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남영, 출판: 궁리

태양을 멈춘 사람들(저자: 남영, 출판: 궁리)<사진=Yes24 제공>
태양을 멈춘 사람들(저자: 남영, 출판: 궁리)<사진=Yes24 제공>
◆ 지동설 혁명···오늘날 우리는 이 혁명을 통해
어떤 식으로 '과학' 할 것인지 생각한다.

'태양을 멈춘 사람들'은 지동설 혁명에 대해 집중적으로 쓴 책이다. 왜 지동설 혁명이 중요할까. 먼저 '과학혁명'과 '지동설 혁명'에 대해 분명히 구분해보자.

특별한 수식어구 없이 '과학혁명'이라고 한다면, 16-17세기 사이 유럽에서 현대적 의미의 과학이 발생한 상황 전반을 가리키는 것이다. 우리가 직관적으로 떠올리는 과학은 사실상 이 시기에 정립되었다고 할 수 있다.

연구대상, 연구방법론, 제도 등 전방위적으로 발생한 이 변혁에서 가장 중요한 국면이 바로 지동설 혁명이다. 즉 지동설 혁명은 과학혁명기의 다양한 사건들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역사에서 지동설 혁명을 뺀다면 아마도 우리가 사는 세상은 지금과 많이 달랐을 것이다. 학문을 하는 방법도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마찬가지로 달라졌을 것이다.

마치 '현대인'이 탄생한 요람 같은 것이라고 할까. 지동설 혁명이 너무나 인상적이었기에 학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그 방법론을 따르고자 했고 결국 학문의 유행이 바뀌었으며 과학은 오늘날과 같은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지동설 혁명은 과학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무엇이 과학이며 과학을 어떻게 행해야 하는지 다양한 시사점을 줄 수 있는 주제이다.

특히 저자는 초중등교육에서 다루기 힘든 부분을 전달해 주는 데 이 주제가 아주 효과적임을 오랜 수업을 통해 발견했다. 그리고 인물에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다면 역사는 너무나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이 되기 마련인데 지동설 혁명에는 코페르니쿠스, 튀코 브라헤, 갈릴레이, 뉴턴 등 역동적이고 매력적인 인물들이 많이 등장한다는 것도 중요한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지동설 혁명의 중요성 때문에 관련한 책들은 많이 나와 있다. 하지만 굳이 문제점을 꼽자면 입문자용 책과 고급 연구서들은 많은데 양자를 연결해줄 만한 책들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 책만의 차별점은 바로 그 중간 연결고리가 될 만한 내용을 담으려 노력했다는 점이라 할 수 있다. 과학이론만이 아니라 지동설 혁명 시기의 내밀한 역사적 맥락을 살펴보면서 감정이입하며 흥미롭게 읽어가는 과정에서 과학의 실제 맥락을 좀 더 선명하게 바라볼 수 있다.

갈릴레오 하면 지동설과 재판 정도만 상식적으로 떠오르던 독자들이라면 이 책에서 가장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과학의 역사도 결국 사람의 이야기
인물의 생애에 감정이입하며 과학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쉽고 재미있는 역사공부가 아닐까.

달은 왜 지구를 도는가? 밀물과 썰물은 왜 일어나는가? 초등학교 시절 아주 쉽게 암기된 답이 있다. 달은 지구가 '잡아당기기' 때문에 지구 주위를 돌며, 달이 바닷물을 '잡아당기기' 때문에 밀물과 썰물이 일어난다.

그것은 뉴턴에 의해 제시되고 현대인들의 대중교육에 선택되어 있는 답안이다. 하지만 우리는 아리스토텔레스, 갈릴레오, 데카르트, 뉴턴, 아인슈타인이 모두 똑같은 질문에 다른 답을 했다는 사실을 마주하면 당혹스러워질 수 있다. 이처럼 다른 답들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거꾸로 한번 답해보자. 어떤 일에 대한 해석이 사람들마다 같은 답들이 나오는 경우가 이상한 것이 아닐까?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과학만은 단일한 답으로 귀결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특히 이런 선입견 때문에 과학의 결과에 대해서는 상당한 지식이 있는 사람들조차도 과학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서는 크게 잘못된 그림을 그리는 경우를 많이 발견할 수 있다.

각 시대의 기준과 철학에 따라 자연을 바라보는 방식은 계속 변화해왔다. 따라서 자연현상에 대한 설명도 이에 맞추어 변화해왔다고 볼 수 있다. 과학사는 바로 그 과정을 알려주고 현대의 과학을 더 넓고 깊게 바라볼 여유를 제공한다.

저자가 앞으로 펴낼 '혁신과 잡종의 과학사' 2권은 '과학자의 리더십'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3년 동안 강의중인 내용을 다듬어 펴낼 예정이며, 3권은 생물학에 대한 주제로 넘어가서 진화론의 역사에 대한 것을 구상중이다.

과학사는 결국 역사라 할 수 있다. 이 말은 과학의 역사도 결국 사람의 이야기라는 것. 인물의 생애에 감정이입하며 과학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쉽고 재미있는 역사공부법이다.

또 그 시대의 문화적 맥락을 함께 이해하지 못하면 결코 과학이론의 맥락도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과학사를 볼 때도 정치, 경제, 종교, 철학, 문화의 역사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 그래서 책에서는 다양한 맥락을 소개하기 위해 노력했다.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그 필요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고 또 그게 훨씬 쉬운 방법이라는 것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다양한 과학 관련 서적을 읽을 때 어떻게 과학에 접근해 갈지에 대한 방법론을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출처: Yes24 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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