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관념 깬 스타트업···"대용량 배터리 시장 잡겠다"

김부기 스탠다드에너지 대표의 포부···신개념 레독스 흐름전지 개발
실리콘밸리서 주목···"소재로 승부"
"전 세계적으로 대용량 전지 개발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똑같은 이차 전지를 개발할 때, 우리는 소재에 주목했습니다. 스탠다드에너지만의 가볍고 저렴한 대용량의 레독스 흐름전지 기술은 이제 실리콘밸리에서 주목하고 있습니다."

차세대 이차전지로 부각되는 레독스 흐름전지의 기존
김부기 스탠다드에너지 대표.<사진=백승민 기자>김부기 스탠다드에너지 대표.<사진=백승민 기자>
패러다임을 바꾸면서 대용량 에너지 저장장치(ESS : Energy Storage System) 산업을 이끌겠다고 당찬 도전장을 내민 스타트업이 있다.

1974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시작된 레독스 흐름전지에 새로운 개념을 심고 있는 화제의 기업은 스텐다드에너지(대표 김부기)다.

이 회사는 레독스 흐름전지를 활용한 셀과 소재를 개발하는 전문기업으로, 지난해 청년지식재산인상 슬기상을 수상한데 이어 올해 창조경제대상에서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을 수상하면서 새로운 스타 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ESS는 발전소에서 야간에 버려지는 전력을 저장해뒀다가 전기 사용량 피크시간대나 전기 배송이 어려운 지역에 송전해주는 저장장치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자연 재생에너지가 기상에 따라 일정하게 전력을 공급할 수 없는데 비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 필수적인 미래 신재생에너지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 대표는 "기존 배터리는 휴대전화나 자동차에 사용되는 소형 배터리 위주의 시장이 지배했지만, 앞으로는 한 마을이나 나라 전체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대용량 배터리 시장이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신개념 레독스 흐름전지···"소재로 승부한다"

최근 스마트폰, 전기자동차 등 전기의존형 산업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안정적 전력공급의 필요성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대용량 배터리의 예상 수요처는 포괄적이다. 주로 건물, 병원, 데이터센터의 백업 전원이 될 수도 있고, 발전소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소용량 배터리가 규모 최소화에 집중하는 반면, 대용량 배터리는 전기의 안정적·효율적 저장과 관리가 중요하다. 
스탠다드에너지의 전지 핵심 소재. 기존 전지의 흑연분리판의 무게보다 5분의 1에 불과해 가볍고 얇으면서 휘어지기까지 하는 복합재료 분리판.<사진=스탠다드에너지 제공>스탠다드에너지의 전지 핵심 소재. 기존 전지의 흑연분리판의 무게보다 5분의 1에 불과해 가볍고 얇으면서 휘어지기까지 하는 복합재료 분리판.<사진=스탠다드에너지 제공>

최근 개발하고 있는 테슬라 전기 자동차의 경우 1대를 충전하는데 약 60KW급의 전력이 소요된다. 이는 10개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력 소모량이다. 100대라고 가정할 경우 6MW라는 대규모 전력 소비로 인해 블랙아웃 등 수급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이를 상용화하기 위한 많은 시도와 투자가 이뤄지고 있으나 기존의 레독스 전지는 액체가 순환해야 하는 특성 때문에 전액이 새거나 고비용, 부피 과대, 무게 증가, 시스템 복잡성 등의 문제점이 지적돼 왔다.

스탠다드에너지가 개발한 레독스 흐름전지는 레독스 전지의 성격만 도입한 것으로 기존 전지와는 설계와 구조를 모두 바꿨다. 특히 김 대표는 원천 소재 개발에 주력했고, 무게가 흑연분리판의 5분의 1에 불과해 가볍고 얇으면서 휘어지기까지 하는 복합재료 분리판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기존 전지가 용량을 늘리는데 집중했다면 스탠다드에너지는 소재개발과 액체 흐름 제어에 초점을 맞춰 효율 향상과 부피 감소 등을 통한 가격과 신뢰성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또 개발한 레독스 흐름전지의 크기는 작게는 절반으로, 많게는 10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디자인 변경도 용이하다. 특히 기존의 냉장고 크기의 대용량 형태에서 탈피, 성인이 두팔 벌려 안을수 있을 정도로 작고 얇다.

스탠다드에너지는 레독스 흐름전지 혁신기술로 공모전과 페스티벌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으며 KA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등 4개 과학기술 특성화대학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미래과학기술지주와 리튬전지 관련 회사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지난 6월 차세대 에너지저장장치 개발 사업모델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수요자와 해외 기업, 해외 벤처캐피털로부터 28억 원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김 대표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소재 일부는 이미 시범 판매를 시작했으며, 대용량 배터리 생산은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미 초기 생산물량을 구매할 소비자들과는 국·내외적으로 많은 문의와 협상이 진행된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스탠다드에너지에서 개발한 표준형 스택.<사진=스탠다드 에너지 제공> 스탠다드에너지에서 개발한 표준형 스택.<사진=스탠다드 에너지 제공>


'실리콘 밸리 현지서도 주목'···세계 시장 선도한다

최근 김 대표는 미국 동부, 서부에서 레독스 전지 대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시제품에 대한 기술 검증까지 받았다.

김 대표는 "신생기업이다 보니 현지 기업들의 관심이 저조했지만, 시범 영상을 보고 큰 관심을 보였다"면서 "기술 부분을 냉정하게 판단하는 현지 관계자들을 만나 기술적 타당성과 방향성에 대해 인정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스탠다드에너지의 기업활동 과정에는 KAIST 출신의
스탠다드 에너지는 지난해 8월 KAIST에서 열린 창조경제혁신페스티벌에서 모의크라우드펀딩 투자대회 1위를 차지했다.<사진=스탠다드에너지> 스탠다드 에너지는 지난해 8월 KAIST에서 열린 창조경제혁신페스티벌에서 모의크라우드펀딩 투자대회 1위를 차지했다.<사진=스탠다드에너지>
선·후배들로 이뤄진 끈끈한 유대관계도 한 몫하고 있다. 모두 5~10년 가까이 인연을 맺었으며, 눈빛만 봐도 서로가 원하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다.

지난 2008년 당시 학생이었던 김부기 대표는 지도교수인 이대길 KAIST 교수의 도움을 받아 2013년 법인을 설립하게 됐다. 새로운 분야의 도전에 학교와 미래과학기술지주 측의 적극적 지원은 창업과정에서 큰 힘이 됐다.

김 대표는 "미래과학기술지주와는 특수한 연결관계다. KAIST와 기술협력할 부분이 많은데 4개 과기특성화 대학이 출자한 미래과학기술지주가 있어 기술이전과 함께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기술을 입증 받을 수 있다는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강조한다.

스탠다드에너지는 배터리기술 검증이 해결된만큼 올 하반기부터 생산기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김 대표에 따르면 기존 레독스전지의 패러다임 자체를 완전히 바꿔 플랫폼의 변화도 가능할 전망이다. 기존의 파티션과 같은 공간을 활용할 수 있어 별도의 공간확보 노력이 필요없다. 또한, 레고처럼 이것을 활용해 하나의 구조물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김 대표는 "우리가 대용량 에너지 저장장치 분야의 시장에서 원하는 답을 보여주겠다"며 "기술을 가진 나라가 세계시장을 선두한다. 세계의 넓은 무대로 진출해 ESS분야를 기반으로 다양한 산업에 진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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