종과 분포까지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광화대를 더욱 정밀하게 평가하고, 깊이 300m까지 탐사 가능하다.

그동안 이 기술을 실제로 탐광에 적용해 성공한 연구사례가 없었다. 특히, 기술의 핵심인 해석 알고리즘 개발과 탐사자료의 해석 소프트웨어조차 상용화되지 않은 상태였다. 또한,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광대역 유도분극 측정·해석기술과 부존광체 평가기술 역시 확립되지 않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연구팀은 개발한 광대역 유도분극탐사 역해석 기술을 희송지오텍에서 상용화 소프트웨어로 개발해 골든썬 광상탐사에 적용했다. 

이 기술은 대부분의 금속광상에 적용 가능하고, 해당 광상을 보다 정밀하게 탐사할 수 있어 세계자원탐사기술에 있어 우위를 선점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해당 광구를 운영하고 있는 임기영 골든썬 사장은 "앞으로도 신규 금광체를 찾는데 이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기석 희송지오텍 사장은 "세계 자원탐사 시장을 대상으로 광대역 유도분극 탐사 해석 소프트웨어를 판매하고, 몽골, 미얀마 등 개발도상국의 금속광물자원 개발을 위한 탐사용역 서비스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규한 지질자원연 원장은 "이번 자원탐사 신기술 개발은 국가 연구개발 사업의 큰 성과"라며 "산업에 필수적인 금속광물 탐사에 널리 활용되고 있는 기술을 한 단계 진보시킨 만큼 세계 자원기술 시장에서도 우위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대역유도분극 탐사 결과의 전기비저항과 위상차 분포도.<자료=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광대역유도분극 탐사 결과의 전기비저항과 위상차 분포도.<자료=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 해석프로그램 세계 최초 개발···세계 자원탐사서비스시장 개척

"광물자원탐사기술 같은 경우 전자기기처럼 범용적으로 활용되는게 아니라 탐사 기술을 개발해도 실제 새로운 광물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용화 기술을 통해 우리 자신도 실제로 금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번 연구성과의 주역으로는 박삼규·손정술 지질자원연 박사가 꼽힌다. 지질자원연 연구진은 지난 2011년부터 3년간 광물자원탐사기술연구를 통해 원천기술을 개발했으며, 2014년부터 2년간 기업체에 이전해서 실용화연구를 했다.  

연구진은 광물자원탐사기술개발을 위해 현장을 오고가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땅끝마을로 불리는 해남에 위치한 모이산광구에 2011년부터(원천기술 개발당시) 오가며 탐사활동을 했다. 박삼규 박사는 "때마다 다르지만 한 번 가면 일주일 정도 지내며 현장에서 탐사연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박 박사에 따르면 자원탐사기술은 ▲탐사 장비 개발 ▲실제 현장에서 측정 ▲데이터 해석 등 3가지 기술로 구분할 수 있는데 핵심기술로 꼽히는 데이터 해석기술은 세계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것이다.

박 박사는 국내 기술로 개발한 해석 알고리즘과 탐사자료의 해석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몽골이나 미얀마, 아프리카 등에서 자원탐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해석알고리즘을 활용하더라도 전문가가 아닌 이상 해석이 어렵기 때문에 연구원이 보유한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자원탐사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그는 "광물자원탐사는 무지한 곳보다는 GPS를 통해 지질특성을 조사한 광구나 광물이 매장되어 있을 것이라고 승인된 곳들의 정보를 바탕으로 가서 연구하는데 광물들이 어디에 묻혀있고, 양은 어느정도인지 분포나 매장량을 알 수 없다"며 "해석프로그램을 활용하면 그런 정보를 파악하고 탐사해 금속 광산을 찾을 수 있다. 노하우를 가졌으니 이를 활용해 실질적 탐사를 하면서 광물 정보를 제공하는 일들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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